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9,10,11월 1학년 바다반 달평가

작성자
해님
작성일
2020-12-05 17:58
조회
1398
[2020] 9-111학년 달평가

해님


들어가며

‘달평가’를 하려고 가만가만 ‘바다반’ 어린이를 한 명씩 떠올려 본다.

학기 초에 만들었던 ‘교육계획집’ 글도 다시 읽었다. 달아 선생님의 1학기 ‘달평가’, 매 주 기록해 두었던 계획과 평가 자료도 들춰본다. 시간 없이 바쁘게 흘려 쓴 ‘교사수첩’도 뒤적인다. 그러다 문득 궁금해졌다. 같은 공간과 시간에 있지만 모두 빛깔이 다르다. 어린이들에게 주어진 것과 스스로 찾은 것 사이에서 저마다 무엇을 배움으로 엮어냈을까?

코로나19로 입학이 미뤄져 시간의 공백이 있었지만 아무 것도 안 하고 있던 것은 아니다. 아무 일도 안 일어 난 것도 아니다. 그렇게 흘러간 시간-사람-공간이 씨실로 주어졌다. 학교 철학도 이 곳에 몸담고 있는 시간동안 계속해서 늘어졌다 팽팽해 졌다. 씨실로 보탠다. ‘칠보산어린이되기’는 어떤가? 1학년 때 가장 중심 되는 교과목 이지만 6년 내내 따라다니며 학교 문화를 배우고 익히는 시간이니 씨실로 보태야겠다.

교과를 통한 배움과 교육과정은 날실이겠다. 그 해 만나는 교사들이 지혜를 모아 세운 교육계획과 실천으로 함께 날실을 끼운다. 어떤 것은 촘촘하고 어떤 것은 헐겁다. 이렇게 씨실과 날실로 정리를 하고 나니 그 간의 시간이 머릿속에 펼쳐진다. 아래 글 순서에 따라 돌아보기를 시작한다.

글 순서

* ‘씨실 : 철학과 생활 돌아보기’ - 칠보산어린이되기, 시간, 관계, 놀이문화, 비폭력대화, 평화의 징, 반모임과 면담

* ‘날실 : 교과목 돌아보기’ - 말과글, 생활수, 텃밭살림, 생활미술, 공동체 놀이, 1&3학년 어울림, 학교밖학교와 생태교실, 음악
  1. 철학과 생활 돌아보기

1) 칠보산어린이되기

‘칠보산어린이되기’는 교육을 통해 우리가 추구하는 ‘어린이 상’ 더 나아가 ‘인간상’을 담은 말이다. 이 곳에 몸담은 순간부터 어린이뿐 아니라 구성원 모두 ‘칠보산어린이&어른이’가 되어야한다. 학교 철학인 ‘자유와 생명’을 잘 아는 것 같아도, 서로가 이해하는 것이 다르기 때문에 함께 꺼내어 자주 이야기 나눠야 하는 것처럼, ‘칠보산어린이되기’도 잘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실천은 어렵다. 그래도 작은 것부터 시작한다. 한 걸음이 중요하다. ‘칠보산어린이되기’는 이 한걸음이다.

긴 가정학습으로 나부터 ‘칠보산어른이’되기가 헐거워졌다. 바다반 담임으로 역할 전환하며 1학년 반장님, 부반장님을 만났을 때 비슷한 생각을 전해주셨다. 학교뿐 아니라 가정에 있는 시간도 그냥 흘러가는 시간이 아님을 기억하며 실천 사항을 활동지로 나눴다. <몸바로 인사, 자고 일어나면 이부자리 개기, 빈그릇 운동, 식판 설거지> 가정에서 실천하고 동그라미에 색을 칠한다.

집에서 ‘칠보산어린이되기’를 열심히 했다며 학교 오는 어린이들 발걸음이 자랑스럽다. 다시 모두 학교 온 날 상황에 맞춰 마스크 쓰고 생활하기, 거리 두기, 손씻기부터 배웠다. 가방정리, 사물함 정돈, 비질, 걸레 빨고 너는 것, 화장실 사용, 빈그릇 운동, 양치도 다시 시작했다. 요즘은 두꺼운 옷을 입는 철이라 날씨에 따라 옷을 입고 벗는 것, 옷걸이에 걸어두는 것을 실천하고 있다.

2) 시간

‘아침열기’ 징이 울리면 동그랗게 모여 앉는다. “저는 어디 앉아요?” 물어보는 친구에게 “여기 앉아.” 살피는 친구도 있다. 우리가 모여 앉아 있을 때 뒤늦게 교실로 온 친구를 위해 “동그라미 더 크게 하자.” 살피는 어린이들이다. 학교 시간 시작이다. 서로의 눈을 바라보며 “몸은 몸바로!” “손은 배꼽손!” “눈은 눈반짝” 인사한다.

