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3학년 사신반 5,6월 돌아보기 / 2학년 공동체

작성자
그루터기
작성일
2018-07-02 10:08
조회
1691
2018년 3학년 사신반 5,6월 돌아보기



<어려운 것을 쉽게 쉬운 것을 어렵게>

명언 중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바보는 때때로 어려운 것을 쉽게 생각해서 실패하고, 현형한 자는 때때로 쉬운 것을 어렵게 생각해서 실패한다.’ C. 콜린즈라는 사람의 말입니다. 쉬운 일은 쉽게 어려운 일은 어렵게 생각하고 행동하라는 말이겠지요. 그렇다면 쉬운 것과 어려운 것을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요. 경험에서 나오리라 생각합니다. 어려운 것을 쉽게 해보고 쉬운 것을 어렵게 해볼 때 어떤 일에 집중해야 하는지 알게 될 것입니다. 아이들은 받아들이는 속도가 빠릅니다. 경험을 통해 자기가 잘하는 일을 찾고 필요한 부분에 도전하고 연습하는 일이 이뤄질 때 아이들은 자랍니다.

5,6월은 그렇게 지나갔다고 생각합니다. 3학년 시기에는 새로운 개념들을 많이 만나게 됩니다. 사전 찾는 법을 알고, 분수와 나눗셈을 이해하고, 전체여행은 선배가 이끌어 주는 마지막 여행이지요. 옷살림, 풍물과 수영을 배우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언어와 놀이에도 변화가 생기지요. 이런 변화를 거치며 아이들은 자기의 색을 명확하게 찾아갑니다. 동시에 관계 갈등을 지나며 다르다는 것을 몸과 마음으로 알아갑니다. 감정과 생각이 다양해지는 10대가 천천히 되어가는 것이지요. 이런 과정 속에 5,6월이 놓여있다 생각합니다.

 

<여행과 일정>

학교에서는 전체 여행을 가지요. 6월 중순에 가다보니 5월 중순부터 준비에 들어갑니다. 쉬는 날도 있어 긴 흐름으로 수업을 진행하지 못했지만 상황과 때에 맞춰 잘 이뤄졌습니다. 학교에서 여행은 중요한 일이지요. 교실에서 배울 수 없는 것들을 몸과 마음으로 경험하게 합니다. 특히 전체 여행은 동생으로 지내는 마지막 여행이지요. 내년부터는 선배로써 이끌어야 합니다. 이런 이끔의 문화가 아이들을 성장하게 만듭니다. 여행의 자세한 이야기는 여행이야기를 통해 만나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말과글>

크게 두 가지로 이뤄졌습니다. ‘여름 이야기’와 ‘삼족오 이야기’입니다. ‘여름이야기’는 우리에게 익숙한 어린이 선언문의 뒷부분이 들어있는 책이지요. 아이들과 책을 유심히 살펴봅니다. 1980년도에 써져서 삼백만부가 팔리고 교사가 가진 책은 18쇄라는 이야기를 해줬더니 자기 책의 펴낸 날을 확인하며 누구 책이 가장 젊은지, 나이가 들었는지를 확인해 봅니다. 또한 다른 점도 찾아봅니다. 책의 내용도 좋지만 누가, 언제, 몇 번째 펴냈는지 살펴보는 일도 재밌었습니다. 책을 돌아가며 읽었습니다. 자기의 목소리로 또랑또랑 읽습니다. 멋지게 성대모사를 하는 아이도 있습니다. 책을 읽고 10칸 공책을 씁니다. 글씨를 바르게 쓰는 법을 알려줍니다. 확실히 글씨가 바르게 써진다는 생각이 듭니다. 주요한 활동은 하루이야기에도 전해드렸듯. 개인 주례문과 반 선언문을 만드는 일이었습니다. 선언문은 ‘재밌고 시끌벅적한 우리 반. 화창한 해님처럼 푸른 하늘처럼 맑은 꿈을 꿔요. 화나고 나쁜 일은 부드럽게 말해요. 항상 웃으며 하루하루 살아요. 모두가 어울려 함께 하는 우리 반.’입니다. 매일 아침 아침열기에 선언문을 읽으며 하루를 어떻게 보낼지 생각합니다.

