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3학년 폼나게반 5,6월 돌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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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22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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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3학년 폼나게 반 5.6월 돌아보기

 

5월20일 드디어 3학년이 모두 학교에 나왔다. 조심스럽게 학기를 열었다. 당연하게 여겼던 일상이 더 이상 당연하지 않을 수 있음을 날마다 느끼고, 예전으로 얼른 돌아갔으면 하고 간절히 바란다. 일상이 얼마나 소중하고 고마운 것이었는지 깨닫는다.

 

10일 정도 학기 준비로 쓰고 정규수업은 6월부터 시작했다. 코로나 예방 안전 수칙 준수 및 발열로 인한 결석 등을 고려하여 수업계획 수정이 필요했다. 코로나와 관련이 없는 교육활동에 더 집중하고, 코로나예방과 관련이 있는 수업은 전면 중단이다. 할 수 있는 교육활동분야에는 어느 때보다 집중할 수 있어 깊이가 있다. 다양하게 할 수는 없지만 할 수 있는 것에 깊이가 더해지는 것은 긍정적이고 의미 있다.

 

내 손으로 학기 준 비, 다함께 힘차게!!!

교실대청소, 책상보 만들기, 영어공책 만들기, 주제선택수업주제 정하기 등 할 일이 많다. 그리고 코로나 안전수칙관련 안전교육이 날마다 이루어진다. 특히 점심배식부터 밥 먹는 시간이 가장 중요하다. 접촉을 최소로 하고, 밥을 먹는 동안 이야기를 하지 않는데 초등아이들에게는 참 어렵다. 약속하고 지키려는 노력을 날마다 기울인다. 이 닦기는 집에서 꼼꼼히 하는 것으로 한다.

 

반장단 선거

학사일정 중에 전체로 모이는 활동은 1학기 동안 하지 않기로 한다. 아쉽게도 1학기 회장단 선거를 치를 수 없다. 자치회의는 어렵지만 선거는 아이들의 흥미가 매우 높다. 선거가 이루어지는 전 과정에 관심이 높고 이때 배움 또한 크다. 특히 투표와 개표 인기는 절정이다. 그런 아쉬움을 담아 반장단 선거에 무게를 실어 본다. 형식과 절차가 겉으로 더 드러나게, 진지하게 이끌었다.

먼저 그간 했던 반장단 역할 중에 이어갈 것과 중단할 것을 점검하여 반장단 역할을 재정리했다. 별거 아닌 것 같은데 아래 역할들이 아이들에게 무척 중요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 회의진행 관련: 반장은 회의진행, 부반장은 칠판기록, 공책서기는 공책기록

․ 검사담당 관련: 반장은 청소검사, 부반장은 식판검사, 코로나19 상황으로 이검사는 뺌.

공책서기는 밥 먹고 난 후 책상검사, 검사할 때 공정하게 하기,

엉터리 불공정 역할을 할 때 반장단 자격을 잃음.

* 공정의 뜻: 어느 한쪽으로 치우침이 없이 공평하고 올바름.

․ 인사담당 관련: 오전은 부반장이, 오후는 반장이, 학사일정처럼 특별한 날은 공책서기가.

․ 임기는 두 달 정도 5/21~ 7/31

 

11명 중에서 10명이 후보 등록을 하였다. 적극적인 참여 분위기가 학기를 여는데 좋은 기운을 일으킨다.

 

성교육

우리의 몸을 잘 알고 소중하게 다루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을 하며, 내 몸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몸을 소중하게 여기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 나누었다. 남자와 여자의 몸 그림을 보자마자 아이들은 눈을 가리며 소리를 지른다. 그걸 왜 보여주는 거냐며 교사에게 핀잔도 준다. 부끄러워하지 말고 제대로 알아야 잘 지킬 수 있다고 당부하며 여자와 남자를 나누어 질문을 받아 보았다. 질문할 것을 미리 생각해오기로 전날 알림장에 나갔다. 나누어서 진행했는데 신기하게도 공통질문이 많았다. 몸의 변화와 사춘기라는 용어에 관심이 많았다. 사춘기를 안 겪는 사람도 있는지, 사춘기는 병인지, 몸이 왜 변하는지, 왜 사춘기라고 부르는지, 변성기가 뭔지, 남자는 왜 생리를 안 하는지 등의 질문을 받았고 답을 하였다. 답하면서 일상으로 자주 이런 시간을 가져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의 몸이 변하면 의복도 그에 맞게 입을 수 있도록 부모님들이 살펴주시면 좋겠다.