아침을 여는 징으로 하루를 알리지만 반마다 수업 시간을 분산하여 쉬는 시간-점심시간이 겹치지 않기로 했다. 징소리 없이 우리만의 시간표가 주어졌다. 그 날 함께 할 일을 칠판 한쪽에 적어둔다. 날짜와 요일, 날씨도 적어둔다. 요즘은 어린이들이 더 글자에 집중하도록 이해할 수 있는 힌트 그림은 안 그려두는데 어린이들이 더 채워준다.

“오늘은 2020년 12월...” 날짜를 함께 말하며 절기를 알린다. 가을이 시작되는 ‘추분’ 찬 이슬이 내린 ‘한로’ 단풍이 절정이고 국화도 활짝 피는 ‘상강’ 서리가 내린다더니 ‘입동’이 다 돼서야 학교 둘레에 서리가 앉는다. ‘소설’이 되니 텃밭에 얼음이 꽁꽁 얼었다. 절기 따라 자연의 시간이 자연스레 어린이들에게 가까이 온다.

가정에서 어떻게 지냈는지 이야기도 하고, 서로 건강이나 기분을 살핀다. 학교에 못 온 어린이가 있으면 이유를 알려준다. 학교에 못 와도 우리는 함께 있다.

‘하루닫기’ 시간에는 청소를 시작한다. 화요일 목요일에는 알림장도 쓴다. 하루 닫기 시간도 ‘아침열기’처럼 동그랗게 둘러앉는다. 그 날 있었던 일을 돌아보고 즐거웠던 일, 아쉬웠던 일도 나눈다. 다치거나 아픈 친구가 없는지 살핀다. 이 때 선생님이나 친구에게 속상했던 일도 살짝 내 놓는 시간이다.

‘방과후’ 시간에는 삼삼오오 모여 논다. 어린이를 넉넉하게 품어주시는 ‘잎선생님’과 안전하게 논다. 오늘 간식은 뭘까? 젤 기다리는 시간이다. 편안하게 충분한 시간이 주어지니 대화도 더 풍성히 나누고 돈돈해 지는 시간이다.

3) 관계

대면해서 학교가 열리니 관계가 시작된다. 관계는 그물코-그물망 같다. 타고난 기질과 성향, 형제자매, 가까이 사는 것, 마실, 대화와 말투, 서로 주고받은 눈빛, 좋아하는 놀이와 재미, 관계망에 영향을 주는 것은 너무 많다.

가만히 어린이들 모습을 보니 더 가까이 하는 친구가 관찰된다. 동그랗게 모여 앉을 때 꼭 그 친구 옆에 앉으려고 이리저리 자리를 옮기기도 하고, 반대의 상황도 있다. 남-여를 나누지 않았는데 어쩌다보면 남-여로 나눠지는 상황도 있다. 지레 앞서 나만 남을 까봐, 나만 선택되지 않을까봐 걱정하는 어린이도 있다. 지금 이 시간에도 끊임없이 연결되는 관계의 그물코-그물망을 어떻게 서로 살피며 이을까 고민하다 보이지 않는 지원으로 서서히 모둠과 자리를 정했다. 반장도 정했다.

모둠은 서로 두드러지게 대립되는 듯 보였던 어린이들을 따로 두고, 서로 비슷한 면이 많은 어린이들을 중심으로 정했다. 처음에는 자기 자리를 정해주지 않았는데 교사를 향해 앞을 보고 앉아야 할 상황, 거리 두고 앞을 보고 앉아야 하는 상황부터 (점심시간, 일 부 수업 시간) 자리를 정했다. 서로 관계망이 적은 친구들을 옆으로 배치하고 관계망이 촘촘해 보이는 어린이들을 앞, 뒤로 했다. 꼭 그렇지만은 않지만 서로 둘레에서 더 가까이 보고, 더 가까이 이야기 나누라는 뜻이다.

몸이 빠른 어린이들이 지나치게 앞서려고 집중하는 면이 있어 반장을 정했다. 모든 어린이가 일 주일동안 한다. (일 주일 씩 역할을 나눴는데 어린이2명은 2학년 시작할 때 역할을 갖게 될 예정이다.) 반장 역할도 정했다. 줄을 설 때 젤 앞서서 ‘길잡이’를 한다. ‘몸바로 인사’를 이끈다. 점심시간에는 ‘빈 그릇’과 ‘이 닦기’ 확인을 한다.

모일 때 항상 늦었던 어린이도 반장일 땐 젤 앞에 서야 하니 자연스레 먼저 할 일에 집중한다. 발걸음와 마음이 빠른 어린이도 길잡이를 할 때 제일 뒤에 오는 친구도 살피며 기다린다. ‘빈 그릇’을 확인 할 때 까다롭게 굴었던 반장 어린이는 다음 주 반장 어린이에게 까다로움을 되받는다. “야. 너 왜 나한테만 그래?” 항의하지만 반장을 뭔가 힘으로 생각했던 일을 그제야 좀 후회 한다.

