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5,6월 6학년 돌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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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7-07-09 21:09
조회
1411
5,6월 6학년 돌아보기

 

 

 

5월 전체여행과 6월 5,6학년 성장여행이 있어 여행교과수업이 주가 됐다. 일과시간과 일과 외 시간을 자연스럽게 넘나들며 여행준비와 공부를 했다. 대체로 학년통합수업이 많았고, 미리 계획하여 다른 학년들과 시간을 맞춰 수업을 진행했다. 올해 6학년은 학년통합수업에서 최고 학년의 역할이 어떠해야 하는지 귀감이 되는 사례를 많이 보여주었다. 밝고 명랑하며, 어떤 일이든 의욕적으로 참여하고 뭉쳐야 할 때 서로를 모으는 힘이 있었다. 학교에서 경험하는 모든 것에 의미를 부여하고(졸업을 앞두고 이제 마지막이라는 말을 자주 하며 매사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밝고 명랑한 기운을 가득담은 특별한 어린이들이다.

 

 

☀ 전체여행(3박4일)

올해는 경기도 양주로 전체여행을 떠났다. 어린이 80명과 교사 11명이 버스와 지하철로 이동하였다. 작년과 비교할 때 전체 규모의 차이는 크지 않다. 그런데 작년보다 수월한 것 같았다. 작년의 경험이 바탕이 되어 준비과정에서 철저한 대비가 되었을 수도 있으며 이동거리가 반으로 줄어든 것, 교통수단이 편리했던 점 등이 이번 전체여행의 즐거움을 더해줬다고 생각한다. 준비과정에서 여행 가방 점검이 조금 늦은 감을 있었다. 다음번에는 조금 당겨도 좋겠다. 학교의 규모가 커진 만큼 전체 여행을 기획할 때 이동거리가 길지 않으며 교통이 편리한 장소로 정하는 것은 중요해 보인다.

1학년의 수(17명)가 많은 만큼 전체여행에서 살펴야 할 점이 많지 않을까 염려가 되기도 하였으나 똘똘한 아이들 덕분에 무난히 지나갔다. 오히려 아주 잘 겪어낸 1학년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 성장여행

누가 : 5,6학년 어린이와 교사들(초록샘, 길섶, 바다별, 산)

어디로 : 제주

여행기간 : 7박8일

 

우선 여행을 함께 준비해야 하는 시간을 시간표 안에서 마련해야 했다. 그리고 5,6학년 통합모둠을 짰다. 모둠원은 3~4명 정도이다. 우리는 이 모둠을 길 앞잡이라 불렀다. 길 앞잡이들은 여행일정 중 하루를 맡아 전체를 인솔하고, 먹을 음식을 조리했다. 그리고 여행을 다녀온 뒤 여행기를 썼다. 길 앞잡이 역할을 하기 위해 아이들은 일과중이나 방과후에 모여야 했다. 모둠활동 시작이 매끄러운 모둠도 있고, 교사들이 챙겨야 하는 모둠도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모둠활동이 대체로 활발해졌다. 먼저 시작한 모둠이 뒷 모둠에겐 하나의 모델이 되어 배움이 이어져 갔다. 여행지에 대해 조사하고 정리하고 발표하며 전 일정의 여행정보를 공유하였다. 하지만 현지에 가보니 조사한 것이 꼭 맞아 떨어지지 만은 않았다. 그래서 길 앞잡이의 역할이 더욱 중요했다. 즉흥적으로 길을 찾아야 할 때도 지혜와 용기로 헤쳐 나갔다. 길 앞잡이들이 활동하는 모습과 과정 그리고 돌아와서 갈무리를 하는 아이들을 보며 많은 생각이 들었다. 이 역할은 아이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쳤다. 자신감과 성취감이 올라갔고 어떤 일에 도전해 보려는 의지가 커졌다. 어쩌면 2학기 여행계획을 맡아서 꾸려 볼 수 있을 것 같은 기운이 느껴지기도 했고 의욕을 보이기도 했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라는 말이 생각났다. 역할을 맡아서 해보는 것, 협력하여 무언가를 실행해 보는 경험이 참으로 중요하고 귀하구나라고 생각했다.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아이들이 말한다. “좀 더 길게 여행해 보고 싶다”, “무작정 떠나볼까?”, “뭔지는 모르겠지만 여행이 재미있다!” 신나고 활기찬 기운을 여행에서 얻어왔다고 생각한다.

 

올해 고학년의 성장여행엔 변화가 있었다. 그동안 해오던 형태와 다른 성장여행. 이전과 장소도 다르고 학년별이 아닌 고학년통합 구조로 계획한 점.(고학년통합은 이전에도 사례가 있었다.) 이러한 시도를 통해 성장여행의 형태에 관해 고민이 되었다. 성장여행 과정을 들여다보게 만들었고(적절한 시도였는지 되짚어 보게 했다) 이것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거듭 생각해 보았다. 생각 끝에 깨달음이 왔다. 자꾸만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구나! 지리산을 가든, 바우길을 가든, 제주도를 가든 ‘성장’이라는 단어를 놓고 자꾸만 생각하는 것, 이 길이 과연 옳은지 거듭 나에게 질문하는 과정에서 배움이 찾아온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과정은 배움의 꽃이다.