 

관계

여자 아이들끼리는 서로 건강한 관계망이 형성되어 있다. 혼자든 서넛이든 놀이나 학습에서 성숙한 관계망대로 움직이고 있다. 이것이 앞으로 쭉 유지될 수도, 변화될 수도 있겠지만 현재로는 좋다는 판단이 든다. 이 말은 잘하거나 문제가 없다는 뜻이 아니라 크고 작은 갈등이 올라왔을 때 겪어 내는 힘이 느껴진다는 뜻이다.

남자 아이들끼리는 관심이나 놀이에 따라 자유롭게 어울린다. 그 자유분방함이 불안하게 보일 때도 있는데, 개별의 특성을 인정해 주는 것, 차이를 인정하는 것이 잘 어울려 놀게 하는 것보다 중요해 보인다. 생활이나 학습에서 무조건 서로 끌리는 아이, 아주 느슨한 협력관계를 유지하는 아이, 자신의 욕구대로 혼자서 움직이는 아이 등의 유형이 하나로 고정되어 있지 않고 날마다 변화하고 있다.

 

 

말과글

 

그림책 <<우리말을 담는 그릇 한글>> 수업은 돌봄 기간 필사숙제와 연결하여 진행했다. 필사하면서 내용에 대한 이해가 어느 정도 된 듯하다. 필사가 흥미로운 활동거리는 아니었을 것이다. 직접 써보니 분량이 가볍지 만은 않았다. 힘든 기억만 남게 된 건 아닌지 잠깐 마음이 쓰였는데 “힘들었지만 뿌듯했다”는 00이의 말에 걱정을 내려놓고 다시 힘차게 수업을 준비했다. 3학년은 그런 때인가 보다.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고 조금 더 힘을 내서 의미 있는 결과물에 도달하고, 스스로 뿌듯함을 느끼는 나이. 아이들이 근사하게 변해간다. 소리 내어 읽기, 퀴즈풀기, 띄어쓰기, 맞춤법을 공부하고 한글의 소중함을 담은 엽서그림으로 마무리한다.

 

동화책 <내가 이상합네까?>는 가상 통일을 소재로 한 이산가족 이야기다. ‘한국전쟁’, ‘이산가족’, ‘통일’과 같은 말은 우리 아이들에게 무척 생소한 말이지만 따지고 보면 그리 오래된 일도 아니다. 전쟁의 비극과 이산가족의 아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관심을 우리 가족으로 돌려본다. 아빠나 엄마, 할아버지나 할머니를 소재로 가족 이야기를 끄집어내니 할 말이 많아진다. ‘엄마와 아빠는 어떻게 만나 결혼했을까?’, ‘우리 가족의 버릇’, ‘우리 가족의 좋은 습관과 나쁜 습관’을 알아오고 발표했는데 반응이 좋았다. 어떤 가족의 습관이나 버릇이 큰 웃음을 줘서 모두가 깔깔 웃었다. 우리 가족뿐만 아니라 우리 반 친구들 가족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쑥 올라가서 친근한 느낌이 들었다. 이야기가 풍성해지니 글로 쓸 것이 많아진다. 충분히 말하고 글에 담아 정리한다. 소리 내어 읽기, 내용 간추리기, 퀴즈풀기, 띄어쓰기, 맞춤법 공부, 칸 공책 쓰기, 낱말 넣기, 북한말 퀴즈와 빙고 등을 했다. 한국전쟁이야기 부교재로 그림책<1950년 여덟 살 원섭이>를 썼다. 읽어 주기에 적당한 글밥과 그 시절 문화가 잘 담긴 그림이 함께 보기 좋았다.

 



 

곱셈 수업으로 시작했다. 구구단을 어느 정도 익혔는지 개별 점검을 했는데 처음에는 개인차가 크게 나더니 복습을 하면서 차이가 점점 좁혀졌다. 3학년이 되니 학습속도가 좋고 이해하는 힘이 커졌다. 잘하고 있다며 아이들을 칭찬한다. 스케치북에 구구단을 쭉 쓰는데 1단계는 16단까지 쓴다. 외운데 까지 쓰고 외우지 못한 부분부터 거듭하여 곱셈을 하는데 원리를 덜 깨우친 경우 복습의 시간이 된다. 활동을 일찍 마치면 개별로 구구단 쓰기를 이어한다.