4) 놀이문화

놀이는 관계다. 서로의 관계망에 영향을 주고받는다. 좋아하는 놀이가 비슷하면 관계망이 촘촘해 진다. 혼자 놀이를 즐겨하는 어린이는 관계망이 그 만큼 적다. 경쟁이나 놀잇감 때문에 갈등 관계가 생기기도 한다. 그래서 틈 날 때 마다 아이들 놀이 모습을 들여다본다. 누가 함께 가까이 노는지, 뭘 하고 노는지, 놀이 할 때 쓰는 말과 놀잇감도 자세히 살핀다.

혼자 노는 어린이에게 먼저 마음이 쓰인다. 선생이 살핀다고 하루아침에 크게 놀이와 관계망이 바뀌지는 않는다. 그래도 좋아하는 놀이를 서로 연결해주고 살짝 **이가 널 좋아하는 것 같아. 귀 뜸 해 준다. 너무 교실에만 있으면 호미 들고 밖으로 나가도록 하고, 칠보산 할머니 놀이터도 함께 가자고 제안한다.

다툼이 생기면 도움을 준다. 몸 놀이가 지나치면 일러준다. 친구들이 싫어하는 방법으로 놀이를 시작할 땐 따끔하게 말해주기도 한다.

놀이는 문화다. 학교에서 플라스틱 장난감과 미디어 노출을 최소화하는 큰 이유다. 학교의 놀이문화를 잘 스미려고 가정에서도 힘쓴다. 놀이 문화는 어린이에게서 어린이에게 말로 전해진 것이 많으니 때론 다른 이해가 있기도 하다. 하루는 한 어린이가 포켓몬 카드를 사도되는지 계속 확인했다. 형님 놀이에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인데, 이야기를 들어보니 3학년과 함께 나눌 부분이었다. 3학년에서 놀이 문화를 돌아보고 이야기를 전해주었다.

씨앗 모으기와 철딱지도 요즘 두드러진 놀이인데 많이 갖는 것에 집중하지 않도록 살피고 있다. 날이 추워져 물놀이는 줄었는데 여전히 ‘흙놀이’ ‘돌놀이’도 좋아하는 놀이다. 어디서 그릇은 잘도 주어와 흙을 담는다. 동그랗고 미끄러운 돌, 반짝이는 돌, 예쁜 돌도 잘도 찾는다. 쉽게 돈을 주고 사는 놀잇감이 아니라 정성과 관심을 기울여 만들어 노는 문화, 누구라도 기꺼이 서로 나누는 문화는 잘 이어져야한다.

주어진 공간이 아니라 발 길 닿는 곳이 놀이터가 되는, 도구가 없어도 몸으로 잘 노는 문화도 마찬가지다. 요즘 상황 때문이기도 했지만 어린이들과 자주 밖으로 나가 놀았다. 자연의 품에서 놀면 어린이들 마음 품도 자연만큼 넓어진다. 학교 둘레에서는 다툴 만한 일도 밖에서는 웃음으로 넘긴다. 아슬 아슬 하게 큰 돌 위에 올라가기도 하고, 땀 흘리며 숲길을 걷는다. 숲에서도 대단한 발견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5) 비폭력대화

동료교사가 조용히 다가와 일러준다. “해님, 이리와 이 보드라운 **이 실내화 좀 만져봐. 따숩다. 그리고 아까 보니 목소리가 크던데 화났어요? 아이들은 때가 있으니 선생님이 화난다고 해결되지 않아. 기다릴 때야.” 선생도 사람인지가 날이 설 때가 있다. “그래. 해보렴.”보다 “아니야.”라는 말이 앞 설 때가 있다. 아이들에게만 ‘기린말’과 ‘기린행동’을 강조하는 것 아니라 선생 스스로 말과 행동을 살펴야 한다.

비폭력대화는 판단하지 않고 관찰한다. 그리고 느낌을 살피며 필요한 것을 찾는다. 요청하여 말한다. 공식 아닌 이 공식만 기억해도 잘 해결되는 일이 많다. 동료교사처럼 그 날 따가운 내 모습을 관찰하고 화난 느낌을 반영해 준다. 그리고 기다리라고 요청한다. 만약에 “선생님답지 못하게 아이에게 큰 소리를 내셨어요?” 했다면 내 모습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고 동료에게 화살이 갔을지도 모른다.

아침부터 두 아이가 서로 쫓고 쫓는다. 가만히 지켜보았는데, 한 아이가 다른 아이를 교실에 들어오지 못하게 문고리를 잡고 막아선다. ‘문놀이 하지 말라고 했는데’ 힘으로 문을 잡고 당기면 다칠 수 있어 아이 둘을 불러 관찰 한 것을 말해준다.

