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2학년 반짝반짝 무지개반 3월 4월 돌아보기

작성자
작성일
2021-05-19 15:26
조회
1620


2021년 2학년 반짝반빡 무지개반 3,4월 돌아보기



< 무지개반 인디언식 이름 짓기 >




 

☀ 생활 이야기

3월에는 주1회 비대면수업과 주4회 등교수업을 하였고, 4월부터 모두 등교수업을 진행했다. 비대면수업을 하는 동안 아아들 개별과 긴밀한 시간을 나눌 수 있어 의미가 있었다. 같은 시간에 두 가지 수업을 동시에 진행할 때 담임교사의 어려움이 있었다. 다행이 4월부터는 모두 등교할 수 있어 어려움이 짧게 지나갔다.

3월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여행준비를 시작했다. 아이들이나 교사 모두 설레는 마음이 가장 컸다. 전체학년 중에 일등으로 여행을 떠난다는 사실이 우리를 뿌듯하게 했다. 준비하는 과정부터 다녀오기까지 하나도 버릴 것 없이 모두 좋은 추억이다. 내 손으로 준비하고, 내 발로 걷는 우리 학교 여행의 목적을 대중교통으로 가는 것 빼고 모두 이루었다.

2학년이 된다는 것은 여러 모로 의미 있는 일이다. 학교에서 더 이상 막내가 아니다. 공식적으로 동생들이 생긴다. 칠보산어린이되기를 마치고 1학년들에게 으스댈 수 있다. 시간표 안에 자유놀이가 있고, 자치회의에 참여할 수 있으며(1학년 때는 드문드문 참여한다) 주제선택수업을 할 수 있다. 새로운 것들이 학교생활의 재미를 더해 주고 물리적 세계를 넓혀준다. 건강하게 자라고 있는 아이들을 보며 좋은 에너지를 얻는다.

올해 새로운 것은 자치모둠활동이다. 코로나19 방역수칙에 따라 학년통합수업을 하되 규모를 줄여 모둠활동으로 진행하고, 이렇게 꾸려진 자치모둠은 2학기 전체여행(모둠여행)으로 연결된다. 자치모둠은 8~9명씩 한 모둠이 되고, 모두 8개의 모둠이 있으며 3월23일에 선출된 자치이끄미(8명)들이 하나씩 모둠을 이끈다. 올 해 처음으로 학년통합 활동을 시작한 2학년들은 처음엔 우왕좌왕 했지만 지금은 모둠활동이 어느 정도 자리 잡혔다. 경험치가 쌓이고 있다.

학년 간 모둠 수업뿐만 아니라 학년 안에서 모둠수업도 아직은 서툴다. 함께 의논하는 방법을 찾아가는 과정에 있기에 재미보다는 불편하고 어려움이 많은 때다. 서로 맞춰가려면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므로 천천히 긴 호흡으로 노력하며 기다리기로 한다. 잘 안 되는 것은 많이 연습하기로 한다.

지내다 보니 문득 아이들에게 스며드는 시간. 내 것이 되는 시간. 익숙해지는 시간 등이 필요하구나 하고 깨닫는다. 놀이든 학습이든 꾸준히 무언가를 반복하는 아이들을 볼 때 아이마다 때가 다르지만 어느 순간 변화와 성장이 목격된다. 때론 예상치 못한 경험도 한다. 그럴 때 신비한 힘의 기운을 느낀다. 교사를 저절로 겸손하게 만든다. 성장은 위대하다. 그래서 아이들은 고마운 존재같다. 어른을 생각하고 깨우치게 만드니까.

건강한 습관을 만들기 위해 스스로 또는 모두 함께 노력하고 있다. 쓸고 닦는 일, 씻는 일, 정리하는 일 등 해야 할 일을 부지런히 하면 일상에서 몸과 마음을 갈고 닦게 된다. 마음의 힘을 키워내는 일이다.

4월13일부터 매주 화요일 <기억하는 알림장>을 시작했다. 방법은 <알림장 내용을 외운다 --> 외운 대로 부모님께 전달한다 --> 다 듣고 난 부모님께 통과라는 말을 듣는다 --> 다음날 학교 오면 통과라는 말을 들었다고 선생님께 말한다> 이렇다. 이슬선생님의 소문과 관련된 수업일화(하루이야기-그루터기가 초록샘한테 ‘이녀석’이라고 했대!-참고)를 듣고 재미로 시작하게 되었다. 과연 무지개반 친구들은 방법을 어떻게 인지하고 있을까? 내용 전달은 어떻게 됐을까? 반모임에서 부모님께 들어보면 알겠지? 궁금하고 기대가 되면서 시간이 지났다. 통과했다는 아이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늘었고, 매주 화요일 기억하는 알림장이 하나의 문화가 되었다.

