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9,10,11월-1&2학년 음악 교과 돌아보기

작성자
해님
작성일
2020-12-04 22:21
조회
1272
내 목소리와 동무의 소리가 가장 아름다운 악기임을 믿는다.

소박하고 절기를 담은 노래를 정성껏 부른다.

동요반주나 기계음으로 음을 들려주지 않고 리코더와 선생의 목소리에 맞춰 노래한다.

마스크를 썼더라도 노래를 크게 부르는 것이 왠지 때와 맞지 않는 것 같아 망설였지만 1학년은 매 주 첫 날 아침열기 후 감각을 깨우는 김희동 선생님 노래를 자주 불렀다.

텃밭 가는 길, 점심 먹기 전, 잠깐 이라도 고운 소리로 함께 노래했다.

<가을이 오면, 가을바람, 은행나무 노랗게, 겨울나무, 아름다운 세상, 꽃피는 학교>를 노래했다.

예 년 1학년 음악 수업은 노래를 더 풍성하게 부르도록 리듬악기, 스카프, 막대 등 도구를 활용했었는데 수업시간을 정하지 않고 일과 중 틈틈이 노래하니 음악 요소를 느낄 수 있도록 돕는 활동을 적게 했던 것 같다.

남은 시간은 음악놀이 활동을 좀 더 구성하겠다. 어린이들 목소리가 곱고 정확한 음을 잘 낸다.

2학년은 우리 정서를 담은 옛 노래로 구성했다.

이야기로 노래와 작곡가 노랫말을 소개한다.

우리나라가 일제 강점기 때에 빼앗긴 우리가락과 우리말을 어린이들에게 전하고자 밝고 희망적인 노래를 담았던 선생님들을 소개했다.

서글프기도 하고 지금은 잘 쓰지 않는 낱말이 노랫말에 담겨있지만 어린이들은 진지하게 듣고 부른다.

“노래 처음 불러봤는데 무슨 노랜 줄 알 것 같아요.”

처음 들어본 노래지만 절로 부를 수 있다는 어린이 이야기다.

우리 안에 공통된 정서가 담겨 있음을 어린이도 느낀다. 참 신비롭다.

그동안 <오빠생각, 반달, 내 마음, 고드름, 구두발자국>을 노래했고 <경복궁 타령, 군밤타령>을 감상했다.

노래 수업 열기는 매 시간 ‘노래이끔이’가 맡았다.

그간 배운 노래를 이끔이 따라 처음부터 마침까지 불렀다.

길어야 5분 남짓이지만 어린이들의 자발성이 발휘된다.

선생 따라 부르지 않고 자기들이 부르니 어떤 노래는 노랫말을 바꿔 부르고, 흥이 난다.

선생이 반복해서 부르자 했으면 지겨웠을 텐데, 친구 따라 부르니 점점 소리가 고와진다.

둘째 해 음악수업으로 만나 올 해는 감상과 악기연주로 음악요소를 더 느끼도록 수업을 구성했는데

악기부터 고민이다.

공통 악기인 멜로디언은 아무래도 어려울 듯해 리코더를 준비해주시도록 부탁드렸는데

모든 어린이가 잘 준비해 왔다.

매주 수요일 1교시 안 그래도 좁은 학교에 삐비빅 리코더 소리가 우렁차게(?) 울린다.

그 시간에는 마스크를 할 수 없으니 어찌할까 고민하다 3짝씩 4모둠으로 나눴다.

호읍이 힘 있고 빠른 모둠,

천천히 서로의 속도대로 연주하는 모둠,

악보 읽기를 배우고 싶어 하고 연주에 자신감 있는 모둠,

이미 오카리나 리코더를 잘 연주하는 친구가 이끌어 주고 따르는 모둠,

그리고 음악 재능은 뛰어나지만 아직 리코더 구멍 막기가 온전히 어려워 해님과 짝꿍 이뤄 친구들 살피는 어린이...

수업이 시작되면 이끔이가 배운 노래를 부른다.

이야기로 새노래를 만나고 2절 3절까지 노래한다.

함께 음계를 리코더로 맞춰 보고 모둠으로 학교 이곳 저곳으로 흩어져 정한 곡을 연주했다.

<젓가락행진곡 일부와 똑같아요, 기본음계>를 반복했다. 많은 음악을 연주하지 않고 반복해서 연습하니 드디어 어느 날 우리가 들어도 정말 고운 소리가 났다.

적극성이 넘치는 어린이들로 구성된 반이라 모둠을 나누고 그 날 꼭 해야 할 성취를 모둠 별로 일러 준 것이 코로나 시대에 음악 수업을 하는데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서로 달랐던 호읍, 서로 달랐던 속도가 한데 모아져 함께 만든 고운 소리가 주는 기쁨이 크다.

아쉬운 점은 서로 둥글게 앉아 노래도 하고 몸도 움직였는데 거리두기를 해야 하니 책상을 펴고 교사를 바라보고 앉아 노래하고 리코더를 연주했던 것이고,

노래 공책을 만들어 악보를 모든 어린이가 갖도록 했지만, 악보 읽기를 모든 어린이가 완성하지는 못했던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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