“선생님이 보니까 계속 둘이 서로 뛰어가기도 하고 문을 잡고 안 열어 주기도 하고 선생님이 본 게 맞아요? 무슨 일 있어요?” 이야기를 들어보니 친구가 책에 낙서를 했단다. 또 그럴까봐 걱정된 마음에 계속 하지 않도록 쫓아다니고 있다. 친구가 쫓아다니니 재밌는 어린이는 “뿌뿌뿌~”소리 내며 아슬 아슬 놀이를 이어간다. 또 낙서를 할 것 같은 시늉도 낸다. 한 어린이에게는 전환이 필요했고, 한 어린이에게는 배려가 필요했다. 보이는 데로 “친구 교실 못 들어오게 문잡고 뭐하니!” 판단했다면 진짜 속뜻을 알아채지 못했을 거다. 이야기를 나누고 돌아서는데 다른 친구가 와서 울먹인다. “선생님 애들이 나한테만 하지 말라고 해요.” 공놀이를 하는데 친구들이 자기만 안 시켜준단다. 하루에도 몇 번이나 듣는 말이다. 옆에 있던 어린이가 거들어 말한다. “네. 제가 보니 안 시켜 주는 게 맞을 수도 있겠어요. 제가 나도 할래? 하니까 응 잠깐만 이렇게 말했는데. **이가 물어볼 때 대답도 안했어요. 기분 나빴을 것 같아요.” 관찰-느낌-요청 공식을 마음속에 새긴다.

6) 평화의 징

평화의 징을 한 번 울렸다. 겨울 놀이터에서 한 어린이가 가재를 죽인 일이었다. 생명에 대한 무게감도 있고 어린이들이 서로 평화의 영향력을 주고받기 위해 동그랗게 둘러앉았다.

“평화의 징은 평화가 지켜지지 않는 순간에 울려요. 이 것은 잘못을 따기지 위한 자리가 아니에요. 어떻게 해야 평화가 지켜질지 같이 배우는 자리에요.” 토킹 피스를 가진 사람만 이야기하기로 했다. 어린이들이 차례대로 있었던 일, 자신이 본 것, 들은 것을 말했다.

“가재가 가엽고 슬펐어.” “죽은 가재를 묻어주었어요.”느낌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을지 이야기 나눈다. “생명을 죽이면 칠보산 어린이가 안 돼, 조심해줘.” “학교에서는 생명을 사랑하는 건데 다음부터는 하지 말자.” 어린이들이 전해 준 평화의 말을 글로 적도록 하고 마무리 했다.

평화의 징을 울린 후 몇 차례 갈등 상황이 있었을 때 우선 함께 동그랗게 둘러앉아 이야기 나눠 해결했다. 잘못을 솔직하게 말하는 것, 잘못 인 줄 알았던 오해된 상황을 바로 잡는 것, 친구의 마음이 되어 살피는 문화가 스며들고 있다.

7) 반모임과 면담

2학기 동안 총 3번의 반모임을 갖고 마지막 반모임을 앞두고 있다. 전체로 여는 마무리잔치가 어려워 12월 반모임은 “1학년 마무리 잔치”로 계획했다.

학기 초에 간식, 반모임 공간준비, 마치고 학교 정돈, 모임 후기를 남기는 역할을 정해 둔 것은 잘 된 문화인 것 같다. 또 공식적인 반모임만 아니라 ‘아빠 어디가’ 학교 분과나 민들레, 코로나19 상황이 많이 호전 되었을 때 재빠르게 1학년 토요일 모임을 펼친 것도 좋은 문화다.

자주 만나는 만큼 자주 이야기 나누고, 가까이에서 함께 본다. 내 아이만이 아닌 우리의 아이를 마을에서 함께 키우자는 약속이 더 가까워진다. 나는 부모이기도 하고 교사이기도 하니 이런 문화를 만들어 주신 선배 부모님께 참 감사하다.

담임이 바뀌고 교육과정 조정, 배운 교과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달하다 보니 정작 반모임에서 부모님들의 소통을 충분히 마련하지 못했던 점이 아쉽다. 또 가정마다 면담을 통해 더 깊이 나누지 못했던 점도 아쉽다. 남은 시간 동안 전화 면담으로 소통해야겠다.

 

 2. 교과목 돌아보기

1) 말과글

귀담아듣고 정성껏 말하기

1-3학년이 함께 어울려 수업을 할 때다. “3학년.” 하고 부르니 형들이 갑자기 함께 목소리 모아 “귀담아 듣자”고 말한다. “바다반~” 하고 어린이들을 불렀을 때 갑자기 “산호초”하고 답했을 때처럼 깜짝 놀랐다. (우연히 얘들아. 1학년 어린이들. 바다반~ 하고 불렀을 때... 달아 샘과 정했던 말을 몸이 기억한 어린이들이 한 목소리 모아 외쳤었다. 9월 중반을 넘어서야 알았다.)

말하기보다 듣기를 앞세운다. 매일 아침 열기 시간, 하루 닫기 시간에는 거리를 두어도 동그랗게 모여 앉는다. 동그랗게 앉으면 서로의 이야기를 더 잘 바라보고 깊이 들을 수 있다. 동그란 원안에 우리는 누구라도 이야기를 듣고 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뜻이다. 함께 이야기 할 때는 손을 들고 말한다. 친구가 손을 들면 모든 어린이들은 그 친구를 바라본다. 그리고 나를 바라보는 듣는 이를 위해 정성 담아 말한다.

