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학년 바다반 5,6월 돌아보기

작성자
달아
작성일
2020-07-06 01:58
조회
1765
1학년 바다반 돌아보기

 

기다림이 길었던 봄

 

충분히 춥지 않아 겨울이 매섭지 않았고, 봄 또한 옅은 내음으로 다가왔다. 이즈음 되면 몸과 마음을 가다듬어 새로운 시작을 해왔다. 아이들과 새봄을 맞이할 날을 몹시 기다렸는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면서 만남은 계속 미루어졌다. 날마다 아이들과 아침 산책을 하며 핀 꽃과 웅크린 풀을 발견하며 기뻐하는 때인데, 이봄의 시작을 함께 하지 못해 속상하였다.

산수유나 매화 같은 첫 꽃들이 피고 냉이 같은 봄풀들도 자랐다. 이번 봄 더 알차고 여물게 꽃을 피울 수 있게 힘을 모으는 때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해보며 힘을 내자고 가정에도 문자를 보내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았다. 비대면 상황에 최소한의 돌봄을 이어갔다. 학년 별로 필요한 과제를 내고 교사들이 소그룹으로 만나거나 전화로 연락을 주고받았다. 1학년은 입학 하기도 전이라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이 컸다. 칠보산어린이되기에서 가정과 이어갈 수 있는 생활 숙제를 내었다.

 
밥은 하늘입니다.

-빈그릇 운동하기, 날마다 골고루 먹기, 식사 준비할 때 돕기, 수저 놓기, 식사 후에 내가 먹은 그릇, 수저 스스로 정리하기, 식사 후에 이 꼼꼼하게 닦기

-화장실 사용(화장지 아껴쓰기, 볼일 보고 깨끗이 닦기, 물 내리기, 확인하기, 손 깨끗하기 씻기, 실내화 정리)

-부모님과 이야기 나누고 공간 정해서 날마다 청소하기
아이들에게 손편지를 쓰고, 교실을 정리하고, 입학 선물로 줄 텃밭 가방에 아이들 이름을 수 놓고, 안부 전화로 아이들 목소리를 듣고, 새로 오신 가정은 직접 인사를 나누고.. 그렇게 시간을 보내었다.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을 길었던 봄. 우리는 이 길었던 봄을 나중에 어떻게 기억할 수 있을까. 그 긴 시간 가정 돌봄을 하며 기다리고 애써주신 가정에 감사를 드린다.

 

 

새로운 시작을 하는 아이들과 만나는 날은

 

새학기가 되었다고 아이들과 목소리 모아 힘껏 소리 지르고 싶었다. 모두 한자리 모이기가, 일대일로 서로 얼굴 보기가 이리도 힘든 일이 된 건가. 힘든 반찬 젓가락으로 집어 도와주고 맛있는 찬 나눠 주고 그리 함께 하던 게 우리문화가 아니던가.

아이들이 곧 모두 모일 빈 교실에서 소개팅하던 날을 떠올렸다. 날마다 통화하고 소식만 듣고 상상하던 그 사람을 만나던 날처럼, 유독 이번에 새 아이들을 만나는 날이 그러했다. 열두 아이들이 모이면 어떤 힘을 만들어낼까. 상상만 해보았다. 무엇이든 좋았다. 아이들과 온전히 함께 할 수만 있다면. 학교에는 아이들이 있어야 하고 교사는 아이들을 만나야만 한다.

5월 20일 열두 아이들이 모두 왔다. 아이들도 교사도 조심스러웠다. 꼬옥 안아주고 싶고 얼굴도 가까이 마주보고 싶으나 사회적 거리가 첫 만남도 조심스럽게 했다. 한달 반 전의 기억이 가물 할 정도로 지금은 너무 가까워진 마음의 거리이지만 그때는 그러했던 것 같다. 내내 마스크를 쓰고 있어 서로의 얼굴을 모두 볼 수 없는 게 가장 안타까웠다. 그래서 숲으로 자주 나갔다. 잠깐 마스크를 벗고 서로 얼굴을 볼 수 있는 숲으로. 잠깐 공기를 힘껏 들이마실 수 있는 숲으로. 그래서 우리만 아는 이야기 터가 생겼다. 누구네 빨래터, 누구의 나무.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는 숲길로 우리만의 이야기가 생겼다.