어림하여 분할하거나 정확한 길이를 측정하는 일, 자를 대고 직선을 긋는 일 등이 매우 서툴고, 대강하는 버릇이 몸에 배어 있다. 사소한 것이라도 제대로 정성들이는 분위기를 만들고 그랬을 때 결과물의 변화를 피드백 하고 있다. 점점 기능이 좋아지고 있는데 습관이 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가로, 세로, 대각선의 의미를 알고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게 되었다. 등분, 어림, 분수 등의 용어를 이해하고 학습에 필요한 기본 도구를 쓰임새에 맞게 쓰는 연습을 한다. 똑같이 나누어 선긋기(분할)는 생활미술시간과 연계하여 더 연습하는 편이다. 자 대고 선을 긋는 활동과 자 없이 균형을 잡아가며 선을 긋는 활동은 서로 반대 영역에 있지만 두 가지 모두 지금 필요한 활동이다. 두 가지 활동을 규칙적으로 반복하며 균형을 잡아간다. 수학적인 학습효과와 명상의 측면 모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기능이 올라갈수록 차분해지고 정돈되어간다.

 

그림책 <곱셈마법에 걸린 나라>를 읽어주며 그림책에 나오는 곱셈 이야기를 식으로 표현한다. 흥미가 높았다. 수업을 마치면 책을 가져가서 읽기도 한다. 그림책이나 이야기에 대한 아이들 반응이 좋아서 전달하려는 내용을 담아 이야기를 지어내어 집중을 유도한다. 구구단을 욀 수 있는 것과 묶음이나 배수의 의미를 이해하는 것은 다른가 보다. 모르는 아이들이 많아 같은 의미임을 자꾸 연결지어 줘야한다. 그림책을 끝까지 읽고 나서 정리해 본다. ① 곱하면 많아져요 ② 자연수를 곱하면 많아지고, 분수(진분수)를 곱하면 적어져요 ③ 0을 곱하면 모두 사라져요(숫자로 표현하면 0이예요.)그림책 수업에 아이들은 대체로 관심이 많았고 단순한 이야기에 몰입하며 곱셈과 분수와 친해지게 되었다.

 

그림책 이야기로 분수를 맛본 뒤 본격적으로 분수 수업을 시작했다. 여러 가지 수의 종류들 중에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수 1,2,3,4,… 이런 수들의 이름이‘자연수’라는 것, 코로나19 때문에 날마다 체온을 측정할 때 쓰는 수 36.5, 36.3 등은 ‘소수’라는 것 그리고 그림책에 나오는 말 ‘벽돌 곱하기 ⅓’에서 ‘⅓’은 분수라고 부른다고. 많이 쓰이고 있는 자연수는 쉽게 알았지만 분수나 소수는 알아 가는데 걸리는 시간이 아이들 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다. 그런데 소수나 분수 또한 일상에서 꽤 많이 쓰인다. 잘 알지 못해도 습관적으로 쓰는 수학적 의미를 일깨워 학습과 연결지어 준다. 수업 안에서 해결되지 못한 것은 다시 개별지도로 넘어간다. 분수수업에 대한 이해가 좋은 편이라 도입으로만 그치지 않고 2학기 진도를 조금 당겨 방학 전까지 분수 집중 공부를 하기로 한다.

 

 

옷살림

 

돌봄 기간 동안 책상보를 만들면서 이미 바느질 수업이 시작되었다. 시작과 끝맺음의 차가 커서 여러 가지 결과물을 각자 다르게 얻게 되었으며 그 과정에서 홈질, 감침질, 박음질을 자연스럽게 익혔다. 결과물로는 책상보, 바늘꽂이(시침핀 꽂이), 배게, 인형, 인형 옷 등이 있다. 진도는 다르지만 함께 열심히 바느질을 한다. 결과물에 만족과 재미를 느끼는 분위기가 전체로 흘러 바느질을 어려워하던 친구에게 더 열심히 할 수 있게 동기 부여가 되었다. 힘들고 흥미가 덜할 때 큰 도움이 되었다.