어린이들은 먼저 내 이야기를 하는데 주저함이 없다. 친구 이야기가 끝나기도 전에 나도 알아, “나는 말이야.” 내 말이 앞선다. 친구가 이야기를 하고 있어도 다음엔 내 차례라고 손을 내리지 않는다. 먼저 할 말을 생각하기도 전에 손부터 들고 그 때 생각하는 어린이도 있다. 선생은 눈을 찡끗하며 지금은 네 차례가 아니라고 온갖 신호를 보낸다. 그리고 말로 일러줄 때도 있다.

당연하다. 세상이 신비롭고 알 것이 많으니 내가 알게 된 것을 친구와 선생님에게 빨리 말하고 싶다. 들은 이야기보다 머릿속에 피어오르는 이야기가 더 많다. 하지만 어떤 이야기도 한 방향으로만 흐르지 않는다. 말하기보다 듣기를 더 앞서는 것은 어른도 어렵다. 어렵지만 시간 들여 ‘말과글’ 시간에 익혀야 할 일이다. 선생도 부모도 잊지 않는다. 말보다 듣는 것이 앞서는 것을...

아름다운 이야기 만나기

타고난 이야기꾼 달아 선생님과 이야기를 자주 만났었다. 그 덕분인지 책을 읽어주는 것보다 이야기에 더 폭 빠져 든다. “저기 칠보산에... 예전에 우리 학교를 다녔던 형님 중에...”

이야기를 시작하면 눈을 반짝이며 듣는다. 다 듣고 나서 “선생님 거짓말이죠!” 하면서도 믿는 눈치다. 1학기에는 <고구마구마> <아이스크림걸음> 같은 말놀이와 연결 지을 수 있는 그림책을 읽었는데, 2학기에는 학교, 한글, 수, 기후 변화 등 주제를 담은 그림책을 읽었다. 1학기 때 읽었던 책과 새롭게 함께 읽은 책을 15권정도 모아서 매 주 한 권씩 집에 가져가 함께 읽기를 했다. 뒷장에 자기 이름을 적어온다. 같은 책이지만 누가 읽었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내가 좋아하는 친구와 같은 책을 읽었다고 기뻐한다. 11월 지나고 확인하니 어린이들은 <수상한 우리반> <네모네모 체육시간> <안녕,폴> 그림책을 제일 좋아했다.

드디어 소리 내어 함께 읽기가 시작되었다. 칠보 숲 가을이 익어갈 쯤 <나무의 아기들>을 함께 읽었다. 학교 둘레와 칠보 숲에서 나무의 아기들을 발견하는 재미가 컷 던 책이다. 요즘은 <노란양동이>를 읽고 있다. 이제 막 한글을 익힌 어린이들과 읽는 속도 차이가 있지만 서로 호흡 맞춰 한 글자 한 글자 함께 소리 내어 읽는다. 내가 아는 글자가 많아지는 것만큼이나 아기 여우에게 폭 빠져들고 있다.

자연스레 한글 익히기

이미 한글을 알고 온 어린이도 있지만, 아직 익히지 않았다고 여기고 수업을 이끌었다. 1학기에 홀소리를 배웠고 2학기에는 발음기관을 닮은 닿소리를 배웠다. 소리로 익힌 글자를 한글공책에 4색 크레용으로 선 긋고 그리며 썼는데 10월부터 연필을 쥐고 글씨를 썼다. 연필로 쓰고 싶은 마음을 참고 오랫동안 기다린 만큼 쓰기에 대한 마음과 성취가 높았다. (가정에서는 이미 연필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선물 받은 점보연필은 모두 소중히 다룬다. 말과글 수업 끝나면 연필이나 지우개 한 두 개쯤 교실 바닥에서 뒹굴뒹굴 했는데 올 해 바다반 어린이들은 필통에 연필 한 자루, 지우개 하나 씩 담고 있으니 모두들 참 소중히 다룬다. 차고 넘치는 세상에 모자라게 주었을 때 더 귀 한 것을 느낀다. 기본 홀소리와 닿소리를 다 익히고 한 번씩 쓴 후에는 닿소리 담은 시를 작은책으로 만들어 나눠주고 가정에서도 함께 읽도록 했다. 수업 틈틈이 기억해서 외웠다. 입안에서 홀소리와 닿소리가 닿아 만들어내는 시의 재미에 푹 빠져 모든 시를 다 외운 어린이도 있다. 아직 완전히 한글을 익히지 못한 어린이도 함께 소리 내어 읽는데 어려움 없다. 어느 선생님이 지은 시인지... 아이들이 한글의 아름다움을 잘 느낄 수 있도록 참 잘 만든 시다.

백일장을 준비하며 일 주일동안 어린이들이 보고 듣고 냄새 맡고 느낀 것을 한 줄씩 보태 공통의 시를 적었다. ‘영원한 친구’에 실린 형님들이 쓴 시도 들려주었다. 그 때의 감흥을 붙잡아 두는 시는 낮은 학년일 때 더 발휘되는 것 같다.