 

 

숲에서 꾸린 작은 입학식

 

1학기에는 전체가 모이는 행사는 어려워 일학년 끼리 소박하고 정성스럽게 입학을 꾸렸다. 2학년이 함께 해주었다. 우리가 자주 가는 숲에서 입학식을 하기로 했다. 3학년이 등산 가는 길에 숨어서 축하를 해주었다. 한명씩 해님과 달아 가마를 타고 2학년의 박수를 받으며 입장했다. 가마를 타고 다리를 건너는 게 꼭 칠보산 어린이가 되는 의식처럼. 아이들 얼굴에 긴장이 비친다. 칠보산과 숲과 나무와 꽃과 바람과 냇물이 아이들의 입학을 축하했다.

꽃과 초원의 이름으로, 하늘에 떠 있는 별의 이름으로 신비한 힘의 이름으로 수원칠보산자유학교 어린이가 되었음을 선언했다. 서로 수원칠보산자유학교 어린이가 되었음을 축하해주었다. 숲에서 꾸린 입학식은 소박하지만 아름다웠다.

그 다음주에는 입학 축하주간으로 다른 학년의 초대장을 받았다. 6학년은 도깨비놀이터로 초대를 했다. 짝을 찾는 보물찾기를 하여 쉬는 시간에 같이 놀 수 있는 쿠폰을 선물로 주었고 4학년은 재미난 공동체 놀이를 준비해주었다.

 

 

어느덧 가운데, 6월의 빛깔

 

그새 6월이 되었다. 한해의 딱 절반인 6월 1일. 아침열기를 하며 아이들과 열두 달을 세어 그 한가운데를 꼭 짚어보았다. 우리가 지금 딱 거기에 있다고.

창가에 붙어 창밖을 바라본다. 1학년 교실은 칠보산과 뒷마당 나무를 훤히 볼 수 있어 우리학교 최고의 조망권을 자랑한다. 6월 첫날의 하늘 빛깔, 그 아래 칠보산 능선, 숲, 나무를 훑어본다. 날이 좋아 산자락 나무 구석구석 까지 보인다. 초록이 짙어졌다. 눈에 보이는 빛깔을 얘기해보자고 하니 “초록색이예요.” “하늘색이예요.” 라고 아이들이 답한다.

“하늘과 산과 나무는 한가지 빛깔이 아니 더 자세히 들여다보아요.” 하고 말을 곁들이면 아이들은 창가에 얼굴을 꼭 붙이고 창이 뚫어져라 바깥을 본다. 흐린 날대로, 바람이 부는 날대로 아이들과 창밖을 가만히 보는 시간을 자주 보낸다. 우리 교실의 좋은 점을 마음껏 누려야지. 자주 보고 오래 보는 만큼 빛깔과 풍경을 말하는 아이들 표현이 조금씩 다양해진다.

봄 빛깔부터 같이 보지 못했지만. 짙어진 빛깔부터 하루하루를 아이들과 아껴서 보내고 있다. 서두르지 않고 급하지 않게 호흡을 조절하면서.

 

 

