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강‘자유와 생명의 공동체’ 수원칠보산자유학교는,우리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돌아보고,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을 고민해야겠다는 생각이 깊어져서 2008년부터 열린강좌 ‘아이와 강’을 꾸준히 열고있습니다. 아이는 자라고, 강은 흐릅니다. 아이와 강은 우리에게는 큰 화두와 같습니다. 아이와 강은 그 존재 자체로서 생명을 상징합니다. 아이는 언제나 순수하고, 강은 늘 생명을 품어 줍니다.  아이와 강은 한결같지만 또 얽매임 없는 자유입니다. 우리 모두 아이에서 출발하여 자라고, 흐르고 또 만나고 이어집니다. 우리는 생명과 자유, 자라고 만나고 이어지는 아이와 강에게 배웁니다

2021년 1월 21일 아이와 강 - 강수돌 교수님을 모시고

작성자
소나기
작성일
2021-02-15 09:26
조회
665
○ 일 시: 2021.1.21.(목) 19:30, 온라인 줌
○ 주 제: 팬데믹과 기후위기 시대의 삶과 교육
○ 강 사: 강수돌 교수(고려대 경제학부 교수)
○ 강연소개 : 팬데믹과 기후위기가 어떻게 오게 되었는지 짚어보고 큰 관점에서 우리가 어떻게 살고 교육은 어떠해야할지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고자함.
○ 강 연
강의 주제는 팬데믹과 기후위기상황에서의 삶과 교육이다. 팬데믹의 근본 뿌리에는 자본주의의 대량생산과 대량소비, 만물의 상품화 과정으로 인한 기후위기 발생과 시베리아 동토가 녹고 바이러스가 활동하는 것과 맞물려 있다. 코로나 시대 또는 포스트 시대의 삶과 교육을 말하는데 우리가 아이들 교육을 걱정하고 있는 것은 잘 살기 위함이다. 삶이라는 것을 두 글자로는 인생이라고 한다. 네 글자로 표현하면 생로병사이다. 태어나서 나이가 들어가고 아프기도 하면서 생을 마감한다. 생을 마감하기 전에 해야하는 일은 아이를 낳고 잘 길러내야한다. 그렇게 해야 강물처럼 이 세상이 흘러가고, 이 강물은 끊임없이 흘러가야 한다. 생로병사처럼 끊임없이 변해가면서 가는 것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일반학교에서 부모님들이나 선생님들이 추구하는 교육목표는 아이가 공부를 잘해서 좋은 점수를 받고, 소위 말하는 일류학교에 가서 좋은 직장에 취직하고 돈 잘 벌고 승진하고 남들 부럽지 않게 소유하고 소비하는 것이다. 내가 자본주의 노동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고 소유하고 소비하는 것을 통상적인 성공으로 보는데, 이것에 대한 성찰없이 더 잘하기 위한 게임을 열심히 하는 것이 이 세상 삶이다. 이 세상에는 공짜는 없다고 한다. 아이들이 이러한 인생을 25~30년 살고, 공부하고, 또 다른 30년동안 노동하고 60세 넘어서 퇴직하고 나면 거의 60세 동안 노동시장에 소비되고 그 이후에는 주변부로 밀려나는 삶을 살게 된다. 자본주의에서 사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면서 살다보면 진정한 내 인생을 없게 된다. 자라나는 아이들이 인생의 가치에 대해서 좀 더 근본적으로 느끼지 않고 성장하게 되면, 저절로 자본주의 사회 부속품밖에 안 된다.