“선생님 겨울 되면 우리는 옷을 더 입는데, 나무는 왜 옷을 벗을까요?” 한 마디 한 마디 말이 시다.

이미 한글을 익혔음에도 학교에 온전히 온 시간부터 지금까지 알은체 하지 않고 잘 귀담아 준 어린이들도 고맙다. 그래서 조금씩 일기와 겪은 일 쓰기를 개인 속도에 맞춰 하고 있다. 글감을 정해주거나, 쓴 글을 바탕으로 좀 더 생각을 보태 고쳐 쓰기를 하도록 한다. 소리 나는 대로 적은 글을 바르게 쓰도록 알려주고, 글자가 너무 작거나 큰 어린이는 칸 공책에 다시 쓰도록 하고 있다.

2) 생활수

1학년 어린이들이 익히길 바라는 생활수목표

100까지의 수를 알고 간단한 덧셈과 뺄셈을 할 수 있다. (수와 연산)

덧셈과 뺄셈을 여러 가지 방법으로 풀 수 있다. (수와 연산)

기본적인 평면도형의 모양에 대한 감각을 익힌다. (도형)

간단한 시각을 읽을 수 있다. (시각)

일상에서 쓰는 비교와 단위를 안다. (측정)

이야기로 수를 만나고 조작활동과 놀이로 수업을 이끌었다. 개념을 익히는 활동은 모둠으로 하고 수업을 마칠 때 “문제를 풀어라!” 퀴즈에 도전한다. 마지막 문제 풀이는 교사에게 한 명씩 설명하도록 해, 그 날 배운 것을 이해했는지 바로 확인했다. 이해 한 수준에 맞춰 개인별로 설명했다. 시간표를 조정해서 매일 잠깐이라도 수를 다뤘다. 조작활동을 하지 않는 날은 <3,6,9> <아이스크림 폭탄놀이> <수 수수께끼>등 함께 하는 놀이로 잠깐이라도 수와 만났다.

수를 세고 쓰는 것 셈하는 것과 수학적 생각이 다른 배움의 바탕이 된다. 하지만 반복해서 문제를 풀거나 활동지를 제공하지는 않았다. 1학년 시기에 익혀야 할 개념은 문제집보다는 생활 속에서 익혀야 한다는 까닭이다. 반복된 계산과 풀이를 통해 수 개념을 다져야 할 시기가 오면 그 땐 부교재를 선택할 수 있겠다. 아직 개별차이가 있고 수식이 낯선 어린이가 많다. 개인 속도에 따라 숙제를 주기도 하는데 생활 속에서 연결 지어야 하니 풀이는 부모님 도움을 받아야 할 때가 있다. 아래 활동을 보고 부모님도 가정에서 놀이로 반복해 주셨으면 한다.

말과글 생활수 시간 활동은 아래와 같다.

<표1> 9-11월 1학년 말과글, 수활동
말과글 생활수
9월 -닿소리 읽고 바르게 쓰기

-닿소리 담은 시 듣고 말하기

-알림장쓰기 시작

-연필 바르게 쥐기
-어림수 세기 (수를 세는 방법 모둠 활동)

-숫자쓰기 1-9 (숫자 카드놀이)

-10씩 묶음세기, 숫자 10쓰기
10월 -날을 나타내는 말 :하루 이틀 사흘...여드레 아흐레

-낱말기둥늘리기 :몸이 들어가는 말 넣어서 문장만들기, 맛이 들어가는 말 넣어서 문장만들기

-연필 쥐고 바르게 쓰기

가 갸 거 겨...
-10이 되는 짝꿍수 알기

-가위바위보 10만들기-85만들기-100만들기

(가위바위보 해서 바둑돌 가져가기 모둠활동)

-더하는 것을 식으로 나타내고 말하기

-숫자쓰기 : 11-50

-차례로 수세기, 아이스크림 폭탄놀이
11월 -겹닿소리 몸으로 표현하기

-읽기 : <나무의 아기들>

<노란양동이>

소리내어 읽고 아기여우의

마음 표현하기

-쓰기 : 시 쓰기,

경험한 것 쓰기 (학교살이,일기)
-가르기와 모으기

컵 속에 담긴 바둑돌이 10이 되려면?

컵 속에 담긴 바둑돌을 갈라 덧셈식 쓰기

-10이하 바둑돌 덧셈

-시계 1초에 할 수 있는 일? 1분에?