스며듦이 빠른 아이들 -칠보산 어린이 되기

 
빈그릇 운동

먹거리가 내게 오기까지 <대단한 밥>

생명을 살리는 먹거리

시 <밥> 낭송하기

밥기도문 꾸며서 교실에 붙이기

빈그릇운동이 지구에 주는 영향

<똥똥 귀한 똥> <똥벼락>

잘 누고 뒷마무리까지 잘 하기

휴지 아껴쓰기, 깨끗이 손 씻기, 손수건 쓰기

똥은 내 몸이 주는 건강 신호

어린이 선언문

우리학교 어린이 선언문 낭송, 외우기

<찔레꽃 울타리> 그림책 함께 보기

학교 교가 부르기
학교 입학이 늦어지면서 학교생활에 적응을 하는데 오래 걸리면 어쩔까 걱정이 많았다. 돌봄을 나오는 아이들과 가정 돌봄을 한 아이들의 차이가 크지 않을까 하는 염려도 있으셨을 것이다. 다행이 가정에서 아이들 생활을 많이 살펴주시고, 가정 안에서 건강하게 잘 지내고 온 덕에 아이들이 빠르게 안정되고 학교생활 안에 들어왔다.

일학년은 학교생활에 필요한 기본이 되는 것들을 배우고 천천히 몸과 마음에 습관으로 자리 잡을 수 있게 하는 게 중요하다. 날마다 실천하며 수원칠보산자유학교 어린이로 성장해 간다. 하나를 배우더라도 제대로 배우고 정성껏 할 수 있도록 천천히 하나씩 짚어 가며 약속을 정하고 연습을 했다. 놀잇감을 가지고 놀다가 놀이시간이 끝나면 정리하는 일, 빗자루질, 걸레질, 걸레빨기, 널기, 사물함 정리, 신발장 정리, 분리수거, 책상정리... 하나를 알려주면 스며듦이 빠르다. 스스로 하는 힘이 좋은 아이들이라 교사의 손이 덜 간다.

스며듦이 빠른 만큼 거울 같기도 하여 교사도 말 한마디 행동 하나도 조심하게 된다. 조금 더 따뜻하게, 조금 더 품 넓게 기다리고 아이들을 바라보게 된다. 알려준 것들이 스며들고 아이들 안에 자리 잡아 가는 게 교사로서도 매우 뿌듯하다.

일학년 담임교사만이 느낄 수 있는 기쁨이 있다고 선생님들에게 들어만 왔는데. 그걸 날마다 느끼고 있다. 학교에서 제일 귀여운 아이들과 날마다 함께 하면서 어찌 웃을 일이 더 많아지지 않겠는가. 일학년은 그런 듯하다. 교사의 품을 넓혀주고 키워주는 사랑 많은 아이들이다. 수업을 준비하는 것 보다 학교생활과 철학을 다시 돌아보고 어떻게 하면 아이들에게 하나씩 스며들게 할 수 있을까, 문화가 될 수 있을까를 고민하게 하는, 기본으로 돌아가게 하는, 수원칠보산자유학교 교사로 다시 하나씩 돌아볼 수 있는 그런 감사한 학년이다. 그래서 아이들과 함께 교사도 칠보산어린이되기를 함께 하고 있다.

 

 

아침열기

 
형태그리기

아침산책

주말지낸 이야기 나누기
아침열기의 큰 줄기는 형태 그리기 활동이다. 형태그리기는 하나의 이야기의 흐름을 가지고 계속 이어진다. 그날 그릴 형태를 교사가 이야기로 들려주어 형태의 상을 그림으로 갖도록 한다. 그 다음에 형태를 느끼고 내면화 할 수 있도록 다양한 감각을 깨우는 활동으로 움직인다. 곧게 선 왕의 이야기에서 시작하여 아이들도 왕이 되어 곧게 서 보고 곧게 걸어보고 최대한 몸을 곧게 세워 다양하게 걸어본다. 몸 감각 활동을 충분히 한 다음에 자리에 앉아 공중에 다양하게 형태그리기를 한다. 손가락으로, 팔꿈치로, 눈동자로, 콧구멍으로 곧은 선을 그려본다. 공책에 손가락으로 형태를 그린다. 마지막으로 납작 크레용을 나누어 받는다. 크레용은 아빠손가락 형님손가락이 얄쌍이를 잡고 엄마손가락이 넓적이를 잡는다. 연하게 천천히 곧은 선을 그려본다. 한 호흡에 그린다. 여러 번 덧그릴 수 있다.