그밖에

-인사 잘하기

-학교 울타리 관련 안전교육

-비폭펵 대화(귀담아 들어요, 잘 듣고 말해요)

- 세월호 이야기

<< 3.4월 학사일정 >>

2/22 개학식

2/23 입학식

3/23 회장단 선거(8명 자치 이끄미 선출)

3/26 텃밭갈기

3/29 2학년 몸검사 및 성교육

3/31 ~ 4/1 2학년 학년별 여행(양평)

4/13 ~ 4/15 자전거면허시험

4/26 ~ 4/30 5학년 학년별 여행(파주)

4/26 ~ 4/29 6학년 학년별 여행(태안)

 

☀ 교과 이야기

3월 여행과 4월 텃밭살림수업, 칠보산어린이되기에 집중하고 수업을 탄력적으로 운영했다.

 
아침열기
만다라/옛이야기
나와 만나는 시간. 오롯이 나를 만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 침묵하기, 면을 색으로 정성껏 채우기 약속을 하고 시작한다. 해보니 두 가지 약속이 쉬운 일이 아님을 알게 된다. 어렵고 힘들다는 표현을 한다. 어렵고 힘든 일을 하는 나를 만난다. 그러다 보면 어렵고 힘든 것 말고 다른 무언가가 찾아온다. 나의 마음을 글로 옮긴다. 아이마다 느끼는 정도와 표현이 다르다.

쉽게, 빠르게 해치우듯 해버릴 때 고민이 커진다. 어떻게 하면 몰입하는 시간을 늘릴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속엣 것을 더 끄집어 낼 수 있을까. 마음을 가라앉히고 아이를 관찬한다. 관심을 갖고 말을 걸어 개별지도에 힘쓴다. 한 번 안 되면 두 번 세 번 반복한다. 습관이 될 때까지 계속하는 수밖에. 좋은 것을 만드는 건 원래 쉬운 일이 아닌데 교사도 조급함이 올라온 나를 만난다.

봄과 세월호를 주제로 만다라를 해보았다. 복잡하고 단순한 도안을 섞어 색칠했다. 새로운 도안에 호기심을 보인다. 정성을 쏟아 붓고, 스스로 만족하는 모습을 볼 때 멋지다. 멋진 아이들이 많다.

호기심이 많은 무지개반 아이들과 숫자로 세월호 이야기를 해봤다. 먼저 칠판에 숫자를 쓴다.

20140416   476   325   172   295   9

무엇을 말하는 숫자일까? 질문하면 아이들은 생각한다. 첫 번째는 쉽게 풀었다. 그리고 들어봤던 이야기를 줄줄 읊어본다. 숫자 수수께끼를 차례로 풀어가며 이야기를 이어가고 슬픔이 커다랗게 전해진다. 코로나 이전에는 우리학교 고학년들이 안산에 다녀온 이야기를 전해준다. 멀리서라도 슬픔을 위로하고 마음을 전하기 위해 눈을 감고 기도한다.

자치모둠활동

월요일과 화요일 아침열기 시간 자치모둠활동을 한다. 원래는 전체아침열기와 자치회의시간이었나 코로나19 방역수칙에 맞추어 전체 활동보다는 소규모 모둠 활동으로 꾸리게 되었다. 올해는 회장단 대신 자치이끄미 8명이 선출되었고 자치 모둠을 꾸려 주 2회 만난다. 처음엔 어색했다. 모든 학년이 섞여 함께 무엇을 하는 일이 서툴렀고 불편했지만 두 달의 시간을 보내고 나니 이제는 익숙해지고 있다. 다 같이 의논하는 분위기가 잡혀간다.
자치모둠활동내용

- 모둠이름, 구호 만들기.