전체여행을 다녀오고 ‘삼족오 이야기’에 들어갔습니다. 고구려 벽화에 그려진 그림들을 살펴보고 삼족오 이야기를 돌아가며 읽었습니다. 생소한 이야기에 재밌어하며 하늘새에서 삼족오가 되는 과정을 그림과 함께 재밌게 봤습니다. 남은 기간 동안 이야기 안에 숨어있는 이야기를 찾아보고 1학기를 마무리 하려 합니다.

중간에 사전을 찾는 연습을 했습니다. 사전을 찾으려면 자음과 모음의 순서를 익혀야 합니다. 사전에서 보여주는 자모음의 순서를 익히고 단어를 순서에 맞게 배치하는 연습을 했습니다.

 

<수>

수 시간은 두 가지 큰 주제로 이뤄졌습니다. 곱셈과 분수입니다. 곱셈은 두 자리 수의 곱셈을 연습합니다. 가로 식을 복습하고 세로 식을 배웁니다. 세로 식을 처음 하는 아이들은 가로 식을 익숙해 합니다. 세로 식을 배우며 기본 방법을 알려준 뒤에 약식을 알려줬습니다. 세로 약식을 알고 있었던 아이들은 기본 방법을 어려워합니다. 자기에게 익숙한 방법이 가장 편한 것이지요. 그럼에도 기본 방법을 익히는 것은 중요하다 생각했습니다. 기본 방법을 알아야 자리 수가 증가했을 때 약식도 헷갈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기본 방법에서는 자릿수에 따라 식이 늘어나고 뒤에 공간을 0으로 채워주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십의 자리를 곱해줄 때는 쓰지는 않지만 0이 하나 붙어있지요. 알려주고 다음 주가 되면 금방 잊습니다. 수는 다른 과목과 달리 반복이 필요한 과목임을 다시금 느낍니다.

분수는 과일을 잘라보며 공부했습니다. 바나나를 자르고 먹으며 공부합니다. 분수를 쉽게 이해하는 방법은 그림으로 그려 보는 일이지요. 진,가,대분수를 읽는 법과 뜻을 알고 사전에서 찾는 연습을 했습니다. 가분수를 대분수로, 대분수를 가분수로 나타내는 연습을 했습니다. 가운데 그림을 그리고 양쪽에 각각 대,가분수를 써주어 적도록 했습니다. 서로 연결되어 있음이 한 눈에 보여 알려주기 쉬웠습니다.

특히 3학년에서 새로운 개념들이 많이 나옵니다. 만의 자리, 세 자리 수 곱셈, 세로 나눗셈, 분수 등 공부해야 할 양이 늘어나는 시기입니다. 이런 개념은 구구곱셈이 익혀짐에서 나옵니다. 구구곱셈을 생활에서 계속 기억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핀란드 교재를 1~2쪽 씩 풀게 했습니다. 수를 좋아하는 아이들이 있어 벌써 다 푼 아이도 있고 자기 속도에 맞춰 푸는 아이도 있습니다. 진도와 상관없이 풀게 했었는데 2학기에는 진도에 맞춰 숙제를 내주려 합니다. 진도가 나가지 않으면 어려워하거나 스스로 이해하기 어려운 학생들도 있기 때문입니다. 조금 더 꼼꼼히 숙제를 살펴야겠습니다.

남은 기간에는 시간, 무게, 부피, 길이 등의 당위를 공부하려 합니다.

 

<생활미술>

생활미술 시간에는 민화와 12색상환을 공부했습니다. 민화의 특징과 표현방법들을 그림을 자세히 살펴보며 찾아봤습니다. 민화에 나온 것들을 따라 그리고 먹지로 나무판에 옮겨 그렸습니다. 먹지를 사용해 옮기니 아이들이 신기하고 재밌어합니다. 수채화 색연필을 이용해 색을 번지게도 하거나 그냥 색연필 느낌을 살리기도 합니다. 교사가 방향을 잘 잡아주면 아이들은 자기의 방식으로 잘 표현해 냅니다. 평가보다 자기의 힘으로 표현하는 일에 칭찬하고 싶은 시간이었습니다. 수업시간은 정해져있으니 완성하지 못한 친구들이 있지만 교사가 조금 더 신경 써서 완성하도록 해야겠습니다.