누운선, 기댄선, 곡선, 달팽이.. 형태를 바꾸어 그에 맞는 이야기에서 시작하여 몸 활동을 하고 형태그리기 까지 이어가고 있다. 형태그리기를 할수록 납작 크레용을 잡는 아이들 손이 조금씩 더 여물어지고 힘 조절을 잘 못해서 한숨에 못그리던 아이들도 조금씩 집중하여 한숨에 그려나가는 힘이 커지고 있음이 보인다. 감각과 형태가 아이들 내면에 스며들고 있음이 일상에서 조금씩 보인다.



우리는 모일 때 “모이자” 라고 말하기보다 놀이로 모인다. 아침열기 징이 치면 아이들이 모두 거미줄로 벽에 붙어 교사가 말하는 걸음 수만큼 걸어서 원을 만들어 앉거나 ‘아침열기 꽃이 피었습니다’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동그랗게 모여 앉는다. 교사가 말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우리 안에 동그랗게 모이는 꽃이 피어나고 재촉하지 않아도 서로 살피며 모여 앉는 시간이 빨라진다. 교사가 애써서 목소리를 높이기보다 반복하여 아이들 안에 스며들었을 때 자연스러운 흐름이 되었을 때, 아이들이 더 즐겁게 움직인다는 걸 확인하게 된다.

“선생님, 전 어디 앉아요?” 하고 가만히 서 있기만 하거나 “야, 너무 좁잖아.” 라고 친구에게 말만 하던 아이들이 점차 주변을 살피고 서로 움직이며 친구가 앉을 수 있도록 원을 넓히고 자기 자리를 직접 찾아가는 모습을 본다. 나와 바로 내 둘레만 보이던 아이들 눈이 점차 넓어지고 있는 것이다. 눈이 넓은 아이들은 어느새 전체를 보기도 한다.

연결하여 나와 둘레를 서로 살피며 몸이 재빠른 아이들만 먼저 줄을 서거나, 좋은 것을 찜하는 게 문화가 되지 않도록, 양보하고 다른 친구를 살피는 친구들도 있다는 것을 서로 알아갈 수 있도록 그렇게 함께 하는 반문화를 자연스럽게 만들어 가고 있다. 교실에 들어와도 서로 아는 척도 않던 서먹하던 아이들이 관계를 만들어가고 서로를 살펴가고 챙겨가는 모습이 참 고맙고 어여쁘다. 아이들도 그렇게 서로를 알아가고 서로의 다름을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



 

 

말과글
옛이야기 <세상에서 가장 긴 이름 김수한무거북이와두루미삼천갑자동방삭>

선생님이 들려주는 옛이야기

좋아하는 뜻만 골라서 세상에서 가장 긴 선생님 이름 지어주기

<수상한 우리반> 그림책 함께 읽기

우리반의 열세 보물 찾기, 나만의 보물로 나를 소개하기

우리반 이름 정하기

<아이스크림걸음> 그림책 함께 읽기, 다양한 걸음 걸어보기

우리반 걸음 사전 만들기, 친구따라 걸어보기

<고구마구마> 그림책 읽기

내 고구마 생긴 모양 말해보구마 이름붙였구마 소개하구마

‘구마로 끝나는 말놀이’

우리반 고구마 그림책 만들기

<다니엘이 시를 만난 날>

비내린 숲에서 시 찾기

내가 찾은 시 말로 쓰기

아름다운 한글 홀소리

하늘, 땅, 사람 글자

 
 

말과글 수업은 옛이야기와 그림책을 먼저 만나고 있다. 교사가 이야기꾼이 되어 이야기를 들려주면 아이들을 입을 벌리고 이야기에 홀딱 빠져든다. 자연스럽게 연극놀이 하듯 이야기를 이어가면 아이들도 이야기 속의 인물이 되어 역할놀이를 한다.