5월 말에 그림책 <<아씨방 일곱 동무>>를 읽어 주었다. 이야기 속 바느질 도구들을 알고 우리가 주로 쓰게 될 도구를 살펴보았다. 도구를 대하는 자세와 관리 약속을 하며 이야기를 마친다. 그림책 속 조선시대 바느질 문화, 의복에 대한 이야기도 나눌 수 있었다.

 

학년회의

 

다른 학년들이 하는 색다른 활동에 관심이 많다. 그걸 다하자고 하지는 않는데 몇 개는 꼭 하고 싶은 마음을 표현한다. 그러면 의논해서 결정하도록 안건으로 내보자고 제안한다. 스스로 고민하고 함께 결정한 뒤 우리의 결론이 우리 삶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 경험하는 일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아이들은 스스로 결정할 수 있음에 매력을 느끼고, 함께 의견을 맞추는데 지루함을 느낀다. 내 의견이 존중되길 바라면서 다른 이의 의견에 공감하기 어렵다. 말하고 보니 어른들도 똑같다. 어른이나 아이나 모두에게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아이들의 어려움과 미숙하고 서투름이 충분히 이해된다. 공감하고 격려하며 과정을 잘 겪어내도록 적당한 의논거리를 자꾸 던져 주자. 과정이 생략되지 않게 살피자.
여러 안건들 반이름 정하기

일기쓰기(토론)

공동체 놀이 정하기

좋아하는 사탕과 싫어하는 사탕

콩까지 뽑기 및 약속

이면지 쓰는 규칙

작은 칠판 쓰는 규칙

청소구역 바꾸기

금요일에 도시락 싸서 나들이
 

반이름 정하기는 두 차시에 걸쳐 의논을 했다. 끝내자, 구구단, 책상, 3학년 1반, 이름 없는 반, 반장 좋아 반, 카카오 반, 남자VS여자 반, 남자 물러가라 반 등 가볍게 생각나는 대로 제안하는 재미로 의견을 내고, 고민 없이 다수결로 하자는 분위기로 회의가 흘렀다. 1년 동안 불릴 우리들의 소중한 반 이름을 제대로 지어보자고 부탁하여 다시 회의하여 “폼나게 반”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일기쓰기 관련 토론이 3차시까지 진행되었다. 아마도 1학년 때부터 약속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꾸준히 써오던 것치고 글맛이 없다. 글 쓰는 아이들의 흥미도 떨어져 보인다. 여럿 가운데 몇 명은 잘하고 있어 보이는데 전체로는 덜 좋아 토론을 제안했다. 여러 의견이 나왔다.

일기를 쓰면 뿌듯하고 재밌다./ 힘드니까 줄이면 좋겠다./ 재미없으니까 안 써도 된다.

쓰고 싶으면 쓰고 안 쓰고 싶으면 쓰지 말자./ 날마다 쓸 때 힘들고 피곤하다.

일기를 쓰고 보면 재밌다./ 지루하다./ 자유롭게 쓰자./ 꼭 필요한 것 같지 않다.

써야 되기도 한 것 같고, 안 써도 되는 것 같다./ 꼭 필요하지 않아도 많이 쓰면 힘들다.

 

쓰기는 쓰되 줄이면 더 잘 쓰지 않을까 하는 방향으로 이야기가 흘렀고 일주일에 한 번 쓰자는 결론을 냈다. 고민이 되었다. 아이들의 의견을 그대로 수용할지, 정성들여 더 잘 써보자고 이끌어야 할지. 당분간 아이들의 결론대로 진행하고 회의결과를 어떻게 책임지는지 과정을 살펴보기로 했다.

 

 

생활미술

 

수 수업과 연계하여 먼저 선으로 생활미술을 만난다. 굵은 크레용으로 스케치북에 가로선과 세로선을 반복해서 긋는다. 자 없이 오직 몸의 균형감만으로 선을 그어 나간다. 이때 천천히 호흡에 따라 긋는 것이 중요하다. 내 호흡과 몸의 균형이 만나면 곧은 선이 일정한 간격으로 그어지는데 매우 아름답다. 한 번에 되는 것은 아니고, 잘 되다가도 어떤 날에는 덜 될 수도 있다. 몇 차례 시간을 써서 정성껏 선을 긋는다. 가로선과 세로선을 충분히 그리고 나면 형태 그리기로 넘어간다. 2학기에도 이어서 하는 활동이다.