12색상환은 색의 삼원색을 섞어 사이색을 만듭니다. 사이색 3개를 3원색과 다시 섞으면 12가지 색이 됩니다. 이것을 12색상환 이라고 합니다. 아이들과 도화지에 종이컵으로 원을 12개 그린 후 삼원색의 자리를 정하고 색을 직접 섞어 보도록 했습니다. 물감의 양, 물감의 비율, 물의 농도에 따라 다양한 색깔이 나옵니다. 이렇게 모두 자기 나름의 12색상환을 만들었습니다. 색이 비슷하면서도 다르니 재밌어합니다. 우리도 이처럼 비슷하지만 다르지요. 이렇게 모인 12색으로 12별자리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사람들은 태양이 지나는 길에 놓여있는 별을 보며 별자리를 찾았습니다. 이것을 황도 12궁이라고 합니다. 아이들과 자기 별자리를 찾아보고 전설도 살펴봅니다. 12색상환에 같은 자리에 위치한 색을 모아 적당한 크기로 잘라 별로 만들고 별자리 모양에 맞게 배치했습니다. 교사의 품이 들기는 했지만 대부분 자기의 힘으로 잘 해냈습니다. 그렇게 3학년 교실 천장에는 우주 공간이 생겨났습니다. 가끔 아이들과 수업을 하다가도 위를 보며 ‘참 잘 만들었다’라는 이야기를 주고받곤 합니다.



<외국어>

알파벳과 숫자를 지화로 익혔습니다. 월요일은 집에 가기 전 미션이 있지요. 그날 배운 지화를 했습니다. 이제는 영어 이름은 지화로 나타낼 수 있습니다. 그냥 말로만 익힐 떼보다 잘 외어진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한 지화가 알파벳 모양과 닮아 있으니 말은 기억나도 모양이 기억나지 않거나, 발음이 기억나지 않을 때 서로 보완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무엇보다 한 손으로 1~10을 많게는 만 이상의 숫자까지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을 신기해합니다. 교사도 함께 배우며 익히고 있습니다.

영어 공책에 줄에 맞추어 영어 알파벳을 적는 연습을 합니다. A~Z까지 대소문자 적는 방법을 익히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단어나 문장을 연습해 나가야겠지요. 10칸 공책처럼 글씨를 바르게 써야하는 일이 늘어난 것이지요. 그럼에도 이 시기에 글자를 바르게 쓰고 연필을 스스로 깎는 일은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이런 시간이 글자와 함께 마음도 다듬어지리라 생각합니다.



<학년회의>

5,6월 달은 3,4월 달에 반장단에 나오지 않았던 친구들이 반장단을 하는 달이지요. 5월의 반장단은 반장: 민규, 부반장: 이룸, 공책서기: 세현이었습니다. 회의를 진행하는 횟수는 적었지만 전체여행의 영향으로 약 두 달 동안 장기집권 했지요. 6월 달의 반장단은 아직 반장단을 하지 않은 동균이와 채원이가 합니다. 동균이가 반장에 지원했습니다. 한 명이 부족해 자원을 받았습니다. 세 명의 아이가 자원했습니다. 제비뽑기로 소현이가 반장단에 함게 하기로 했습니다. 마음 내어 자원해준 민규, 수연, 소현이가 대견합니다.

잊지 않고 무언가를 해내는 힘이 대단한 친구들입니다. 6월 마지막 주에 반장단을 뽑고 교사도 잊고 있었던 콩깍지 애기를 했습니다. 옛 방식으로 하기로 했습니다. 결론은 ‘옛날 방식으로 하자’였지만 의미 있는 시간이라 생각합니다.

 

<텃밭살림>

텃밭에 상추와 토마토 가지를 심었다고 했지요. 잘 자라고 있습니다. 토마토는 밑가지를 관리해줘야 하는 시기를 조금 넘겨 약간 고생했지만 열매는 많이 맺고 있지요. 토마토와 가지는 안타깝게도 방학 직전 한번 쯤 수확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방학 기간 아이들이 틈틈이 들려 수확하면 좋겠네요. 6월은 잡초와 전쟁을 치루는 달입니다. 무성이 자라는 잡초들은 뽑고 뽑아도 끝이 없습니다. 풀을 메다보면 시간이 금방금방 가지요. 텃밭살림 시간을 통해 가장 성장하는 사람은 교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익어가는 야채의 모습을 보며, 시간이 흐름을 느끼며, 시기의 중요함을 느끼게 합니다. 동양의 많은 철학자들은 농사로 자기의 생계를 유지하며 살기를 원했고 그렇게 살아가는 이들이 많았습니다. 교사도 2년 정도 해가니 그 이유를 작게나마 깨닫게 됩니다.