두 번째로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자유이다. 자유라는 말은 왜곡되어 있다. 왜 그럴까? 자유는 좋은 것이다. 그런데 자유가 붙은 단어를 살펴보면 진정한 자유가 없다. 왜 그럴까? 진정한 자유는 내면에서 나와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통상적인 정당조직이나 정치조직이나 교과서에 나오는 자유민주주의는 돈벌이의 자유를 의미하고, (인간의 자유가 아니라)자본의 자유이다. 아이들이 공부를 하는 데 있어서 내가 하고 싶고 호기심이 생겨서 나도 모르게 마음 속의 끼가 발동되서 공부하는 것이 진정한 자유인데, 그게 아니라 부모님이 하라고 하고 다른 친구들이 성적이 좋아서 선물도 받고 칭찬도 듣고 하니까 외재적인 동기부여가 되서 공부를 하게 된다. 진정한 자유는 내가 소망하고 내가 좋아하고 내 끼가 발동되어 어떤 사명감을 느껴서 스스로 선택해서 움직이는 것이다. 스스로 말미암은 것, 나로부터 출발하는 것이 자유이다. 그런데 우리는 대학 입시를 위해서, 가문의 영광을 위해서, 학교를 빛내기 위해서, 부모의 체면을 세우기 위해서 하는 공부는 자유가 아니다. 서양에서 가장 최초의 대한학교라고 하는 서머힐스쿨도 모든 대안학교는 free school이라고 한다. free는 freedom에서 나오는 것이다. 아이들의 모든 생각, 사고 이런 것이 내재적인 것에서 출발할 때 진정한 자유이고 이런 것을 키우는 것이 진정한 자유학교이다.
세 번째, 생명을 이야기해 보자. 생명의 가치는 대단히 중요하다. 이 세상에는 무수한 가치관이 있다. velue와 velues이다.(가치와 가치관) 상품의 가치에 투입된 노동량을 가지고 이야기 하는데 자본주의 경쟁 속에서는 끊임없이 경쟁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끊임없이 낭비되면서 망해가는 구조가 생긴다. 시민사회단체, 대안학교, 노동조합에서는 이런 경제가치만 추구하는 흐름에 대해서 문제제기를 한다. 성공하는 기업만 살아서는 안 되며, 노동자, 시민, 가난한자들도 중요하다는 사회가치(social velue)를 이야기 한다. 친구들과 잘 어울려 노는 가치, 더불어 살아가는 가치, 코로나 때문에 서로 만나지 못하고 떨어져 지내는 상황에서 만나고 싶어하는 욕구 등은 사회가치를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생명가치(life velue)를 이야기하고자 한다. 앞서 말한 경제가치를 추구하는 사람들은 기업가, 자본가, 상공인들, 정치가들, 행정가들이다. 이들은 경제가치 만능주의에 빠져있는데, 파이이론에 따르면 파이의 크기를 끊임없이 키우자는 논리이다. 사회가치는 파이의 분배를 강조한다. 같이 나눠먹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생명가치는 아무리 파이를 크게 키워서 공정하게 나눠 먹는다고 해도 먹는 순간 깨지고 암 유발 물질이 나오면 아무리 크고 공정해도 아무리 크고 공정해도 안 먹는 것만 못한 것이다. 세월호 참사를 살펴보면 304명 탑승객 중 안산에 모 고등학교 250명이 사망하였다. 그 사망학생의 부모님들은 아직도 고통받고 있다. 그런 것을 생각하면 국어 100점, 영어 100점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살아서 오늘 밥을 같이 먹는 것이 행복한 것이다. 이 것이 생명가치인 것이다. 좋은 대학에 가서 출세하고 좋은 직장에 다니며 승진하는 것은 허상이다. 진정한 행복을 만드는 실체는 건강하게 살아있고 좋은 공부하고 이웃과 재미있게 사는 것이다. 생명가치>사회가치>경제가치 이런 것이다. 생명가치와 사회가치를 제대로 추구하면 경제가치는 저절로 따라온다.