- 나들이짝 정하기

- 자치활동계획서 짜기(회의, 학교돌봄활동, 놀이 등이 포함)

- 자치 이끄미 회의에서 나온 안건 논의 및 건의 해결(이슈는 그네 규칙)

- 모둠원들과 함께 놀기/ 6모둠과 연합해서 깡통차기 하기

 

 
 

말과글
 



<슈퍼토끼>, <그림 옷을 입은 집>, <잘만 3형제 방랑기> 그림책을 다루었다. 수업 전후로 보고 또 보는 아이들을 보며 그림책을 고를 때 고심했던 마음이 쑥 내려간다. 더듬더듬 글을 읽어내던 아이의 읽는 모양새가 점점 좋아진다. 흥미가 커져 글공부를 열심히 하는 아이도 있고 제자리걸음 중인 아이도 있다. 자기 속도대로 그림책과 만난다.

그림책을 한 권씩 공부하고 나면 아이들의 말 속에 그림책이 있다. 비유가 필요한 일상에 ‘꾸물이’, ‘재빨라’가 등장하고, 다니다보면 처마와 단청을 발견한다. 배움이 삶과 이어진다. 아이들 앞에 무엇을 갖다 놓아야 하는지 교사가 깊이 고민하게 만드는 순간이다. 꾸물이와 재빨라는 특징이 담긴 이름인데, 잘하고 못하는 상황을 판단하여 갖다 붙이기도 한다. 느리든 빠르든 좋고 나쁨으로 판단하지 않고 모두 존중하는 것으로 다시 약속한다.

달에 한 번 십여 권 남짓 되게 그림책을 바꾼다. 하루닫기 말미나 수업이 끝난 자투리 시간 다 같이 책을 본다. 짧지만 집중해서 보고 재미가 있으면 쉬는 시간이나 방과후로 이어진다. 책읽기에 흥미가 덜한 친구는 짧아서 집중하기 좋아 보인다. 집에서 가져온 책을 소개해 보았다. 몸바로 인사 -> 책제목과 작가, 출판사 말하기 -> 소개하고 싶은 까닭 말하기 순으로 발표를 했다. 발표 전부터 소개 시간을 손꼽아 기다리고 수줍게 발표하면 모두가 귀담아 듣는다. 발표를 마치고 2주간 돌려보고 끝냈다. 내 책을 집으로 가져간 아이도 있고 교실에 둔 아이도 있어 사물함 한 곳에 공간을 마련했다. 책에 대한 관심이 올라 주기적으로 하는 것이 좋겠다.

교실에 두 부류의 아이들이 있다. 글자 쓰기에 열심이거나 글쓰기에 열심인 아이들. 글자 쓰기의 열심인 아이들은 일단 글이 짧다. 빨리 끝내려고 한다. 글쓰기에 열심인 아이들은 모든 시간을 쏟아 붓는다. 글 속에 생각과 느낌을 어떻게 담아낼지 이리 저리 궁리한다. 지금은 글자를 쓰는 것, 글을 쓰는 것 모두 중요한 때인 것 같다. 막 글자공부를 끝낸 어린이에게 글자 쓰기가 얼마나 중요할까? 글자 공부가 어느 정도 된 어린이는 글로 하는 표현방법이 얼마나 중요할까? 어느 것도 해치지 않도록 살피는 게 교사의 일이다.



 
조작활동 – 가베 교구를 재활용했다. 크기나 모양이 같은 조각을 열 개씩 붙여 묶어낸다. 최소한의 기준아래 아이들은 자신의 기준을 더하여 결과물을 만들어 낸다. 자신의 기준에 너무 깊이 빠진 경우 본래 기준을 잊어버린다. 다시 본래 기준을 떠올려 주면 내 기준을 다시 정돈한다. 자유롭게 상상하되 내 기준이 과하지 않게 조절하는 것을 배운다. 반복할수록 기발한 아이디어가 새로이 나온다. 서로 비교하며 업그레이드 한다. 수업과 놀이의 경계를 넘나든다. 그러면서 묶어지는 수가 점점 커진다. 양이 늘어나고 합해서 세어보면 놀랄 만큼 큰 수가 되어있다. 양감을 익힌다.

수쓰기 - 1학년 때 쓰던 데를 이어 쓴다. 빨리, 많이 쓰려 경쟁이 과열되는 듯 했는데 그러고 말았다. 가장 빨리 쓴 아이도 공책 한 권을 모두 쓴 뒤 멈췄다. 아이들이 쓴 것을 살펴보면 자릿수가 올라갈 때 틀리거나 숫자를 거꾸로 써서 틀리는 일이 많다. 빨리 많이 쓰는 것보다 정확하게 알고 넘어가도록 틀린 부분은 찾아서 고치도록 한다. 천천히 꼼꼼하게 쓰도록 다시 한 번 약속한다.