거의 모든 수업이 이야기로 흘러간다. 아이들만큼 좋은 관객은 없다. 이야기 들려줄 때 아이들 반응이 너무 좋아서 교사도 신이 난다. 주고받는 호흡이 좋아서 우리끼리 신난다. 선생님이 200살이 넘었대, 선생님이 직접 구미호를 봤대. 선생님이 혹부리 영감님이랑 같은 동네 살았대. 칠보산에 가면 씨름하자는 도깨비가 있대. 거짓말이라고 하면서 안 믿는 척 하면서도 그럼 같이 확인해볼까? 하면 눈을 돌리는 아이들을 보면 괜히 더 이야기를 막 지어낸다.

말놀이나 움직임을 자연스럽게 이끌어 낼 수 있는 그림책을 함께 보고 활동을 이어간다. 열두 아이들 모두 자기표현을 친구들 앞에서 할 수 있다. 짧게라도 친구들 앞에 나와 자기 생각을 발표도 해본다. 자기 걸음을 만들어 따라 모두가 따라 걸었던 활동과 고구마로 그림책을 만든 활동도 참 재미있었다.

드디어 아무것도 없는 세상에 하늘왕이 세가지 소리 씨앗을 선물했다. 하늘이 만들어지면서 하늘의 소리 . 땅이 만들어지면서 땅의 소리 ㅡ 사람이 만들어지면서 l 까지. 천천히 옛이야기와 연결하여 한글창제 원리를 기반으로 한글을 나누기 시작했다. 형태그리기를 하듯 큰 한글 공책에 납작 크레용으로 그림 그리듯 한글을 배워갈 것이다.

 

 


자연에서 자기가 좋아하는 숫자 찾기

자연물로 1~10까지 세기

수를 모르는 오디부족 이야기

오디부족의 오디 수 표시하는 방법 찾기

나뭇가지로 숫자 만들기

로마수, 우리 세상에서 볼 수 있는 수

수의 비밀-수막대로 수 만들기

바둑알로 10만들기

5씩 묶어 세기

5만들기 놀이

숫자대로 모이기
자연에서 자기가 좋아하는 수를 찾아가는 것으로 수 수업을 시작했다. 수수업의 이야기 줄기는 아이들이 오디를 따 먹는 데서 시작되었다. 말도 숫자도 글자도 없는 오디 부족의 이야기를 아이들과 역할극을 하면서 아이들과 6학년 교실 앞 오디를 직접 따서 개수를 세는 방법을 찾아보았다. 그리고 점차 오디 부족이 발전하여 나뭇가지로 표시를 하는 약속을 하고 숫자를 만들어 가는 이야기 이다. 자연스럽게 1~10까지 숫자를 오디열매로, 나뭇가지로, 바둑알로, 색연필 개수로 구체물로 세는 활동이 이어졌다. 수를 세고 번호를 붙여 보면서 일대일 협응이 이루어졌다. 1학년 시기에는 구체물을 손으로 만지고 묶어세고 가르고 모으는 활동이 중요하다. 자연물과 바둑알로 계속 세고 가르고 모으는 활동을 하고 놀이로 5만들기까지 이어갔다.

공책은 수 스케치북을 쓰고 있다. 칸을 나눌 때 2층 집을 짓고 4칸짜리 방을 만드는 과정을 반복하니 아이들이 스스로 8칸을 만들어 낼 수 있게 됐다. 1학년은 올해 연필과 지우개를 쓰지 않기로 했는데 대신 우리를 안심하게 하는 약속이 있다. 처음 하는 일이나 어려운 건 수정 구슬의(노란색) 도움을 받아 먼저 연습을 하고 진한색으로 덧그리면 된다. 혹은 틀린 글씨는 대일밴드를 붙여주면 된다.



 

 

생활미술
교실꾸미기 - 벽 페인트칠하기

시간표 만들기

텃밭 가방 그림그리기

바다반 꾸미기-바다생물 그려서 모빌만들기

꽃그림 그리기

생일편지쓰기
생활 미술 시간에는 두루 하지 못했던 활동들을 많이 나누었다. 교실벽을 같이 사포질 하고

노란색을 섞어 아이들과 같이 페인트칠을 했다. 시간표를 만들고 반 이름을 정하여 어울리는 모빌을 만들어 교실을 꾸몄다. 계절마다 자주 나가서 꽃 그림 공책에 우리 둘레에 보이는 꽃과 풀을 그려 꽃 도감을 완성하려고 한다.