<질의 응답>
질문1)코로나-19와 같은 팬데믹이 왜 왔을까? 어떻게 살아야할까?
답변) 크게 3가지로 말할 수 있다. 첫 번째, 인간의 성장과 발전이라는 미명하에 야생동물의 서식지가 파괴된 것이다. 두 번째, 야생동물을 상품화(실험화)하는 과정에서 바이러스가 옮아왔다. 세 번째, 지구 온난화와 세계화가 맞물리면서 시베리아 동토가 녹으면서 바이러스가 펴졌다. 오지까지 관광객이 왕래하면서 오기도 하고, 짐이나 상품에 묻어서 오기도 한다. 팬데믹의 근본 뿌리를 보면 자본주의 이전에도 이런 사태가 있었지만(페스트, 14세기) 자본주의 시대가 되면서 그보다 훨씬 자주 광범위하고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자본주의와 무관하지 않다. 대량생산과 대량소비와 무관하지 않다. 예를 들면 제천간디학교에서는 새끼돼지를 키우는데 음식물 찌꺼기를 먹여서 키우고 돼지를 잡아서 축제를 한다. 이를 경험한 아이들은 돼지의 고통을 스스로 느껴보기 때문에 돼지를 대량으로 소비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다. 우리가 치킨을 많이 사먹는데 스스로 닭 한마리를 잡아가는 과정에서 닭이 피흘리는 모습을 보고 털을 뽑아가면서 먹어봤으면 닭을 대량생산하고 대량소비하는것을 무비판적으로 바라볼 수 있을까? 대량생산, 대량소비, 대량유통에 무비판적으로 적응하면서 살아간다면 코로나-19,20,22 등등 계속 나타날 수 있다. 자본주의에 대한 성찰 그리고 자본주의적인 삶의 방식에 대한 성찰을 요구하고 있다. 내 삶을 제대로 살아가게 하는 교육, 내마음 속의 동기와 끼를 탐색하는 기회로서의 교육이 필요하다. 그런 것을 기초로 하여 나를 알아가고 세상을 알고 친구를 알고 제대로 삶을 준비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질문2) 사람과 사람과 만나지 못하다 보니 힘든점이 있다. 건강한 사회는 만남속에서 이루어지는데 우리가 소통하지 못하고 대면하지 못하는데 어떤 대안이 필요할까?

답변) 성찰의 시간이다. 삶->인생->생로병사. 생로병사는 춘하추동이다 우리 삶은 춘하추동의 연속이다. 코로나를 길게 보면 우리 인생의 동이라고 생각하고 봄을 기다리는 시간이고 내적으로 성숙해지는 시간이다. 깊이를 더하는 시간, 성찰의 시간으로 받아들이고 살아간다면 봄이 올 수 있다. 자본이 추구하는 돈벌이에 내가 동참하며 고급노동력이 되고자 대학가고 취직하고 승진하고 맹목적으로 따라간다. 진정으로 성찰하지 않으면 안 된다. 동태적인 흐름 속에 인생을 생각해보면 더 풍요롭고 어려울 때가 닥칠수록 4계절 개념으로 생각해야 한다. 밤이 깊어질수록 새벽이 다가오고 아침이 온다. 지금 힘들더라도 온라인으로 소통하더라도 이런 식으로 깊이있는 시간을 갖고 의미 있는 시간을 만들어야 한다. 이런 시간이 쌓여서 봄을 맞이할 수 있다.

질문3) K-방역의 대의는 좋은데, 기본인권이 무시되고 국가감시체제에서 개인정보가 누출되고 사생활 침해당하는 것이 아닌가요?

답변)K-방역에 대한 칭찬에 동의한다. 하지만 기본권 침해에 대해서 조심스럽고 불쾌한 적도 있다. 그런 점에서 문제 의식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발언하고 발표해서 지자체나 방역당국이 이런 부분도 균형을 잡으면서 가져갈 수 있도록 해야한다. 서양에서도 우리 방역에 대해서 이런 문제제기가 있었다. 개인의 인권을 자발적으로 침해당하는 인권수준이 낮은 나라가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물론 다 맞는 말은 아니지만 그래도 생각해볼만한 점이 있고 사회적으로 이런 목소리도 내야한다고 생각한다.

질문4) 확진자, 의심환자들에 대해서 너무 경계하고 비난이 난무하고 있다.

답변) 지나치게 비난하는 것은 우리 사회에 심리적인 매커니즘이다. 지나치게 억압당한 사람들은 좋게 말하면 참을성이 있고 인내심이 강하다고 하겠지만 이것은 자기 억압일 수도 있다. 이러다가 한꺼번에 폭발할 수 있다. 이런 것이 약자나 만만한 사람에게 폭발할 수 있다. 강자동일시 매커니즘으로 이어질 수 있다. 내가 강자인 것처럼 행세하면서 강자한테는 비굴하게 무릎 꿇고 약자한테는 엄청난 공격을 한다. 이런 것이 사회적으로 학습되고 전염되다 보면 우리사회가 분노와 배제의 사회가 된다. 강자 앞에서 당당하고 약자 앞에서 배려할 줄 아는 아이로 키워내는 것이 중요하다.