3학년 텃밭에는 꽃밭이 있습니다. 봉선화, 꽃양귀비, 분꽃은 씨를 심어 키웠고 메리골드, 천일초 등 몇 개의 꽃들을 사서 씨가 쓸려나간 부분에 심었습니다. 양귀비가 곧 꽃을 피우려 봉오리가 생겨나고 있고 분꽃과 봉선화는 키 키우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지요. 곧 있으면 꽃을 볼 수 있는 시기가 됩니다. 꽃 덕분인지 나비와 벌들의 방문이 작년보다 더 있다고 느끼게 됩니다. 방학 전에 예쁜 꽃이 활짝 피는 텃밭을 보고 싶네요.



<아침열기>

화,수,목 아침열기에는 리코더로 아침을 엽니다. 이제 낮은 도에서 높은 레까지 리코더로 스케일이 가능하지요. 목요일 아침열기에는 노래를 부릅니다. 동요를 중심으로 가사가 쉽고 명료한 노래들과 음색이 쉬운 노래를 골라 부르지요. 3,4백일장에서 좋았던 시도 노래로 만들어 아이들과 불러봤습니다. 부르고나서 아이들의 생각을 들어보기도 했지요.

음악을 알고 노래를 부르는 일은 참으로 행복하고 귀중한 경험이라 생각합니다. 예술의 여러 분야가 있지만 음악은 반복적인 경험에서 안정감과 평안함, 긴장감을 동시에 느끼게 하지요. 보통 제 교실에는 클래식이나 동요가 틀어져있습니다. 이유는 음악은 어느 부분은 수와 같기에 기본을 알면 더욱 발전해 나가고 영역을 넓히기 쉽습니다. 그것에 적당한 음악이 클래식과 동요라 생각합니다.

 

<학교밖학교, 몸살림, 희망샘 도서관 수업>

학교밖학교는 5,6월 달은 몸살림이 있어 한 번 진행됐습니다. ‘몽촌토성’을 갔었지요. 백제가 서울에 자리를 잡고 발전했던 시절을 박물관에서 봤고 그 자리위에 서봤습니다. 올림픽 공원에는 역시 웨딩촬영이지요. 곧 부부가 될 커플도 두 쌍 봤답니다.

몸살림을 했습니다. 1학기에 7회 2학기에 1회를 진행합니다. 물을 즐거워하거나 두려워하는 아이들이 있지요. 수영의 기본은 자기의 몸을 맡기는 일입니다. 자기의 몸을 맡기어야 물에 뜨는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이는 참 쉬운 일이 아니라 느껴집니다. 겁을 먹으면 몸에 힘이 들어가고 팔과 다리가 굽혀지면서 몸이 경직됩니다. 그럼 오히려 물에서 가라앉게 되지요. 자기 몸에 힘을 빼고 자기가 원하는 대로 몸을 움직여 보는 것. 이것이 몸살림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3주 정도는 놀이로 물과 친해지고 4주 정도는 수영 영법과 잠수를 했습니다.

이번 몸살림에는 앞에 남는 시간을 활용해 도서관 수업을 받았습니다. 4회 수업을 받았습니다. 도서관 이용방법, 사서가 하는 일, 청구기호 찾는 법 등을 사서 선생님과 함께 공부했습니다. 차분하게 잘 알려주셨지요. 아이들도 재밌게 잘 참여했습니다. 마지막 수업에는 관장님을 만나 자유에 관련된 책을 보고 도서관에 이모저모를 질문하고 개선점을 생각해 보기도 했습니다.



<교사와 아이들이 돌아볼 지점>

때와 시기를 잘 맞추어: 텃밭살림을 해 나갈수록 때와 시기가 중요함을 느낍니다. 우리의 수업과 습관도 때와 시기가 중요하지요. 해야 하는 일을 시기에 맞춰 하지 못하면 흐름이 끊깁니다. 잊어버린 후 생각해둔 것을 잃어버리기도 합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성장하겠지만 시기에 맞춰 자기 일을 놓치지 않고 해내는 일이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진도를 나가다보면 다음 것을 해야 하기에 갈무리를 하지 못하고 넘어가는 일이 종종 있습니다. 이럴 때 교사가 조금 더 신경 쓰고, 아이는 자기 것을 마치고 놀도록 마음을 잡는 일이 필요하겠습니다. 더 신경 쓰고 다듬어야 할 부분입니다.