 

 

텃밭살림
절기이야기 나누기

감자 돌보기

물주기

잡초 뽑기

감자 흙덮어주기

감자 꽃 그리기

감자 수확하기

감자 그리기

텃밭 농사 돌아보기
텃밭 나가는 길은 언제나 즐겁다. 감자를 심는 일은 함께 하지 못했지만 감자를 돌보는 데에 부지런히 일했다. 잡초를 열심히 뽑았고 물을 흠뻑 주었다. 흙밖으로 나온 감자는 잘 덮어주었다. 아이들이 즐겁게 일할 만큼의 작물이어서 노는 시간도 충분히 보냈다. 뽑은 잡초는 토끼도 주고 닭도 주었다. 일하다가 개미도 구경하고 벌레도 구경하고 친구 텃밭에 꽃꿀도 잔뜩 따 먹었다. 올해 감자 농사는 놀며 일하며 즐거워서 아이들이 텃밭 가는 길이 무겁지 않았다. 손을 써야 할 때는 부지런히 일하고 땀 흘렸다. 놀 때는 볼거리, 놀 거리가 많아서 신났다.

장마가 오기 전에 감자를 캤다. 짝과 상자 하나씩 들고 감자를 캐기 시작했다. 쑥쑥 뽑아내니 감자가 금덩이처럼 나온다. 비를 맞지 않아 감자가 몽글몽글 예쁘다. 우리가 키운 감자는 집에 가져가서 자랑하고 싶다. 세 개씩 봉투데 싸서 집에 가져갔다. 내 봉투에 큰 감자가 있는지 한번 확인해본다. 점심시간에 우리가 농사지은 감자로 반찬이 나오면 괜히 기분이 좋다.



 

 

학교밖학교
마을길 따라 걷기

칠보산 오르기

수변공원 걷기 놀이터

1,2학년 물놀이

논길 탐험

감자 요리 하기
학교밖학교는 우리 둘레를 마음껏 누리는 시간이다. 칠보산을 오르고 숲길을 걷는다. 자목마을을 둘러보고 공원길을 걷고 놀이터도 누린다.

3년 전에 1,2학년 아이들과 논길 탐험에 나섰을 때 논길을 한참을 달렸었다. 그 길을 기억해서 논길 탐험을 나섰는데.... 그 논이 싹 메워지고 우렁이논 하나 남아 있었다. 어쩔 수 없이 그 논 둘레만 돌아야 했다. 그 길에 발견한 오디 나무에서 오디를 실컷 따먹고 우렁이 알을 피해 조심조심 걸었다. 칠보산 둘레가 너무 빨리 변해서 잊고 지내면 이렇게 변했는 줄도 모르고 산다. 흙길이 더 사라지기 전에, 숲이 더 사라지기 전에, 더 많이 누리고 보여주어야 겠다. 지금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게 이 순간, 이 둘레의 선물을 마음껏 누릴 수 있도록 교실 밖으로 부지런히 나가는 것이라고 느낀다.



 

 

 

1,2학년 생태교실 (나무꾼 선생님 글)
  1. 누가 : 1․2학년과 달아선생님, 나무꾼선생님

  2. 언제 : 금요일


<5,6월 수업내용>
주제 무엇을 하나요 교사준비물
6 26 칠보산의 여름 숲에 들어가기 전에 조심할 점은?