오방색에 대해 알아본다. 오방색의 의미, 방위와 계절, 사방신 등을 이야기로 풀어 이해를 돕고 난 뒤 색을 만난다. 색이 주는 느낌을 충분히 느껴보고 아이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그리고 사방신 부채 만들기와 장명루 팔찌, 매듭 팔찌 만들기를 했다. 오방색이 모두 들어가게 하는 것이 미션이다. 만들어진 부채를 학교에 놓고 쓰니 좋았다. 학년회의 때 휴대용 선풍기를 갖고 오자는 의견이 있었는데 사방신 부채를 쓰는 걸로 정리되었다. 장명루 팔찌는 남자 아이들에게, 매듭 팔찌는 여자 아이들에게 인기가 좋아 유행이 되었다. 만드는 방법이 간단하고 손끝을 끊임없이 움직이는 활동이 아이들에게 알맞아 보였다.

 

학교밖학교와 생태교실

 

5월22일 칠보산 탐험

학교 뒷길로 올라가서 정상 --> 제2정자 --> 용화사 -->학교로 내려옴.

처음으로 반 아이들 모두와 칠보산 탐험에 나섰다. 가벼운 마음으로 길을 나섰는데 등산이 힘든 친구들도 있다. 속도를 조절하며 가는데 갈수록 앞선 아이들과 차가 벌어졌다. 칠보산을 더 자주 올라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등산객들과 마주치면 아이들이 마스크를 잘 쓰고 있는지 더욱 신경이 쓰인다. 인사를 해야 하는지, 말없이 지나쳐야 하는지 이런 상황들이 낯설기만 하다. 제 2정자에서 내려오는 길엔 속도가 얼추 맞다. 내려오는 길을 크게 어려워하지 않아 다행이다.

 

5월29일 도깨비 놀이터 - 나만의 상상 놀이터 스케치

6월5일 도깨비 놀이터 - 자연물로 만드는 상상 놀이터

상상을 이미지화 하는 것이 어려운 아이가 있는가 하면 거침없이 생각을 뻗어 나가는 어린이도 있다. 아이마다 쉽고 어려운 것, 잘하고 재밌는 것이 다르다. 분야마다 잘하는 것 한 가지 씩은 있어 잘하고 못하고를 비교할 수도 없다. 교사는 장점을 발견하고 크게 격려하는 문화를 만들어 간다.

도깨비 놀이터에서는 노는 즐거움이 크고, 교육활동이나 작업에 몰두하기 쉽지 않은 듯 했다. 재미있게 놀기 위해 더 열심히 집중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과 달리 온통 놀고 싶은 생각만 자극한 결과가 되었다. 한편 주제가 구체적이지 않아서 몰입하는데 어려웠을 수도 있겠다. 끄집어 낼 수 있는 만큼 이끌어보고 나머지 시간은 신나게 놀았다. 수업주제나 장소 선정, 수업 진행에 대한 밑그림이 더 필요했다는 판단이 든다.

 

6월12일 자전거안전주간/ 책읽기

6월19일 자전거면허시험/ 주제 글쓰기

자전거 면허시험을 앞두고 안전교육이 포함된 시험 준비를 했다. 2학기에 시험 볼 계획이 있는 몇 몇을 제외하고 대부분 1학기에 신청을 해서 필기시험을 다 같이 보도록 했다. 자료를 읽고 교사가 내는 퀴즈나 모둠이 내는 퀴즈를 맞힌다. 어떤 문장은 쓰기 숙제로 써 온다. 퀴즈에 흥미가 높아 예상보다 문제 맞추기 시간을 더 만들었다. 즐거운 분위기로 흘러 자전거안전교육효과가 배가 되었다. 시험을 미루던 아이에게 충분한 동기를 불어넣는다. 필기시험에 모두 합격하여 축제 분위기가 되었다. 실기시험 또한 신청한 아이들이 모두 통과되어 열심히 자전거를 타는 분위기를 만들어간다. 방학동안 연습이 된다면 2학기에는 함께 자전거를 타 봐도 좋겠다.

 

6월26일 북한말 퀴즈 대회, 책읽기, 발표

퀴즈를 좋아하는 아이들을 위해 대회를 크게 열었다. 미리 공부해 오도록 알림장에 쓰지만 잠깐씩 스쳐 지나가듯 들은 낱말 또한 잘 기억한다. 퀴즈를 풀수록 순간 암기력이 쑥 올라가는 것 같다. 욕심이 날 때 좀 더 끌고 나가 보는데 공부할 몸이 되어가는 게 눈에 보인다.