주판덧셈 - 왼쪽, 오른쪽, 위, 아래 방향부터 익힌다. 방향을 익히는데 한참이 걸렸다. 알고는 있었지만 방향에 맞추어 무언가를 실행했던 경험이 적은 듯 보였다. 이참에 방향을 확실히 떼고 가기로 한다. 왼손으로는 주판에 검은 부분을 잡고, 오른손 검지와 엄지를 써서 주판알을 움직인다. 주판의 윗알은 검지로만, 아래알을 엄지로만, 5가 넘으면 엄지와 검지를 동시에 쓰는 것으로 약속한다. 처음에는 숫자를 보고 주판알을 놓는 것부터다. 세 개, 다섯 개, 열 개... 점차로 숫자를 늘려본다. 자리 수는 세 자릿수까지 놓아 봤다. 다음 단계는 한 자리 수의 덧셈, 받아올림이 없고, 있고, 그 다음에서 두 자릿수의 덧셈, 받아올림이 없고, 있고. 그 다음 단계는 세 자릿수다. 점점 수가 확장된다. 받아올림과 보수의 개념을 익히고 한 자릿수의 덧셈과 뺄셈이 무한반복 된다. 덧셈공부가 어느 덧 궤도에 올랐다. 개별 속도에 따라 도달 단계는 다르며 매주 도달해야하는 목표단계가 있다.

 

 
텃밭살림

두둑과 고랑을 구분하고 간단한 도구로 소박한 농사를 지으며 자연과 함께 살아가기로 약속한다. 계절마다 6개씩, 4계절이니 모두 24절기다. 절기 이름은 아이들에게 꽤 많이 익숙하다. 노래로 엮어 모두 외워본다. 어떻게 다 외워요 라며 볼멘소리를 했지만 며칠이 지나자 거의 다 외게 되었다. 한동안 놀이나 열기 삼아 자주 불렀다.

여행모둠을 이어 텃밭모둠으로 한다. 모둠끼리 준비물을 챙기고 학교에서 텃밭을 함께 오고 가는 미션을 준다. 다녀오면 정리 정돈까지 하고 손을 씻은 뒤 쉰다. 첫날에는 한 모둠이 가방을 모두 두고 가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그 뒤로는 모두가 잘 챙기고 있다. 짧은 거리지만 모둠끼리만 가는 미션수행으로 작은 성취감을 느끼는 듯 보인다. 모둠끼리 무언가를 주기적으로 하는 활동이 조금씩 익숙해진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씨앗 심으러 간 날 갑자기 비가 내려 학교로 잽싸게 돌아온 사건이 있었다. 씨앗을 못 심어 아쉬웠지만 긴급 대피 소동은 소소한 즐거움을 준 사건으로 기억되었다.

나무젓가락과 카프라를 재활용하여 푯말을 만들기, 씨앗을 심고, 고추나 토마토 모종 중에 하나만 정해서 심고 나니 텃밭이 꽉 찬다. 규모가 작아진 텃밭은 농사를 더 정성들이게 한다.

씨앗심기 - 상추, 치커리, 시금치, 고수, 당근, 루꼴라

모종심기 – 방울토마토, 고추



 

 
학년회의
<반장선거>와 <종이관련 규칙 만들기>로 굵직한 안건은 둘이다. 1학년 때는 반장만 있었다고 한다. 반장단(반장, 부반장, 공책서기)을 소개하니 역할의 필요성부터 의견이 갈린다. 서로 다른 주장과 무엇이든 따르겠다는 의견이 있어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 되었다. 의견을 알았으니 앞으로 논의 방향을 어떻게 잡아보면 좋을까 고민이 된다. 만장일치방식으로 정하면 시간이 걸리며 어렵고 다수결 방식으로 정하면 쉽고 빠르다는 경험(짧은 경험이지만)이 있어 쉽고 빠른 방식으로 결정하고 싶어 한다. 의견이 모두 밝혀진 상황에서 다수결 방식을 쓸 수는 없는 상황이란 것 아이들과 함께 짚어본다. 이제는 만장일치방식으로 갈 수 밖에 없다. 아이들 얼굴에 힘든 기색이 보인다. 나도 걱정이 되지만 걱정을 떨쳐버리고 의견을 모으는 일이 본래가 힘든 일이며 그래서 중요하고 의미 있는 일임을, 우리가 그렇게 대단한 일을 하는 과정임을 알리며 너스레를 떤다. 힘이 들수록 격려와 칭찬이 약이다. 이 문제는 시간을 갖고 충분히 고민하며 의논하기로 했다.