질문5) 코로나 사태로 대안학교의 철학과 근본이 흔들리는 것이 아닌가?
답변) 겉으로 보면 맞는데 어려운 시기야 말로 우리가 근본적으로 성찰하는 시간이다. 그리고 오히려 코로나 사태를 맞이하면서 칠보산자유학교나 간디학교나 꽃피는 학교 등 다양한 대학학교의 선생님들이나 부모님들이 우리의 철학이 옳다는 것을 검증하는 시간이 될 수 있다. 성찰의 시간이고 ‘우리가 함께 학교를 만들고 참여하는 과정이야 말로 잘하고 있는 것이다.’라는 것을 증명하는 시간이다. 진정으로 자유롭고 배려심이 있는 아이. 사회정의감과 더불어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는 아이로 키우는 것에 대한 확인의 시간이다. 경제가치가 아니라 사회가치과 생명가치를 아는 사람이 골고루 나와야 하는 것이다. 규모가 커지면 통제 매커니즘이 작동한다.

질문6) 우리 대안학교는 여행, 활동속에서 교육을 해야하는데 코로나에서 못하니까 위기상황이 아닐까요?
답변) 이런 교육이 옳고, 곳곳에 작은 규모지만 무수히 많이 생겨나는 것이 옳다. 이러한 교육이 공교육으로 들어가서 아이들을 자유롭게 길러내고 입시를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 하나하나의 개성과 끼에 초점을 맞추어서 친구를 사귀고 꿈을 키워서 나올 수 있어야 한다. 중,고등학교 때 흔들리지 마시기 바란다. 아이가 건강히 살아있고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찾아간다면 이것은 성공한 삶이다.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아이가 건강한 것과 같이 식사하는 것만으로도 성공한 것이고 조건 없는 사랑을 주는 것이 삶의 밑거름이 된다. 부모가 없어도 어디 가서도 잘 살 수 있다. 온실에서 쉽게 키운 아이들은 쉽게 꺾이고 물러터지게 된다. 아이들을 무조건적으로 믿고 사랑해줘야 잘 큰다.

질문7) 대안학교에 신입생이 줄어드는 어려움이 있다.
답변) 나라 전체적으로 학령인구가 줄어들고 있다. 대안학교를 보내는 부모들은 보통의 부모들이 아니다. 마음을 굉장히 독하게 먹어야 가능하다. 흔들리지 않는 마음이 있어야 하고, 재정적인 지원도 해야 한다. 대안학교는 공교육의 혜택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대안학교 선생님들도 힘들다. 부모도 힘들다. 혁신학교가 생기면서 상대적으로 대안학교의 지원이 줄어드는 것도 사실이다. 사람들이 갈수록 사회가치나 생명가치보다 경제가치에 쏠리고 있다. 요즘 젊은이들이 생각하는 공정성은 투자대비 결과 이런 것을 공정성으로 착각한다. 인간성 원리에 따른 공정성은 배고픈 아이에게 빵을 2개 주는 것이다. 아프고 다친 아이들에게 더 잘해주는 것이 인간성에 기반한 공정성이다. 인간성에 기반한 공정성은 ‘너도나도 사람이니 같이 잘 살자. 노력 안했어도 힘들어한다면 내가 더 줘야한다.’는 것이다. 신입생이 줄어든다 할지라도 너무 위축되지 말고 ‘우리가 옳다. 이런 교육을 더 많은 이웃들과 함께 만들어 나가야 한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학교가 운영될 수 있도록 학생들이 충원될 수 있도록 좀 더 노력해야 한다. 학교가 잘 운영되고 아이들이 잘 사는 모습을 보면 또 학생들이 입학 할 수도 있다. 부모님들이 재밌게 잘 살면(같이 여행가고 활동하는 등등) 아이들도 잘 따라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