말과글 수업과 연계하여 책읽기와 주제 발표(말하기)를 자주 한다. 책을 많이 읽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계속 말하다보면 글도 잘 써지지 않을까? 또 말과글이 쓰기 중심으로 흘러가지 않도록 경계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 시작했는데 아주 만족스럽다. 일상으로 하다 보니 발표를 위해 크게 용기 낼 필요도 없고, 모두가 고르게 자기표현을 하게 된다. 평소 목소리를 덜 내는 아이에 대한 정보가 많아지고 이해의 폭이 넓어진다. 듣다 보면 같은 주제로 한 마음이 되어 깔깔 웃게 될 때도 있다. 웃으며 자주 하나가 되어간다.

 

 

 

텃밭살림 - 화요일 2,3교시(80분), 그루터기 선생님

 

아이들과 흙을 만지고 작물을 돌보는 일은 참으로 귀한 일이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작물을 심고 전반기 텃밭을 준비하는 시간을 보내기 어려웠다. 돌봄에 나왔던 아이들과 적은 양의 작물을 틈틈이 심었다. 올해 3학년 텃밭은 다른 학년 텃밭에 비해 두 배 넓다. 비가 오는 날에는 작물, 농기구의 명칭과 쓰임에 대해 공부했다. 절기가 바뀌면 짧은 속담과 함께 맞이하는 절기를 공부한다.

처음에는 앞쪽에 있는 텃밭에 상추모종과 시금치 씨앗을 심고 꽃을 사왔다. 남는 카프라를 활용해 푯말도 만들었다. 쪽파를 수확했다. 4학년과 2학년 사이 3학년 텃밭에는 가지와 고추, 방울토마토, 들깨와 아삭이고추를 심었다. 쪽파를 수확하고 남은 노지에는 고구마와 옥수수를 심었다.

날씨가 더워지면서 잡초도 많이 자라고 작물도 키를 키운다. 고추와 가지가 첫 열매를 맺고 토마토가 영글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텃밭살림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제때 손을 넣어주는 것이다. 적절할 때 작물을 솎아 줘야한다. 토마토, 가지, 고추의 아랫잎, 방아다리, 가지치기의 시기를 알맞게 해야 한다. 작물이 빛을 쬐도록 잡초를 솎아줘야 한다. 이런 정성이 들어갈 때 좋은 작물을 얻게 된다. 이런 과정을 천천히 밟아가고 있다.

남은 기간 동안에는 벌레를 잡고, 작물을 EM과 웃거름으로 관리하고, 꽃과 작물을 그림으로 남겨보며 돌보는 일을 계속하려 한다. 텃밭에 나가는 날 날씨가 3학년을 도와주면 좋겠다.

 

 

외국어 월요일 1교시(40분), 그루터기 선생님

 

외국어 수업의 가장 큰 흐름은 세계에 다양한 나라가 있고, 각기 문화와 언어의 다름을 이해하는 힘이다. 외국인과 마주했을 때 당황하지 않고 영어로 가벼운 인사를 나누기를 목표로 잡았다. 동시에 알파벳을 익히는 과정에 힘을 쏟고 있다.

다양한 나라의 인사를 배웠다. 지도로 내가 가고 싶은 나라가 어디쯤 있는지 찾아 봤다. 국기에 관심이 있을 시기라 가고 싶은 나라의 국기를 그려보기도 하고 다른 나라의 국기를 살펴보기도 했다.

수업마다 적절한 노래와 인형을 섞어 진행한다. 인형에 이름을 붙여 주고받는 대화를 시도한다. 학교에 있는 인형을 사용한다. 인형의 특징으로 이름을 붙였는데, 예를 들어 ‘오뚜기’라면 성이 뒤로 가기에 ‘뚜기오’라고 부르며 성이 뒤에 붙여짐을 자연스럽게 익혔다.

Hello’, ‘Hi’ 처음 외국인을 만났을 때 간단하게 할 수 있는 인사를 배웠다. 이름 묻고 답하기, 출신 묻고 답하기, 처음 나났을 때 인사 등을 배우고 있다.