종이접기 열기가 점점 오르고 결과물이 넘친다. 처음에는 사물함에 몇 개이더니, 작은 통이 생기고, 지금은 박스가 보관함이 되었다. 박스를 열어보면 가득 채워져 있다. 날마다 접고 또 접으며 결과물이 계속 쌓인다. 종이가 많이 드는 것과 멋진 결과물이 박스 안에 쌓여만 가는 것이 마음에 쓰여 안건을 내었다. 종이를 많이 쓰는 문제의식에 모두 동의하여 종이 아껴 쓰는 방법을 마련하기로 하였다. 새 종이든, 이면지든, 학교든 집이든 상관없이 하루치 양을 정한다. 크기를 기준으로 색종이 크기는 하루 세 장, A4 크기는 두 장이다. 모았다 쓸 수 있고, 양도할 수는 없다. 기준을 지키며 취미 생활을 즐긴다. 기준에 맞는지 어떨 때는 질문하기도 한다. 살피면서 지낸다는 뜻 같다. 주기적으로 점검이 필요해 보인다.

<쉬는 시간 늘려요>, <콩깍지 착한 일 해요> 등 아이들이 안건으로 낸 의견에는 안건과 건의가 뒤섞여 있다. 쭉 받아보고 안건과 건의를 구분하여 다룬다. 모두 회의문화를 익혀가는 과정이고 공부가 된다.

 

 
생활미술 - 초록샘선생님
첫 시간에는 수업 안내 및 약속을 정하고, 도구 사용법을 배웠다.

두 번째 시간부터 도구사용을 주제로 수업을 진행했다. 도구의 사용 ①에서는 스스로 선택한 색종이를 가위로 동그라미 세모, 네모로 오려 새로운 종이에 붙인 후 형태를 만들었다. 만든 것에 새로운 그림이나 색을 추가하기도 했다. 도구의 사용 ②에서는 가위와 투명테이프, 신문지를 이용해 면에서 선을 만들었다. 면을 길게 오리고 연결해 긴 선을 만들고 교실 공간에 선을 자유롭게 붙이는 활동을 했다. 선이 거미줄처럼 얽히게 되면 그것으로 놀이를 했다. 거미줄 놀이를 한 후 신문지를 뜯어 뭉쳤다. 이렇게 뭉친 구모양의 신문지가 공이 된다. 이것을 가지고 놀았다.

세 번째 주제는 화단을 만들어 학교 꾸미기를 했다. 모둠을 지어 씨앗과 꽃을 사왔다. 사온 씨앗과 꽃을 재활용 화분에 심어 학교에 적당한 곳에 두고 팻말을 만들었다. 학교 입구의 나무와 꽃들에 알맞는 그림과 이름을 붙여 팻말을 만들었다.

네 번째는 칠보산의 꽃 그리기를 했다. 할미꽃에 관한 이야기와 들려주고 칠보산에 핀 할미꽃을 오일크레파스를 이용해 그렸다.

다섯 번째는 팝업북 만들기를 했다. 도서관에 오래되고 재활용이 가능한 책을 이용해 새로운 이야기책을 만들기 위해 그림을 오려놓았다. 이후 완성 작업에 들어간다.

 