숲에 사는 동식물의 관계

나무와 벌레/벌레 찾아 관찰하기

숲에서 진놀이
곤충채집통
 

1.2학년이 처음으로 같이 활동하였다. 1.2나들이짝을 정하는 동안 아이들 입에서는 여러 가지 소리가 나온다. 탄성과 탄식,‘앗싸!’까지 말이다. 아마 1학년에서도 비슷하지 않았을까 싶다. 비소식이 있어서 숲에 들어갈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비가 그쳐 1.2학년 같이 두 손을 잡고 학교 뒤편 산책로로 숲을 향했다. 가기 전에 우리는 손님으로 숲에 들어가니 조용히 다녀오는 점, 뱀이나 해로운 곤충 등 조심할 점을 안내하였다. 특히 비온 뒤라 뱀조심을 강조했는데, 돌아오는 길 햇볕을 쬐고 있는 뱀을 발견하여 조용히 저 갈 길로 갈수 있게 하였다. 지난 번 입학식을 했던 곳까지 간 다음 옆길로 들어갔다. 졸업생 중 한 명이 4학년 때 똥을 밟아 두고두고 얘기하던 길을 지나 첫 번째 목적지에 도착했다. 아주 오래 전 선배들이 만든 작은 움막들이 있는 곳에서‘이것이 벌써 5~6년이나 되었단다.’얘기해주니 아이들은 그렇게 오래됐냐며 신기해했다. 그곳에서 곤충채집통 중심으로 모둠을 만들어 곤충과 모양이 괜찮은 솔방울 따위를 모았다. 땅에 쓰러져 썩어 가는 나무토막을 뒤집으면 별별 신기한 벌레와 곤충들이 나오니 아이들은 보물찾기 하듯 열심히 뭔가를 뒤집고 허리 숙여 관찰하였다. 벌집을 발견하기도 하고 재밌는 모양의 거미도 모았다. 더 찾아 모으고 싶다는 아이들의 바람을 다음으로 미루고 다음 목적지로 향했다. 다음 목적지에서는 진놀이를 하였다. 두 모둠으로 나누어 숲속을 누비며 신나게 놀았다. 1.2학년 첫 생태교실은 서로 인사를 나누고 숲에서 뭐하며 놀면 좋은 지 경험해보았다.

 

해님 선생님 수업 돌아보기

 

 

*공동체 놀이
  1. 누가 : 1학년과 해님

  2. 언제 : 월요일 1교시 40분


미세먼지도 없는 볕 좋은 날, 마스크 쓰고 하는 공동체놀이가 아직도 낯설다. 공동체놀이는 학교 앞 마당에서 한다. 동그랗게 둘러서서 간단한 체조로 몸을 움직이며 놀이를 연다. 약속도 한 목소리 내어 기억해 본다. “힘께 하기! 즐겁게 하기! 다치지 않기!” 이 약속 안에 공동체 놀이의 방향이 잘 담아있다. 때때로 규칙이 필요한 놀이, 혼자서는 할 수 없는 놀이를 배우고 다치지 않도록 스스로 내 몸을 조정해 본다. <한 발 뛰기,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어깨동무 씨동무, 메뚜기잡기> 놀이를 함께 했다. 7월에는 날이 더워서 덜 뛰는 놀이로 <비석치기>를 했다. 발등-무릎-겨드랑이-이마에 비석을 올리니 몸을 크게 움직이지 않아도 잘 조절해야 하는 놀이다.

저마다의 빛깔처럼 놀이에 참여하는 모습도 다양하다. 술래만 하고 싶은 어린이, 몸이 빠른 어린이, 나만 못할까봐 걱정이 앞서는 어린이, 차근차근 동작 하나 하나 되짚어 보는 어린이, 처음에는 낯설어 손잡고 놀다가 어느새 해님 손을 놓아버리고 저 만치 달려가는 어린이, 놀이 규칙을 새롭게 만들고 바꾸는 어린이, 둘레에서 계속 벗어나 궁금한 것이 많은 어린이, 마지막에는 벌레를 찾거나 모래를 만지는 어린이... 꼭 수업 시간이 아니라도 배운 놀이를 함께 즐겨하는 어린이들이 정겹다.