도덕적 가치를 심기는 교사: 생활하다 보면 내 기준에서 그럴 수 있겠다. 공감하며 쉽사리 넘기는 일들이 생기곤 합니다. 하지만 3.4학년 시기는 공감 외에도 잘못된 행동이나 말을 정확하게 일러주고 교정해 줘야 합니다. 이 시기에 형성된 도덕적 기준이 청소년 시기까지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아이를 이해하는 수준에서 약속이나 해야 할 일을 쉽사리 넘기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세심하게 관찰해야겠다.’는 생각이 전체여행을 기점으로 더욱 강하게 들었습니다. 물론 교사마다 중요하게 여기는 포인트가 다르기는 합니다. 저는 공중도덕이나 예의에 조금 더 예민합니다. 발달시기를 고려하고 여러 포인트와 관점을 가진 교사들을 두루 만날 때 아이가 건강하게 성장하리라 생각합니다.

핀란드 수 숙제: 사신반 아이들은 핀란드를 성실하게 잘 해옵니다. 교사도 앞으로 어떤 교재를 더 제시해줘야 하는지 연구하게 됩니다. 긍정적이라 생각합니다. 동시에 진도에 맞지 않는 숙제를 내줬을 때 자기 힘으로 풀 수 없는 경우가 생깁니다. 이럴 때 교사에게 묻지 않고 집에서 해결하려 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합니다. 아이들과는 스스로 풀고 모르겠으면 교사에게 묻기로 약속했습니다. 동시에 교사도 아이가 힘들어 하지 않도록 진도에 맞춰 숙제를 내줘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2학기에는 진도에 맞춰 핀란드를 풀어갈 생각입니다.

 

<‘민들레’를 읽고>

5,6월에도 민들레를 틈틈이 읽으려고 노력했습니다. 함께 나누고 싶은 꼭지 두 개가 있어 간략하게나마 생각을 나눠보고 싶습니다. 민들레를 보며 서로 공부하고 생각을 나누는 문화가 부모님들 사이에 활발해 졌으면 좋겠네요.

아이들은 왜 동물 캐릭터를 좋아할까: 저도 만화를 좋아했지만 ‘왜 이럴까?’라는 생각을 못해보고 살았습니다. 저도 정확히는 뽀로로 세대가 아니기 때문에 ‘애내는 이해가 안가’라며 선을 긋기도 했지요. 하지만 글을 읽으며 ‘내가 좋아하던 만화나 다를 게 없구나.’라는 생각과 ‘충분히 그럴 수 있겠다’라는 공감이 들었습니다. “그들은 언제나 제멋대로이지만 늘 새로움을 찾아 나서고, 누구보다 자신을 사랑하며, 하고 싶은 대로 해도 잘 실패하지 않고 실패하더라도 금세 극복한다.” 새로움을 찾고, 자신을 사랑하고, 실패를 극복해내는 삶 이것이 아이가 가장 바라는 삶이지요. 아니 오히려 아이와 어른을 구분 짓는 미묘한 선일지도 모릅니다. 어른은 실패를 자연스럽게 여기고 타인을 배려해야 한다고 배우며 규칙적이고 안정적인 삶이 좋다고 느끼기 때문이지요. 아이들에게 다가가는 것은 단순하고 명료한 삶에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계산 없이 부딪치고 실패하더라도 툭툭 털어버리는 삶의 모습. 과연 우리는 아이들에게 그런 어른일까요.

대안교육 20년에 반성적 평가: 저번에도 글을 써주셨던 분인데 이번에도 좋은 글을 남겨주셨네요. 대안교육에서 돌아볼 지점이 있고 우리는 어떤지 생각해 볼만합니다. 내부로는 “대안학교는 다름을 인정하는 한 차원 높은 가치를 습득할 수 있는 절호의 공간이었다.” 그러나 틀린 것이 다른 것이라는 함정에 빠지고 말았고, 외부로는 사회와 차별화를 내세우며 스스로 사회와 멀어졌습니다. “평화는 적응-부적응, 장애-비장애를 넘어서는 곳에 있다는 것, 결국 교육은 인간의 문제라는 것을 뼈에 사무치도록 확인해야 한다.” 다양성과 차별화를 통해 세상에 자기를 보여준 대안학교는 변화의 시기를 놓침으로서 그 틀 안에 갇히게 된 것이지요. 학교들은 자기의 안정성을 위해 재정문제와 터전 마련에 에너지를 쏟았고 동력을 잃게 됩니다. 공간이 가진 안정성과 이익이 있지만 온 에너지가 거기에 쏟아 선택과 집중이 어려워진 것이지요. 실천적 대안으로 사회와 연결되는 대안교육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대안학교의 가장 큰 자부심은 교사의 헌신성, 그리고 그런 교사애 대한 학부모와 아이들의 믿음이다.” 우리학교는 그런 의미에서 건강한 학교라 생각합니다. 물론 저희도 터전을 두고 몇 년간 고민하고 있지만 여러 문제를 다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요.