 
공동체놀이 나무꾼선생님
공동체놀이라 하면 묻지도 않고 ‘와아~’하고 좋아하는 아홉 살 아이들이다. 바로 최근에 재밌었던 놀이를 하자고 졸라댄다. 진놀이가 한참 재밌으면 한동안 진놀이로 몸을 풀고, 뼈다귀 놀이가 재밌으면 한동안 뼈다귀 놀이만 하자고 한다. 놀이에 흠뻑 빠져드는 2학년 아이들이다. 아직 아이들이 어려워하는 게 있다. 바로 모둠을 나누는 것이다. 보통 아이들보고 두 개로 모둠을(달리기나 힘겨루기 등을 하기 위해)나누어 주세요-하면 알아서 정하는데, 올해 2학년 아이들에겐 어려운 것 같아 보인다. 시간이 지나면 누군가 나서서 모둠을 정할 날이 올 것이다. 모둠을 나눈 뒤 놀이를 하면 남녀 구분 없이 잘 어울려 논다. 처음엔 여학생들이 자신 없어 했다가, 점차 비슷해졌다. 축구를 하던 피구를 하던 어느 쪽이 우세한 법이 없다. 친구들과 같이 놀이를 하다가 벌레나 주위 풍경이 좋아서 놀이를 잠시 멈추는 아이, 처음부터 참여하지 않는 아이들이 있어도 괜찮다. 놀이 중간에 그 친구들이 다시 들어와도 불편해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어울린다. 축구를 아이들이 재밌어할까? 싶었는데 주인이 없는 넓은 마당에서 축구를 하면 아이들은 지치지도 않고 뛰어다니며 공을 몰고 다녔다. 비석치기를 할 때는 일학년 때 해봤다며 열심히 돌을 찾아와서 양 쪽으로 갈라져 상대방의 비석을 쓰러뜨릴 준비를 하였다. 금 그어 놓고만 해봤고 한 발, 두 발 뛰어서 까지는 안해 본 듯하다. 두 발, 세 발까지 가니 아이들이 비석을 쓰러뜨릴 때마다 환호성이 커진다. 매트놀이를 할 때는 스트레칭과 구르기, 균형 잡기 등을 해보았다. 나름 자세를 잡고 굴러보는 건 처음인지 집중해서 시범동작을 보고 따라하였다. 몸이 유연하고 체조동작에 자신 있는 아이들이 있어서 다른 아이들도 열심히 앞구르기와 뒷구르기를 따라하였다. 어려운 동작을 따라서 해냈을 때, 상대의 비석을 쓰러뜨렸을 때 성취감이 크다. 그 성취감이 아이들을 크게 한다.

 

 
음악 - 나무꾼선생님
열심히 불렀다. 비록 마스크를 썼지만, 노래를 열심히 불렀다. 아이들이 유치원에서 불러봤던 핫도그아줌마, 햄버거아저씨, 간다간다를 부르고 또 불렀다. ‘돌과 물’도 리듬이 간단하고 반복이어서 목 푸는 셈치고 여러 번 불렀다. 간단한 손동작과 노래 부르니 재미도 같이 따라온다. 아이들이 처음 긴 노래를 배운 것은‘내 이름은 무섬이’이다. ‘내 이름은 무섬이~ 난 깜깜한 게 싫다~’하는 노래인데, 조용하면서도 가사 내용이 공감이 많이 가서 아이들이 쉬는 시간에도 자주 불렀다. 쉬는 시간에도 노래를 부르니 교사도 기분이 좋다. 노래는‘내’가 좋아서 흥얼거려야 노래이다. 무섬이 다음으로도 재밌는 노래, 마음이 움직이는 노래들을 이어서 불렀다. ‘스스로 왕자’나 ‘봄 오는 길’, ‘하나뿐인 지구’는 음정에 맞게 부르기 어려운데 제법 잘 불렀다. 오히려 어려운 노래일수록 잘 부르는 2학년이다. 쉬운 노래에서 음정이 너무 낮거나 소리가 거칠 때도 있었다.‘비 오는 날’부를 때는 돌림노래를 시도해보았다. 잘 될까 싶었는데, 된다. 처음엔 아이들이 돌림노래형식을 잘 모르다가 한 프레이즈씩 뒤늦게 부르는 걸 알고는 부르기 시작했다. 돌림노래 처음 배울 때 누구나 그렇듯이 어느 결에 다른 모둠의 노래를 따라 부른다. 아! 정신을 차리면 이미 노래가 한참 지나가 있다. 그 다음에는 귀를 막고 부르는 방법을 쓴다. 꽤 효과적인 듯하지만, 정작 자기 파트 노래를 부르는 아이들과 속도를 맞추지 못한다. 여러 번 부르니 나름 헛갈리지 않고 제 파트에 맞춰 노래를 잘 부른다. 지구와 환경에 대한 그림을 그리면서‘하나뿐인 지구’노래를 여러 번 반복해서 들으니, 노래를 부를 때 쉽게 부른다. 여러 번 들으면 노래의 음정과 느낌을 잘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음정과 박자에 맞게 부르는 아이도 있고, 노래에 따라 다르게 부르는 아이도 있는데, 한 가지 공통점은, 재밌게 부른다는 것이다. 개구리처럼 ‘개굴개굴개굴’ 서로 목소리 높여 노래를 부른다. 5, 6월엔 좀 더 신나게, 음정과 박자를 챙겨 불러봐야겠다.