 

* 음악
  1. 누가 : 1학년과 해님

  2. 언제 : 월요일 4교시 60분

  3. 무엇을

함께 부른 노래 방법
<다 봄님이에요> 소리의 요정 만나기
<감자 꽃을 보려면> 친구이름 넣어 노래 부르기
<아침의 소리> 리듬악기 소리 탐색하기
<나무를 심자> 짝과 함께 노래 부르기
<퐁당 퐁당> 리듬악기 연주하며 노래 부르기
<옹달샘> 옛이야기 듣고 노래 부르기
<종이 접기> 종이로 놀며 노래 부르기
곱씹어 부를수록 좋은 노래가 있다. 고운 노랫말을 담아 만드는 김희동 선생님곡이 그렇다. 봄날이 지나도록 1학년 어린이들과 함께 부를 수 없어 아쉬웠다. 늦봄을 붙잡는 마음으로 <다 봄님이에요> 노래를 소개하며 음악 수업을 열었다. 개나리피고, 진달래 피면 오는 봄을 내년에는 꼭 함께 만나자고 약속하며... 흔하게 불리는 노래가 아니고, 교사의 목소리로 노래를 배우다보니 가정에서는 아이가 흥얼거려도 무슨 노래인지 모르는 일이 있었다. 그래서 부모도 알만한 노래를 많이 불렀다.

앞으로 여름날을 담은 노래와 서로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는 돌림노래도 부르려 한다. 낮은 학년 친구들은 화려한 반주보다는 멜로디를 명확하게 들려줄 수 있는 리코더나 곡에 따라서 함께 흥을 돕기 위해 우클렐레 정도만 반주로 쓰고 우리 목소리를 중심 악기로 노래한다.

 

 

*어울림
  1. 누가 : 1학년과 해님선생님

  2. 언제 : 수요일 3교시 40분

  3. 무엇을

주제 내용 함께 읽은 책
귀담아 듣고 말하기 동그랗게 앉는 의미

기린말과 행동 vs 자칼말과 행동
3초 다이빙
다양성의 이해 배려하는 말과 행동

장애란 무엇일까?
눈을 감으면
시각장애의 이해 점자, 보도블럭, 흰지팡이의 날 바람은 보이지않아
청각장애의 이해 인공와우, 수어, 짝짝이 놀이 내 귀는 짝짝이
지체장애의 이해 저상버스, 휠체어, 엘리베이터 위를 봐요
행동장애의 이해 다양함에 대해 기억하기

우리 학교의 형과 누나
모든 강아지는

ADHD이다
바다라는 이름으로 함께 모여서일까? 하루 하루 달아선생님과 아이들이 만들어가는 문화가 닿아서일까? 지금까지 만난 1학년 중 가장 빠르게 동그랗게 모여앉아 서로를 바라보는 일을 잘 해냈다. 그 전까지는 토킹피스 (회복적생활교육에서 이야기 하는 순서를 나타내는 스틱 등 도구)를 도입해서 잘 듣고 잘 말하는 연습을 공들여 했는데 코로나는 우리가 돌아가며 토킹피스를 주고받는 것도 망설이게 한다. 2차시는 비폭력대화의 기린말과 기린행동을 소개하고 이 후 다양성과 장애이해를 주제로 수업을 열고 있다. <같으면서도 다른 우리, 다르면서도 같은 우리>와 관련된 그림책도 보고, 놀이도 함께 한다. 필요한 지식도 나눈다. 배움이란 이름으로 오히려 다름이 강조되지 않도록 살핀다. 처음에는 물리적인 거리두기로 반 안에서 일어나는 일에 집중하는 모습이 컷 는데 차츰 학교 둘레에서 도움이나 배려가 필요한 상황에 대해서도 궁금함을 표현 해 자연스럽게 이야기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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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7-18 10:47
    고맙습니다~♡

  • 2020-07-18 16:47
    아이가 띄엄띄엄 전해주는 학교생활이야기에 목말라 했는데 자세한 생활이야기와 학습내용에 선생님의 철학과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까지 녹아있는 글 보니 안심도되고 감사한 마음도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