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6월 1학년 행복한 상어반 돌아보기

작성자
길섶
작성일
2019-07-03 00:35
조회
1526
201961학년 행복한 상어반 돌아보기

*과목이 아닌 주제로 돌아보기.

 

어린이 선언문

 

아이들이 학교에 와서 첫 번째로 배운 노래는 교가다. 교가는 우리 학교의 어린이 선언문으로 만들어졌다.

수업을 시작하며 아이들에게 종이 한 장을 보여주었다. 어린이 선언문이 써진 종이다.

아이들에게 이 긴 문장을 외워야 한다고 살짝 겁을 줘봤다. 역시나 아이들은 원성이 자자했다.

 

“선생님! 우리가 어떻게 외워요!!”

 

눈치 빠른 한 명이 교가라고 소리친다. 그제야 아이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휴, 교가는 쉽지요.”

 

모두들 선언문이 뭔지는 알고 있었지만, 가사를 자세히 살펴보진 못했다.

어린이 선언문에는 우리 학교에서 지켜야 하는 어린이 모습이 그대로 스며있다.

아이들과 선언문을 한 줄씩 읽으며 교가가 무슨 의미인지 이야기 나눴다.

 

<자기를 사랑하고, 다른 생명을 사랑하고, 신나고 행복하게 지내야 하고, 더불어 살아야 하고, 배움을 해야 하는 어린이.>

 

후속 활동으로 선언문을 한 줄씩 맡아 종이에 채웠다. 글씨는 삐뚤삐뚤하지만 나름 정성을 다했다.

벽에 붙인 선언문을 보며 아이들은 뿌듯해한다.



조용히 누군가 넌지시 말한다.

 

“선생님, 칠보산어린이 되기 참 힘드네요.”

 

저 말을 들으니 칠보산어린이가 조금은 된 듯싶다.^^

 

 

첫 자치회의

 

5, 6학년이 없는 2주간 1학년도 자치회의에 참여했다.

고학년이 없기에 연습하기에는 최적의 시기다.

처음엔 이게 뭔가 하고 눈치를 살피며 조용히 있었지만 조금씩 적응을 해간다.

어느 순간 1학년도 손을 들고 의견을 낸다. 쉽지 않을 텐데 꽤 논리적이다.

반에서 말할 때는 톤도 높고 장난스럽지만 자치회의에서는 웃음기를 싹 뺐다. 역시 고학년과 있으면 모습이 달라진다.

5, 6학년이 돌아오고 한 번 더 자치회의에 참석했다. 연습이 돼서 그런지 고학년이 있어도 긴장하지 않고 의견을 낸다.

 

이렇게 조금씩 커가는 1학년이다.



 

 

오디, 딸기, 살구

 

학교 주변에는 먹을 열매가 참 많다. 그것도 시기마다 있다.

5월에는 오디, 밭딸기, 보리수가 있고 6월에는 살구가 있다.

아이들은 쉬는 시간이 되면 열매를 따러 달려간다. 3학년 교실 앞에 있는 오디는 따기 힘들어 먹기 힘들지만 하나라도 맛보면 최고의 희열을 얻는다. 오디를 제대로 맛보려면 도토리교실 옆에 있는 오디나무에 가야 한다. 자작나무 선생님이 허락하면 아이들은 열정적으로 오디를 딴다. 손에 가득, 주머니에도 가득이다. 터져서 물이 들기도 하지만 빨면 되니 괜찮다. 밭딸기는 찾기 어려운 과일인데 아주 가끔씩 볼 수 있다. 찾은 아이들은 자랑하며 딸기 맛을 본다.

6월이면 학교 앞 살구나무가 인산인해다. 고개 숙인 아이들은 떨어진 살구를 찾는 아이들이고 고개를 든 아이들은 하늘에서 떨어지는 게 없나 하고 찾는 아이들이다. 칠보산의 등산객들도 아이들에게 물어봐 같이 살구를 줍는다. 주운 살구는 먹기도 하고 청을 담그기도 하며 잼을 만들기도 한다. 올해는 수산나 선생님이 담그신 살구청에 1학년 아이들의 살구가 많이 들어갔다.



 

 

1, 2학년 백일장

 

원래는 칠보산에 올라 백일장을 하는 계획이었지만 날이 너무 더워 등산보다 나들이를 선택했다.

1, 2학년 24명이 4개 조로 나뉘어 화성행궁 에너지 축제에도 참석하고 남문시장에서 맛있는 점심도 사 먹었다.

점심을 먹고 오후 일정으로 팔달천이 흐르는 시원한 다리 밑에서 시를 적어보았다.

1학년은 아직 어설프지만 재밌는 시가 꽤 많다.

저학년의 순수함 때문에 가능하지 않나 싶다.

이날 쓴 시는 다음 말과글 시간에 공책에 옮겨 쓰고 낭독도 해보았다.

 

메뉴판

                                   -류상준

분식집에서 본 메뉴판

너무 어려운 메뉴판

먹고 싶은 게 너무 많다.

 

 

아이스크림

                                    -장훈교

마트에서 아이스크림을 샀다.

맛있게 먹었다.

핑크색 아이스크림이다.

팔달천에 와서 시를 쓰는데

아이스크림이 또 먹고 싶다.

 

 

 

칠보시장

 

6월 27일 목요일. 1, 2학년이 칠보시장을 했다.

칠보시장은 1, 2학년이 열었지만 전교생이 참여하는 대규모 시장이 되었다. 좋은 물건도 많이 모였고 아이들도 최고의 만족도를 보인 행사였다.