 

 
어울림 - 이슬선생님
어울림 규칙 약속하기, 귀담아듣기 연습

<마음아 작아지지마> 책읽기, 내 마음이 작아질 때

귀담아듣기 연습, 부바에게 편지쓰기

공감하기 연습

<프레드릭>, 나만의 특별함 모으기

<내 입은 펑 터지는 화산인가봐>, 배-바위 놀이

관찰하기 연습

<아홉살 마음사전>, 마음카드 그림 그리기

만장일치 놀이

전 세계 어린이들의 방, 미얀마 아이들

어울림 시간에는 남녀 섞어서 둥글게 앉아야 한다. 여자 아이들 수가 적어 어떻게 앉아야 할지 작은 실랑이가 있는데, 함께 의논하면서 방법을 찾아나간다. 자리를 옮기고 싶지 않다는 아이가 있으면 선뜻 양보하는 마음을 내보인다. 징이 쳐도 교실에 들어오지 않은 친구가 있으면 서로 나서서 친구를 데려오겠다고 한다.

비폭력대화에서 귀담아듣기 연습을 한다. 아이들이 옆 친구가 했던 말을 잘 기억했다가 이야기한다. 친구의 말을 반영한 뒤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한다. 자신도 모르게 자기 이야기 먼저 꺼내면 옆친구들이 알려준다. 친구들 모두의 이야기를 귀담아 듣기는 힘들지만 옆 사람의 말은 귀담아 들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교사의 움직임을 보고 관찰하기를 연습한다. 판단의 말을 하지 않고 관찰한 내용을 최대한 상세하게 설명해야 한다. 판단하지 않고 관찰로만 말하기는 참 어렵다. 관찰하기를 연습할수록 서서히 관찰해서 말하기가 무엇인지 알아가는 것 같다.

아이들이 회의를 해 만장일치로 놀이를 정하기로 한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진놀이’ 등 다양한 놀이가 나온다. 쉽게 만장일치가 나오지 않는다. 누군가 도깨비놀이터에 가서 놀자는 의견을 냈고, 만장일치로 결정됐다. 하지만 미세먼지가 최악인 날이라 다음으로 미루고 다시 놀이를 정하기로 한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가 과반수이상 표를 받았다. 다른 놀이를 하고 싶던 아이들도 이 정도면 마음을 낼 수 있겠다며 동의한다. 결국 아이들이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한다. 만장일치를 끌어내기 참 어려운데 2학년 아이들은 생각보다 쉽게 도달했다. 서로 배려하고 양보하는 마음이 큰 것 같다. 다행이도 도깨비 놀이터는 그 다음주 산 선생님과 함께 다녀왔다.

전세계 어린이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살펴본다. 쇼파에서 사는 아이, 흙바닥에서 자는 아이, 화려한 방을 갖고 있는 아이 등 다양한 아이들을 살펴보고 신기해한다. “왜 이렇게 더러워요?, 씻고 싶지 않은 아이인가봐요.”라고 이야기하던 아이들이 점차 뒤로 갈수록 “안타까워요. 불쌍해요. 엄마 아빠는 왜 안계세요?”라고 묻는다. ‘평화롭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우리가 도울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고민했을 때 아이들이 쉽게 답을 하지 못했다. 안타까운 마음이 크지만 어떻게 도와줘야 할지 막막한 느낌이다. 우리가 어떻게 도울 수 있을지. 전세계 사람들이 평화롭게 살아가는 방법은 무엇인지. 앞으로 아이들과 고민해봐야 할 숙제인 것 같다.