짧은바늘 파랑 긴 바늘 빨강 시각읽기

정각과 30분 하루 일과 시계읽기, 시계빙고

-문제를 풀어라 (문장제 문제)

-몸검사에서 찾은 높이, 길이, 무게

-우리교실의 넓이는? 발로 재기

-주변에서 모양 찾기 도형이름 알기

-색종이로 삼각형 사각형 오리기, 도형 찾기
3) 텃밭살림
운이 좋은 건가? 나쁜 건가? 봄에도 큰 힘을 써 밭을 일구고 땅을 가꿔야 할 시기에 코로나19로 다른 이의 손을 빌렸다. 2학기도 높은 학년이 일궈놓은 밭에 씨를 뿌리는 일부터 참여했다. 징검다리 등교 기간에 이뤄져 아욱 씨와 배추모종을 직접 뿌리고 심은 어린이도 있고 이후에 함께 한 어린이도 있다. 텃밭살림의 가장 중요한 일은 자연의 시간표를 자연스레 몸에 익히는 일인데, 올 해는 그런 면에서 중간 중간 텃밭을 만나지 못한 시간이 있었지만 앞으로 천천히, 스미듯 채워나가리라 믿는다.

꼭 텃밭살림 시간이 아니어도 자주 텃밭을 들여다보며 가꾸는 일은 열심히 했다. 배추 모종이 땅에 뿌리내릴 때까지 부지런히 물주고 잡초 뽑는 때, 1학년 어린이들이 손을 많이 보탰다. 학기 후반에는 몇몇 어린이들이 씨앗에 관심이 높아져 텃밭 곳곳에서 대단한 발견을 해내며 씨앗을 찾았다. 해님 텃밭의 작두콩을 호시탐탐 노렸는데? 내년에 2학년 작물로 콩을 꼭 심어야 할 것 같다. 김장 축제날에는 직접 심고 가꾼 배추와 무로 김치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열심히 날랐다.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으로 김장축제를 해야 하나 잠시 고민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자!” 선택은 잘 한 일 같다.

한 어린이가 이제 배추 다 뽑았으니 텃밭살림 안 해요? 한다. 가을걷이가 끝난 텃밭도 가서 살폈다. 텃밭에서는 작물만 키우지 않는다. 닭도 토끼도 묵묵히 텃밭을 지키는 자작나무 선생님도 만난다. 자주 만나고 싶고 만나면 반갑다.

아쉬운 점은 텃밭 살림 후 꼼꼼하게 기록을 남기지 못했던 점이다. 일하며 힘들었던 일, 작물과 만난 일을 그리고 시도 쓰며 표현해야 하는데 일 마치면 날아가려는 어린이들 마음을 아는지라 놀이시간을 충분히 주었다. 그 덕에 어린이들의 말과 시가 다 날아간 것 같다.

4) 생활미술

미술은 생활을 담은 활동으로, 이면지 공책으로 알림장 만들기, 내가 쓸 책상 사포질하고 이름쓰기, 빈 페트병으로 물 조리개 만들기를 했다. 생활 속에서 만난 활동으로는 텃밭에서 본 것 그리기, 은행나무 관찰하고 그리기, 가을 나뭇잎 주워 자세히 보고 그리기를 했다. 같은 것을 바라봐도 어린이들 마다 다 다른 자기 빛깔과 형태로 담아내는 일이 신비롭다.

11월에는 한 달 간 습식수채화를 했는데, 물과 빛과 색이 만나니 어린이들이 즐거워했다. 필요한 도구가 많은 활동이라 두 모둠씩 나눠서 진행했는데 기다리는 어린이들은 자연스레 자유놀이시간도 되고, 기다리며 하고 싶은 마음이 높아져 모두들 열심히 했다. 한 명 한 명 준비하고 정리하는 과정까지 소중히 다룰 수 있었다.

형태그리기는 매주 목요일에 시간 정해했다. 아침 열기시간에 운동장이나 뒷마당에 나가 활동 후 움직임을 바탕으로 한 형태 그리기다. 예를 들면 달팽이 놀이 후 안에서 시작하고 밖으로, 밖에서 시작해 안으로 뻗어나가는 나선 형태그리기, 삼각대를 두고 신나게 달린 후 지그재그선, 구부러진 선, 스프링 그리기 등 되도록 직선보다는 곡선의 형태를 많이 만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는 고개만 돌려도 직선이니... 부드럽고 굽은 선을 많이 찾아 그리도록 했다. 형태를 글로 표현하려니 어렵다. 어린이들 형태 그리기 공책으로 만나보면 무슨 뜻인지 알겠다. 하면 할수록 세상과 다른 교과와 연결된 바탕 활동임을 느끼는데, 아직 선생도 충분히 영글지 못한 활동이라 배움이 더 필요 하겠다.

5) 공동체놀이 & 1,3학년 어울림

공동체놀이는 시간표를 변경해 (목요일 2,3교시) 아라솔 선생님과 함께 했다. 간단한 규칙이 있는 몸 놀이, 체력검사, 때때마다 아이들이 제안하는 놀이를 했다. 소그룹활동을 마치고 교실로 돌아오면 아라솔 선생님과 힘차게 몸을 움직이고 볼이 빨개진 어린이들을 만났다.