 

다만 이 좋은 행사를 준비하려면 몇 개의 절차가 필요하다.

-물건 가져오기

-물건 등록 및 가격 정하기

-거스름돈 연습하기

-간판 만들기

-시장 열기

 

이 정도의 순서인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거스름돈 연습과 가격 정하기다.

칠보시장에서 쓰는 별이라는 화폐는 우리 학교에서만 쓰는 돈인데 단위가 백의 자리다. 50, 100, 500 별의 화폐가 있다.

물론 저학년의 연습을 위해 이번 칠보시장에서는 100, 500 단위의 별만 사용했다.

가격을 정하고, 물건을 사고, 거스름돈을 주기 위해서는 1학기 때 배우는 모든 수 이론이 필요하다.

두 자릿수, 백의 자릿수를 익히고, 덧셈, 뺄셈도 알아야 한다.

우리는 칠보시장을 위해 거스름돈 주기 연습과 물건 사기 연습을 2주에 걸쳐서 했다.

처음에는 어색하고 어려워도 실제 가게에서 물건을 사는 것처럼 연습하니 곧 잘 되었다.

아이들도 시장놀이라 생각하니 즐겁게 참여한다.

칠보시장은 수를 익히기 위한 최고의 행사란 생각이 든다.



 

 

생태교실(하천생물찾기)

 

1, 2학년 같이 하는 생태교실의 4번째로 이번에는 하천의 생물 관찰을 했다.

장소는 수변공원의 하천. 여기에는 꽤 많은 동식물들이 살고 있다.

1, 2학년 선후배로 짝을 이뤄 하천에서 생물을 찾아보았다.

생물을 잡아 투명통에 넣어 잠시 관찰하고 그림을 그린 뒤 놓아주었다. 정말 많은 생물들이 아이들의 통에 넣어져서 왔다.

 

소금쟁이, 물잠자리, 올챙이, 다슬기, 물달팽이, 물장군, 심지어 가물치 새끼까지...

(2학년에 아빠와 낚시를 자주 다닌다는 한 아이가 가물치라고 주장했다.)



간식도 먹고, 놀이터에서 놀면 너무 좋은 상황인데... 때마침 비가 내렸다.

기상청에서 알려주지 않은 비 소식이다. 꽤 많이 왔다.

비가 그치길 기다리다 놀이터의 유혹을 참기 힘든 아이들은 다리 밑을 뛰쳐나가 놀이터로 달려갔다.

한 명이 나가니 모두가 따라간다. 다행히 날씨가 더워 비를 맞아도 시원했다. 옷도 금방 말랐다.

언제 비를 맞아보겠냐며 일부로 비를 맞는 아이도 있었다.

여러모로 기억에 남는 생태교실이다.

 

 

감자캐기

 

드디어 텃밭의 결실을 보는 날.

감자를 심고, 힘들게 잡초도 뽑고, 물도 열심히 줬던 결과가 나타난다. 아이들도 기대를 많이 했다.

날이 덥기에 아침열기부터 장갑과 물통, 호미를 챙겨 텃밭에 갔다.

아이들은 비장하게 호미질을 했고 여기저기서 탄성이 나왔다.

 

“선생님~ 감자예요!!”

 

감자가 나오면 나올수록 더욱 감자 캐기에 집중을 하게 되었다.

1학기 텃밭수업 중 아이들이 제일 집중을 많이 한 날이기도 했다. 너무나 더웠지만 수확의 기쁨이 더 컸다.

열심히 캔 감자를 각자의 텃밭가방에 담아 교실에서 박스에 모았다.

큰 감자, 중간감자, 알감자 종류별로 많이도 캤다.

알감자는 학교에서 급식재료로 사용하고, 중간감자는 우리의 요리에, 큰 감자는 각자 집에 가져가기로 했다.

집에 가져간 감자로 부모님과 맛있는 요리를 해 먹는 게 숙제이다.

 

우리는 감자박스 주위에 빙 둘러앉아 박수를 치고 환호성을 지름으로 1학기의 텃밭을 마무리했다.

7월 수업마무리 기간에 감자 요리를 할 예정이다.

전체 4

  • 2019-07-03 15:39
    어제 가져온 감자로 감자전을 해 먹었어요. 사진 찍어 둘 껄^^ 서연이도, 동생도 맛을 보았답니다. 엄마, 아빠는 맛있다며 연신 먹었지요. 맛있는 선물 주셔서 고맙습니다. 서연이는 칠보시장이 재미 있었나 봐요. 거스름돈 계산하는 걸 잘 해 냈다며 뿌듯해 했습니다. 칠보시장에서 사온 고양이 인형을 동생이 숨기는 바람에 울음바다가 되기도 했지만.. 행복한 기억으로 남아있겠지요^^

  • 2019-07-05 17:17
    멋진 글과 사진 감사해요. 아들이 수확해온 감자라 더욱 맛있었어요!
    지난주에 텃밭에 갔는데 진호가 성큼성큼 사다리에 올라가서 오디를 하나 따주었어요. 엄청 달콤했어요~~
    진호가 칠보시장에서 물건을 싹쓸이 해온것 같던데 ^^;
    괜찮았나요? 집에서 엄마아빠 작아진 옷가지를 챙겨줬더니 아무도 안살꺼라면서 안가져갔어요.ㅎㅎㅎ
    다음에 기회있으면 기부할께요.

  • 2019-07-09 13:43
    감사합니다~~카레는 잘먹어서 카레나 된장국에 넣어주면 감자 좋아해요^^ 항상 행복한 학교생활 할수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2019-07-09 15:06
    한글을 몰라, 슬픈 짐승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