 

여행 동안에 ‘평화의 징’을 울린 적이 있다. 오랜만에 가슴을 울리는 시간을 여행지에서 만나보았다. 여행의 들뜬 기운으로 서로를 돌보지 못한 우리의 부족한 면을 보았고 ‘더불어 살아간다’는 의미를 한 번 더 생각해 보았다.

 

☀ 시간표 밖 시간

시간표 밖의 시간도 교과와 연계하여 쓰여 질 때가 많았다. 예를 들면 청소시간 및 하루닫기나 방과후 그리고 주말(작가 권윤덕 선생님과 만남). 우연한 학교밖의 만남 중에서 아이들에게 의미 있을 것 같은 것이 생기면 시간을 따로 마련하곤 했다. 교육계획과 연결(훌륭한 어른 만나기, 길찾기)되는 부분에서 좋고 우연한 만남이 많이 있었다. 그때 마다 제안을 흔쾌히 수락해준 분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 교과

말과글, 공동체 놀이, 학교밖학교(일부), 학년회의, 생활미술 수업은 여행교과와 연계하여 학년통합 그리고 교과통합수업으로 진행되었다.

그리고 말과글과 학교밖학교는 학기 말로 갈수록 교과연계가 더욱 긴밀해졌다. 이론과 글쓰기는 주로 말과글 시간에, 자료를 찾거나 직접 만나보는 것(방문하는 것)은 학교밖학교 시간에. 모두 길찾기의 과정이다.

 



도형을 작도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였다. 삼각형의 결정조건을 공부한 뒤 주어진 조건에 따라 삼각형을 작도했다. 정확한 작도를 시도했을 때 서툰 아이들이 생각보다 많아 앞으로 더 많이 그려야겠구나 생각하게 되었다. 평면도형부터 입체도형까지 다양한 형태의 도형을 그리면서 셈공부를 할 때와는 또 다른 즐거움을 맛보았다. 어떤 아이는 학습능력이 아주 뛰어남에 비해 손끝이 여물지 못한 면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작도를 하는 과정에서 성격이 드러나는 아이들도 보여 관찰거리가 많았다. 셈을 어려워하는 아이 중에 작도를 뛰어나게 잘하는 아이는 자신감이 올라가는 시간이었다. 마지막으로 작도한 것은 씨에르핀스키의 삼각형인데 2학기엔 이것을 입체도형을 만들어 보고 싶은 목표를 가지기도 했다.

 

 

학교밖학교

 

진학과 진로 탐색 1 - 졸업생 선배들과의 만남

산돌학교 – 정연수, 배가현, 권우진, 이재윤

일반학교 – 이학유, 이강유, 이서윤

늦봄학교 – 노병찬

칠보산중등 – 최은기(나의 강의실 발표, 주제는 진로와 진학)

제천간디 – 조연지, 김규리

 

학교를 찾아온 졸업생들이 올해는 더욱 많았다. 다양한 진로를 선택한 선배들이 후배들 앞에서 과거의 고민과 현재 사는 모습을 들려주었는데 하나같이 자신감이 넘치고 당당해 보였다. 또한 뛰어난 언변실력을 선보여 후배들의 선망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아이들이 진로를 고민하는데 많은 팁을 얻을 수 있는 자리가 됐다. 선,후배 모두 지금 우리가 무엇을 선택하든 열심히 사는 것이 중요한 것, 내가 진짜 무엇을 하고 싶은지를 알아가는 것이 중요함을 공유하였고 서로 격려했다.

 

진학과 진로 탐색 2 – 나는 어떻게 살 것인가?

일반고등학교 미술 교사 – 김미경 선생님

심리학을 전공하고 조직심리 관련 취업을 준비 중이신 이학준 선생님

 

두 분 모두 아이들에 대한 칭찬이 많았다.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힘이 있으며, 대화를 할 때 기본 바탕과 문화가 전반적으로 따뜻함을 말하셨다. 김미경 선생님과는 심리 미술활동을 매개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아이들의 기발한 생각과 따뜻한 말에 선생님이 오히려 힐링 되는 시간이 되었다고 고맙다는 말을 아이들에게 직접 전해주셨다. 그 말에 아이들 또한 고마움을 표현하였다. 오고가는 말에서 사람을 만나는 일이 참 좋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 글로 정리하는 1학기

학기를 마무리하며 그동안 썼던 글을 살펴보고, 그 중에 몇 편을 골라 고쳐쓰기를 했다. 그리고 학기 초에 썼던 나의 관한 글을 다시 쓰는 시간을 가졌다. 글을 읽어 본 많은 아이들이 “제가 이렇게 못썼어요?”하며 다시 쓰기를 원했는데 그 과정에서 아이들의 진지함을 읽을 수 있었다. 그것은 자기자신에 대한 객관적 진지함이었다. 진심으로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려는 노력을 통해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가는 생각의 과정이 보였다.
00의 글 - “어릴 때 꿈이 엄청 많았다. 경찰, 검사, 목사, 교사... 하지만 커 가면서 내가 과연 이 일을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나는 지금 꿈을 정하지 않겠다. 커 가면서 생각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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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9-08 17:33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