1학년 어울림은 이야기로 장애에 대한 바른 정보를 배우고, 친구와 사이좋게 지내기 위한 태도를 익히는 것이라 일상에서 다뤘다. 평화로운 반문화를 만들기 위해 이뤄진 활동은 위의 <철학과 생활>글에서 상세히 다룬 내용을 연결 지어 읽어 주시길 바란다.

2학기 시간표 조정으로 1학년과 3학년이 어울림 수업을 함께 했다. 함께 놀며 코로나19로 못했던 학년통합 활동을 조금이나마 해소한 시간이었다. 3학년과 1학년 둘 씩 짝을 정해 <짝피구>로 어울림 수업을 열었다. 3학년은 1학년 짝을 보호해주고 1학년도 마찬가지다. 피구를 좋아하는 어린이도 있지만, 공을 던져서 누군가를 맞춘다는 행동이 큰 불편함으로 다가오는 어린이도 있다. 이기고 지는 것보단 놀이 안에서 우리학교의 피구 규칙을 알게 되길 바란다. 공을 던지는 기회를 공정하게 하기, 서로를 보호하기, 학년간의 힘의 균형을 맞추는 약속을 함께 살피고 필요하면 다시 정했다. 같은 목적으로 <짝 진놀이>, <짝 무궁화꽃이피었습니다>를 했다. 같은 짝과 활동은 2주씩 반복하고 활동 후 꼭 함께 돌아보기를 하며 생각을 나눴다.

짝의 구성은 교사가 미리 정했다. 학년은 다르지만 성향이 비슷한 어린이-다른 어린이-성별을 다르게-같게 활동마다 의도를 갖고 짝을 구성했다. 몸 놀이 뿐 아니라 전략 놀이를 좋아하는 어린이를 위해 마피아 게임과 비슷한 <방귀뀐 어린이를 찾아라> <우리학교 어린이 빙고> 같은 놀이도 하고 모둠으로 나눠 어린이들이 제안하는 놀이도 했다.

12월부터 3학년 어울림 수업으로 계획했으나 다루지 못했던 이야기를 나누려한다. 계획했던 그림책을 모둠으로 읽고 만나는 시간을 가질 것이다.

6) 학교밖학교 생태교실

날을 따로 정하지 않고 자목마을 둘레와 칠보산을 많이 다녔다. 학교 안 밀집도를 낮추고, 가정에서만 지냈던 어린들 상황을 고려하여 매일 밖으로 1시간 동안 나갔다. 다니는 곳마다 어린이들이 놀이터로 정하고 별명(도깨비놀이터, 개구리놀이터, 담이 빨래터, 칠보산할머니 놀이터, 겨울놀이터, 모험놀이터, 비밀놀이터)을 붙여 더 가까이 다가왔다. 생태교실은 2학년과 함께 이뤄졌다. 계절과 칠보산의 자연을 느낄 수 있는 활동이었다. 날 좋은 가을 날 3학년과 물향기 수목원도 함께 갔다.

1학년 학교밖학교 활동 중 한 가지는 어린이들이 안전하게 대중교통 이용하는 것을 배우는 일인데 아쉽다. 남은 시간 중 때를 잘 살펴 안전교육과 연결 지어 짝과 함께 걷는 것, 안전하게 버스 타고 내리는 것, 교통카드 사용하는 활동을 계획 중이다. 학교 앞을 지나는 ‘13-1’ 버스는 상대적으로 사람이 적으니 지금 상황을 고려해도 대중교통 이용하기를 시도해 볼만 하다. 학교 입구에서 타고 상촌 성당 앞에서 내려서 숲 놀이터에서 놀고 돌아올 때는 마을 길 따라 걸으려 한다.

7) 음악

내 목소리와 동무의 소리가 가장 아름다운 악기임을 믿는다. 소박하고 절기를 담은 노래를 정성껏 부른다. 동요반주나 기계음으로 음을 들려주지 않고 리코더와 선생의 목소리에 맞춰 노래한다.

마스크를 썼더라도 노래를 크게 부르는 것이 왠지 때와 맞지 않는 것 같아 망설였지만 1학년은 매 주 첫 날 아침열기 후 감각을 깨우는 ‘김희동 선생님’ 노래를 자주 불렀다. 텃밭 가는 길, 점심 먹기 전, 잠깐 이라도 고운 소리로 함께 노래했다. <가을이 오면, 가을바람, 은행나무 노랗게, 겨울나무, 아름다운 세상, 꽃피는 학교>를 노래했다. 예 년 1학년 음악 수업은 노래를 더 풍성하게 부르도록 리듬악기, 스카프, 막대 등 도구를 활용했었는데 수업시간을 정하지 않고 일과 중 틈틈이 노래하니 음악 요소를 느낄 수 있도록 돕는 활동을 적게 했던 것 같다. 남은 시간은 음악놀이 활동을 좀 더 구성하겠다. 어린이들 목소리가 곱고 정확한 음을 잘낸다.
전체 2

  • 2020-12-05 18:38
    해님선생님 감사합니다

  • 2020-12-07 01:54
    아이들 학교 생활이 마음 속에 그려집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