이 글을 읽으며 얼마 전 치러진 한국과 독일전이 생각났습니다. 스웨덴과 맥시코 경기에서는 우리나라 색깔의 축구를 하지 못했지요. 하지만 독일전에서는 최선을 다해 뛰었고 57위의 한국이 세게 1위를 상대로 2:0이라는 기록을 세웠습니다. 저도 2002년 기적의 역사를 알고 있지요. 월드컵 때마다 사람들은 2002년 4강을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홈그라운드와 운이 따라주면서 우리가 올라갈 수 있었던 최고의 경지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한국 축구는 계속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고 그 때마다 감독을 바꿔가며 개혁이라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불안전성, 리더쉽의 교체가 지금과 같은 상황을 만들었지요. 사실 57위가 월드컵 예선에 들어간 것만으로도 축하해야 할 일이지 않을까요. 이와 같게 대안학교도 최고의 경지로 올라갈 때가 있었지요. 그리고 지금은 줄어들고 작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컸을 때를 우리는 계속 기억하지요. 안정환 해설위원의 말을 빌리자면 성장하지 못하는 것은 선수들이 아니라 축구연맹과 협회이지요. 대안학교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내부에서 안정성을 위한 고민이 지속되어야 합니다. 동시에 외부로 어떻게 관심을 돌릴지, 미래를 이끌어갈 교사를 어떻게 양성해낼지 고민해야 합니다. 큰 틀에서 대안학교는 2차 도약을 준비하는 시기라 생각합니다. 저 또한 이곳에서 해야 할 일이 있겠지요. 대안학교의 3주체 교사, 부모, 아이가 함께 고민하며 어려운 시기와 미래를 잘 준비해가면 좋겠습니다.

 

<2학년 공동체놀이>

다른 학년을 살피는 일은 참 즐거운 일입니다. 한 학기 동안 2학기 아이들과 훌라후프, 매트놀이, 줄넘기 등을 하며 지냈습니다. 자기의 것을 과시하고 싶고, 알아주었으면 하는 아이들도 있고 꾸준하게 연습해 실력을 쌓는 아이들도 있지요. 몸살림도 마찬가지지만 자기의 몸을 자유롭게 다루고 힘을 조절하는 일은 참으로 중요합니다. 이런 과정이 공동체놀이 안에 녹아있지요. 몸을 쓰는 일에는 길섶 선생님이 애쓰셨고, 간단한 놀이는 그루터기가 진행했습니다. 점차 자기의 몸을 사용하는 일에 속도가 붙습니다. 흡입력이 좋은 아이들입니다.

또한 공동체 놀이를 하며 가장 신경 쓴 부분은 스스로 수업을 준비하는 일입니다. 징이 치면 서로 모여 원을 만들고 몸을 푸는 연습을 계속해서 했습니다. 아직 자유놀이와 공동체 놀이의 구분이 모호한 아이들도 있지만 교사의 지도에 잘 따라오려 애씁니다.

1학기 말이 되면서 간단한 규칙이 있는 놀이들로 수업을 꾸려나갔습니다. 놀이의 규칙을 이해하는 아이, 이해하지만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하는 아이, 규칙은 이해가지 않지만 열심히 하는 아이 등 다양해서 재미있는 반입니다. 아직 규칙을 변형하고 바꾸는 일보다 규칙을 이해하고 자기역할에 충실하게 움직이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이 친구들이 고학년이 되어 학교에 어떤 놀이의 바람을 일으킬지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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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7-02 15:24
    매일 매 끼 먹는 건강한 음식이 아이에게 약이 되듯 매일의 일상을 선생님, 친구들과 이렇게 건강하게 놀고 배우니 아이들이 잘 클 수밖에 없을것 같네요^^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고민하고 의도하시는 모습에 고마운 마음 가득입니다~^^

  • 2018-07-02 17:14
    긴 글 잘 읽었습니다. 항상~ 고맙습니다.
    그리고 우리도 선택과 집중해야 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