아이와강‘자유와 생명의 공동체’ 수원칠보산자유학교는,우리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돌아보고,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을 고민해야겠다는 생각이 깊어져서 2008년부터 열린강좌 ‘아이와 강’을 꾸준히 열고있습니다. 아이는 자라고, 강은 흐릅니다. 아이와 강은 우리에게는 큰 화두와 같습니다. 아이와 강은 그 존재 자체로서 생명을 상징합니다. 아이는 언제나 순수하고, 강은 늘 생명을 품어 줍니다.  아이와 강은 한결같지만 또 얽매임 없는 자유입니다. 우리 모두 아이에서 출발하여 자라고, 흐르고 또 만나고 이어집니다. 우리는 생명과 자유, 자라고 만나고 이어지는 아이와 강에게 배웁니다

자유학교와 선생님_제3회 아이와 개울 후기

작성자
정태윤
작성일
2022-06-27 15:24
조회
541
‘길섶’이라는 아름다운 이름을 가진 젊은이가 있었습니다.
그는 식물 색깔인 ‘초록’을 좋아하고, 밤마다 ‘바다별’을 보러 나가는, ‘아라솔’ 같은 사람이었습니다.
특히 ‘산’에 머무는 것을 즐겨서 ‘나무꾼’이 되기로 결심했습니다.
어느 날 나무를 하고 ‘그루터기’에 앉아 있었는데 갑자기 ‘소나기’가 내렸습니다.
비를 피하기 위해 초막으로 몸을 옮겼는데 처음 보는 노란 풀이 자라고 있었습니다.
그 풀은 ‘해님’을 보면 고개를 드는 해바라기를 닮았고, 칡과 같은 굵은 뿌리가 넓게 뻗어 있었습니다.
그는 풀로 떡을 만들었는데, 그 떡은 특이하게도 아이가 맛볼 때만 ‘달아’서 어린이들이 구름처럼 모여들었습니다.
그렇게 모인 아이들과 부모들은 그 곳에 학교를 지어 자유롭게 공부하며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우리학교 선생님들 이름으로 이야기를 만들려고 처음을 창대하게 시작했는데, 마무리가 보잘 것 없네요.
제가 만든 이야기와 달리 선생님들이 꾸린 ‘아이와 개울’은 처음부터 끝까지 알찼습니다.
지금부터 2022년 6월 13일 둥지층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전할게요.

#제1부 선생님 소개

선생님들께서 각자의 소개를 정성스럽게 준비하셨어요. 눈으로 보고, 귀로 들을 수 있는 힌트를 주면 누군지 맞추면 주인공이 등장하는 방식이예요. 쉽게 맞출지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어요. 예를 들어 오래된 사진을 보고 모두들 “초록!”을 외쳤는데 산 선생님이 등장하셔서 모두들 당황했고, 가제트가 사과를 해서 다행히 웃으면서 넘어갔어요.

처음 본 영상은 귀여운 꼬마가 춤추는 장면이 나왔는데, 누군가 ‘달아’라고 작게 외쳤어요. 다음으로 깊은 바다가 보이지 모두들 확신에 차서 ‘달아!’를 크게 외쳤어요. ‘Under the sea’ 노래와 함께 춤을 추며 달아 선생님이 등장했어요. 선생님은 사람들 앞에 나서는 걸 좋아해서 연극배우를 하다가 학교로 오게 되었답니다.

‘고통은 늘 새롭고 옹졸함은 대나무 숲에 흘린다’라는 문장이 화면에 띄어졌습니다. 문장 뜻을 단번에 파악하기 어려웠어요. 다음으로 짱구가 나오자, 헤어스타일만 봐서는 바다별 선생님인 것 같은데, 주인공은 나무꾼 선생님이었습니다.

‘사랑은 비를 타고’라는 영화의 중요한 장면이 나왔습니다. 이 장면을 준비한 선생님은 ‘인생은 폭풍이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빗속에서 춤추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라고 해석했습니다. 이번 주인공은 학교 오기 전에 활동하던 산악회에서 별칭을 얻은 아라솔 선생님이예요. 바다같이 넓은 마음과 곧게 자라는 소나무처럼 자라고 싶어 아라솔이라고 지었답니다.

‘누구나 한 번쯤은 자기만의 세계로~’라는 노랫말이 들리자 제가(숟가락) 바로 반응하며 ‘임재범! 비상!’이라고 외쳤어요. 왜냐하면 이 노래를 제가 즐겨부르거든요. 단 번에 저와 비슷한 나이의 선생님임을 알았습니다. 바닷가에서 여동생과 함께 흰바지를 입은 남자아이가 주인공이었는데 모두들 ‘바다별’을 외쳐서 정답을 맞췄습니다. 바다별 선생님은 본인을 움직이지 않는 성향이고 사진 찍기와 음악 듣기가 취미라고 소개했어요.

다섯 번째로 등장한 선생님은 ‘가슴 뛰는 삶. 젊음 도전 용기’를 표제로 걸었어요. 애벌레처럼 침낭에 들어가 길거리에서 자는 아이들의 사진을 보고 모두들 소나기 선생님임을 직감했어요. 선생님께서는 젊을 때 비박을 즐겨했고, 학교에 와서 아이들과 그 경험을 나누고 있어요. 그런데 다음 날 일어나서 찍은 사진에는 소나기 선생님만 웃는 표정인데, 아이들이 잠에서 덜 깨서 그런거겠죠?

다음에는 <중용 23장>을 좋아하고, 로빈 윌리암스가 키팅 선생님으로 나오는 <죽은 시인의 사회>를 인생 영화로 꼽으셨어요. 주인공은 그루터기 선생님이었습니다. 애니메이션을 좋아하고, 넥스트의 신해철의 음악을 즐겨 듣는다고 하셨어요.