 

 

<3,4월 금요일 수업>

3/5 학교밖학교 – 수원화성 첫 번째 시간, 장안문과 화홍문 소개, 깃발 색과 방위

3/12 생태수업 – 열기, 숲에 들어갈 때 우리들의 마음. 생태액자 만들기. 생일편지 쓰기

3/19 생태수업 - 숲인사, 숲속 초대장 – 돌탑쌓기, 칠보산 돌관찰, 냉기캐기

3/26 여행준비

4/2 여행

4/9 학교밖학교 – 수원화성 두 번째 시간, 방화수류정과 북암문 소개, 동서남북 방위

4/16 생태수업 - 개나리와 찔레 순 화전 부치기, 세월호리본 만들기

4/23 생태수업 - 들에 피는 봄꽃관찰하기(1,2학년 통합 생태교실)

4/30 학교밖학교 - 사진으로 보는 장안문(북문), 화홍문(북수문), 방화수류정(동북각루)과 용연, 북암문
학교밖학교(금요일 수업)
수원의 자랑 수원화성을 정조 임금님 이야기와 함께 시작한다. 조선시대, 영조, 정조, 사도세자 등의 이름을 어렵지 않게 받아들이고, 익숙하게 느끼는 아이들도 제법 많다. 이야기 듣는 것을 워낙 좋아하여 전달할 내용을 정리한 뒤 입말로 풀어낸다. 그림책<수원화성>으로 장안문과 화홍문, 방화수류정을 자세히 본다. 눈에 익을 때까지 여러 차례 보고, 수업이 끝나고 볼 수 있도록 칠판 앞에 놓아둔다. 관심에 따라 즐겨보는 아이들이 많다. 복습 겸 바깥나들이를 위해 미션사진을 프로젝터로 함께 보았다. 바깥나들이는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오전 시간만 쓰기로 한다. 공부할 시간이 넉넉하지 않고, 많은 내용을 다룰 수 없으니 네 가지 주제로 간략하게 줄이기로 한다. 장안문(북문), 화홍문(북수문), 방화수류정(동북각루), 북암문에 대해 다루었고, 세 차례 이론 수업을 했다. 그림책 <수원화성>에 있는 내용을 주로 다루었고, 쓰기숙제로 복습했다. 코로나19가 아니었으면 성벽을 따라 쭉 걸으며 문화재를 오감으로 체험하는 시간이 중심이 되었을 텐데, 아쉽지만 짧은 주제 수업으로 대체한다. 이 조차도 할 수 없었던 작년을 생각하면 감사하는 마음도 든다. 할 수 있는 것이 있어서 다행이고 감사하며 소중해진다.
생태교실(금요일 수업)

숲으로부터 초대 받아야 숲이 품는다.

겸손하고 착한 마음으로 숲에 간다.

칠보산은 날마다 만나는 익숙한 공간이지만 처음 만나는 것처럼 예를 갖추고 정성스런 마음을 담아 생태교실 첫 수업을 연다. 익숙해서 쉽게 대하거나 함부로 하지 않도록 단단히 약속을 한다. 이번 초대장은 돌탑 쌓기로 한다. 평평하고 적당한 돌을 쓰러지지 않고 10개 쌓으면 성공이다. 성공은 칠보산이 출입을 허락한다는 의미다. 쉽게 성공하는 아이도 있지만 어려워서 속상해 하는 아이도 있다. 어려울 때 짝이 함께 도움을 줄 수 있다. 모두 성공하여 올 한해 칠보산 품에서 건강하게 자란다.



잎눈과 꽃눈 관찰, 생태액자 만들기, 생강나무와 산수유나무 꽃 비교 관찰, 냉이 캐기, 개나리와 찔레 순 화전, 잎과 입자루 구분, 들에 피는 꽃 관찰(1,2학년 통합생태교실) 등의 내용으로 총 4회 수업을 진행했다. 숲에서 하는 수업을 대체로 좋아하고, 교실수업보다 바깥수업을 더 선호한다. 동․식물 관찰이 취미다. 벌레를 무서워하는 친구를 살핀다. 친구나 숲 속 생명이나 모두 귀하게 여기는 마음을 키운다. 수업에서는 최소한의 도구로 관찰한다. 충분히 관찰하고 공책에 기록한다. 짧게 쓱 관찰하고 쉽게 기록하는 아이가 많다. 습관이기보다 본래 타고난 성질인 듯하다. 속도를 늦추어 관찰시간을 늘리는 미션을 준다. 조금씩 더 볼 때마다 새로운 것이 보인다. 새로운 것을 찾아내면 대단하다고 크게 칭찬한다. 칭찬 받은 마음과 함께 관찰된 것을 기록한다. 자세히 보는 힘을 기른다. 나들이할 때 필요한 물건을 스스로 챙기는 연습을 하고 있다.
전체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