알파벳은 노래를 부르고, 대문자를 배우고 있다. 작년과 마찬가지로 영어공책의 줄을 ‘우주, 하늘, 땅, 지하’로 나누어 그림을 그리듯 진행한다. 올해는 스스로 줄 그은 공책을 사용한다. 하루에 대략 3개정도의 알파벳을 배운다. 비슷한 모양을 찾거나 이야기를 지어낸다. 아이들의 상상력을 엿볼 수 있는 시간이라 즐겁다.

 

 

공동체놀이 - 목요일 4교시(60분), 나무꾼선생님
주제 무엇을 하나요
5 21 수업안내 수업안내 및 약속정하기

몸풀기 놀이<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얼음땡>,<꼬리잡기>
28 달리기 학교 한 바퀴
6 4 힘겨루기 고구려.백제.신라 놀이
11   아이들이 정한 놀이
18 전래놀이 비석치기

숨바꼭질

얼음땡

긴 줄넘기
25
 

아이들과 신나는 마음으로 수업을 열었다. 공동체놀이는 어느 학년이나 좋아하는 수업이다. 오랜만에 학교에 나와 함께 놀아서 더욱 신이 났다. 첫 수업 때는 계획된 활동보다 아이들이 하고 싶은 놀이를 했다. 깡통차기만 한 시간 내내 해도 지치지 않았다. 고구려.백제.신라 놀이는 2주 연속으로 하고도 더 하고 싶다고 할 정도로 아이들이 푹 빠져 있었다. 온몸으로 힘을 겨루어야 하는 재미도 있지만 놀이 전에 나라별로 비밀리에 왕을 정하는 과정도 아이들이 재밌어하는 부분이다. 상대방에 도전하고 비밀리에 뭔가를 정하여 지키고 무너뜨리는 것이 열 살 아이들과 딱 맞아 보인다. 비석치기에 와서는 놀이 흐름에 변화가 있다. 달리고 힘을 겨루는 데 강점을 보인 아이들에 비해 비석치기에서 강점을 나타내는 아이들이 새로 나타났다. 상대 모둠 비석을 맞추어 넘어뜨리는 과녁맞추기놀이라서 큰 힘보다 적절한 힘으로 집중력을 필요로 한다. 비교적 힘이 부족해보이고 덜 활동적이었던 아이들이 비석치기를 잘 하여 균형이 맞아 보인다. 서로 다른 장점을 인정할 때 상대를 더 받아들이게 된다. 전반적으로 놀이에 집중을 잘한다. 때로 목소리를 높이기도 하고 삐지기도 하는데 금세 놀이 안으로 들어와 함께 한다. 2학기에도 별일 없이 개학하여 공동체놀이를 쭉 이어나갔으면 한다.

 

 

어울림 - 수요일 4교시(60분), 해님선생님
차시 주제 활동명 내용 함께 읽은 책
1/2 어린이

인권선언문
나와 다르면서도

같은 친구
모둠 짜기

지구본에서 세계 여러 나라 찾기
세상의 모든 어린이들
2/2 어린이

인권 선언문
무인도로 갈 가방꾸리기 밀양 큰 할매
1/4 생태환경 우리들의 텃밭 텃밭에서 우리가 하는 일

기후변화 & 기후위기란?
2/4 우리 마을의 공원 비가 오면 할 수 있는 일

집중호우 란?
즐거운 비
3/4 제로웨이스트 활동 마을에서 함께 하는 실천

우리가 함께 하는 실천 빙고
꽃을 선물할게
4/4 지속가능한 발전

쓰레기 분리배출
분리배출 하는 방법 플라스틱 섬
 

어린이들 스스로 모둠을 정하는 것으로 열었다. 매 차시 관련된 그림책으로 주제에 대해 마음을 열고, 모둠 안에서 내 생각을 함께 나누는 작업을 한다. 놀이로 흥미 요소를 넣어 모둠원들이 적극적이다. 의견을 내는 친구, 글로 정리하는 친구, 귀담아 잘 듣는 친구, 모둠 안에서 서로 역할이 주어진다. 2차시는 어린이 인권선언문을 배웠고 4차시는 우리 주변의 환경과 생태를 살피며 기후 변화에 대해 배웠다. 마을에서 이뤄지고 있는 제로 웨이스트 활동과 연결되어 어린이들도 작은 실천에 관심 갖고 있다. 배움과 생각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함께 해나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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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7-24 17:11
    선생님~ 고맙습니다!!^^

  • 2020-07-24 17:31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