다정한 포즈로 찍은 흑백사진의 등장으로 초록샘이 주인공으로 오해 받았는데, 정작 그 사진의 모델은 산 선생님의 부모님이셨어요. 그 사진은 첫 만남에 사진사의 요구로 찍은 것이었고, 3번째 만나는 장소가 결혼식장이었다고 합니다. 어색함을 견디며 부모님께 사랑한다는 말을 전할 때 뿌듯함을 느끼신다고 하시네요.

듀스의 노래가 나오자 모두들 엉덩이가 들썩였고, 그 분위기를 이어서 해님 선생님이 무대에서 제대로 된 댄스를 보여주셨습니다. 해님 선생님은 수선화의 꽃말을 좋아하고, 두부를 직접 만드는 체험을 하고, 태권도를 배우고 있답니다.

‘소심하고 겁 많고 까탈스러운 여자 혼자 떠나는 걷기 여행(김남희)’의 책과 등산화 사진이 나왔어요. 김남희 씨 책은 제가 대학 때 즐겨 읽어서 반가웠어요. 주인공은 초록샘이었어요. 영화 <노매드랜드Nomadland>의 사람들처럼 자급자족하며 세상을 떠돌아 다니는 삶을 지향하고 계셨어요.

# 3가지 주제로 표현하기

다음으로 주제와 형태를 3가지로 나누고 선생님들도 3모둠으로 나눠서 준비하셨어요. 달아, 소나기, 아라솔, 길섶 선생님은 ‘도전’을, 그루터기, 초록샘, 산 선생님은 ‘즐거움’을, 바다별, 해님, 소나무 선생님은 ‘만남’을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나갔습니다.

1주제: 도전! 달아, 소나기, 아라솔, 길섶 선생님
달아 선생님이 물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는 과정이 인상적이었어요. 어릴 때 물과 관련해서 좋지 않은 경험이 있어 머리를 물 속에 담그지도 못할 정도로 물을 무서워했어요. 혹등고래를 너무 좋아해서 프리다이빙에 도전하게 되었고, 그 과정을 겪으면서 물을 즐기게 되었다고 합니다.
소나기 선생님은 공교육 교사를 꿈꾸며 대학생활을 했으나, 교생실습을 경험하며 연필을 잡지 못할 정도로 동기를 상실했다고 합니다. 꿈을 잃어버리고 세계를 무대로 방황하던 중 대안학교에 대해 알게 되었고, 전국 대안학교 홈페이지를 샅샅이 찾아보며 가슴이 다시 움직이는 걸 느꼈습니다.
아라솔 선생님은 학교에 처음 와서 모든 아이들을 다 그려야겠다고 다짐했어요. 어려운 도전이라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그 과정에서 학교에 대한 사랑이 만들어진 것 같아요. 대학생 때 마라톤 대회에 나갈 정도로 달리기에 열정이 있었고, 지금도 1킬로미터를 4분 20초대에 뛸 수 있다고 자랑했어요.
길섶 선생님의 깔끔한 진행으로 20분이란 짧은 시간에 많이 이야기들이 오갈 수 있었어요. 길섶의 학창시절은 의외였는데, 게임 중독으로 여러 학교를 전전하다 시골로 내려가게 되었고 그 생활이 큰 영향을 미쳤어요. 배낭을 메고 세계로 나가 식견을 넓혀 아이들과 나누고 싶은 꿈을 꾸고 있답니다.

2주제: 즐거움! 산, 그루터기, 초록 선생님
산 선생님의 즐거움은 배움, 살림, 그림책이예요. 부모님께 쑥스러워 하지 못한 “사랑해”라는 말을 하자, 부모님이 매우 좋아하셨다고 합니다.
그루터기 선생님의 즐거움은 음악, 관계, 역사예요. 음악쪽에 관심이 있어 아이들과 합주를 많이 하셨어요. 전설, 신화에 대한 관심이 많아 동양철학, 서양철학을 공부하는데 수업할 때 도움이 되었어요. 또한 심리학을 공부하고, 역사에도 흥미를 느끼고 있어요. 소소하지만 일상을 살아내는 것이 그루터기의 즐거움입니다.
초록 선생님은 배낭을 매고 등장한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자녀가 벌써 28살이 되어 엄마로서의 삶에서 벗어나 50살 이후 두려워하는 것들을 하나씩 하면서 지내게 되었어요. 여행하면서 만났던 것들 소개하셨어요. 여성 독립운동가, 이민과 난민, 예술품 등을 보면서 아이들과 어떻게 나눌지를 생각했어요.

3주제: 만남! 해님, 나무꾼, 바다별 선생님
해님 선생님은 경력직이었음에도 학교에서 대우해주지 않아 속상했어요(교사 선발 시 경력직에 대한 우대 조건을 넣어야 할 것 같아요~). 부모 교사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6년을 생활하면서 흔들릴 때도 있었지만 잘 버텼고, 내년부터는 새로운 길을 가며 그 경험을 바탕으로 삼겠어요.
나무꾼 선생님은 고통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주셨어요. 가정에서, 학교에서 경험한 갈등을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면서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게 쉽지 않음을 알게 해주었어요. 사람을 쉽게 단정하지 않고 함부로 평가하면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고요.
바다별 선생님은 대안교육, 어린이, 배우자를 주제로 꼽았어요. 강원도 탄광촌 출신으로 중학교 2학년 때까지 그곳에서 살았어요. 그 후 인천으로 이사하고 고향이 작아지는 느낌을 받으셨대요. 대학을 졸업하는 시점으로 다시 떠오른 회의감과 삶에 대한 고민의 결과로 대안학교와 인연이 닿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