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3학년 하늘반 5,6월 돌아보기

작성자
그루터기
작성일
2019-07-04 18:39
조회
53
<하늘반의 달조각을 찾아서>

반딧불 / 윤동주

가자 가자 가자

숲으로 가자

달조각을 주우러

숲으로 가자.

그뭄밤 반딧불은

부서진 달조각,

가자 가자 가자

숲으로 가자

달조각 주우러

숲으로 가자.

3,4월을 지나 5,6월이다. 이제 제법 아이들과 관계도 두터워지고, 달터기가 서로를 이해하는 폭도 커졌다. 아이들과 교사 그리고 교사와 교사가 서로를 알고 이해하는데 3,4월을 보냈다면, 5,6월은 이해한 만큼 서로를 믿고 신뢰하는 시간을 보냈다. 요즘 학교에서 윤동주 시를 자주 본다. 문득 돌아보기를 쓰며 이 시가 떠올랐다. ‘그뭄밤 반딧불은 부서진 달조각’이라 한다. 반딧불을 모으다 보면 언젠가는 보름달이 될 것이다. 아이들과 보내는 시간이 이렇다 생각한다. 추억 하나, 교사의 정성, 부모의 기다림, 아이의 도전, 학교의 관심이 모이고 모이면 어느새 부쩍 자란 달이 되어 ‘달아 달아 밝은 달아’의 기운을 내뿜을 것이다. 지금은 얼마큼 모였는지를 계산하기 보다는 달조각을 줍는 재미에 푹 빠져도 좋을 시기라 생각한다.

이제 제법 아이들도 3학년다운 의젓함과 기운이 느껴진다. 개인적으로 강렬하게 느낄 때는 하지 못했던 무언가를 도전하고 성취하려는 모습이다. 이런 모습들이 점점 눈에 띈다. 교사가 없이도 계획을 짜보려 하고, 결정을 내보려는 모습과 교사에게 의견을 제안하거나 생각을 표현하고, 교사의 제안이나 농담에 의구심을 갖는 모습에서 아이들의 자람을 느낀다. 이제 정말 어엿한 10살이 되었다.

<꾸준히 힘쓰는 것>

-귀 기울임과 할 일에 집중하기

-수업 준비와 준비물 챙기기

-일기 꾸준히 쓰기

-수 숙제와 글쓰기 숙제

말과글

*겪은 일 쓰기: 전체 여행 때 기억에 남는 일

*<마법의 설탕 두 조각>

-책 같이 읽기: 선생님이 읽어 주기, 역할을 나누어 같이 읽기, 돌아가며 읽기, 짝과 읽기, 혼자 읽기

-뒷이야기를 상상하여 글쓰기: 부모님이 작아지고 무슨 일이 생겼을까?

-주인공의 마음 변화 짐작하기, 내가 공감한 상황과 감정 글로 써보기

-부모님의 마음은 어떨까? 짐작해 보기

-등장인물 역할 인터뷰

-정말로 행복한 건 무엇일까? 내가 렝켄이라면 어떤 선택을 할까? 글 쓰기

-서평 쓰기, 수업 돌아보기

*시 수업

-시란 무엇일까? 나누기

-학교 문집에서 좋은 시 골라 옮겨 쓰고 고른 까닭쓰기

-여름이 오는 풍경: 숲에서 시 쓰기

*탄생신화 <삼신 할매>

-선생님에게 듣는 삼신 할매 이야기

-내 태명과 태몽 이야기

천천히 걸어왔더니 어느새 한 학기를 성큼 지나왔다. 이번 학기 말과글 수업은 계획한 대로 진행되었고, 줄 글책 한권을 긴 호흡으로 수업시간에 아이들과 함께 온전히 읽었다는 데에 의미가 크다. 미리 책을 어느 정도 읽어오는 숙제를 내어주고, 아이들이 읽어온 것을 바탕으로 수업을 진행할 때가 많았다. 여러 권의 책을 다루며 호흡이 짧은 듯 하여 아쉬움이 많았다. 한 학기 동안 <마법의 설탕 두 조각>을 수업 시간에만 온전히 함께 읽었다. 책이 재미있어서 이미 읽은 아이들도 있었고 꼭꼭 참았다가 수업시간에 같이 읽는 아이도 있었다. 줄글 책을 혼자 주욱 읽는 게 어려워 수업시간에 같이 읽고 다시 읽는 아이도 있고, 수업 시간에 읽고는 재미있어서 “집에 가져가서 또 읽어도 돼요?” 하고 묻는 아이들도 있었다. 교사가 주욱 읽어주며 인물의 상황에 따라 변화되는 마음을 같이 짐작해보기도 하고 아이들이 공감되는 감정은 자기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나누어보았다. 또래 아이의 이야기이고, 가족의 이야기 이니 할 말이 많다. 특히 부모님이 너무 작아져서 혼자라 느끼는 렝켄의 두려움, 부모님이 내 말을 안 들어줄 때, 친구가 고양이를 데려와서 자랑 할 때 비슷한 감정을 느꼈다는 아이들이 많았다. 호흡이 좀 지루해 질 때 쯤이면 계획했던 대로 연극놀이나 글쓰기와 같이 다양한 활동 곁들였다. 계획 할 때에 한 학기에 책 한권이 너무 지루하지 않을까 걱정되기도 했는데 아이들과 긴 호흡으로 나누기에 좋았다고 확인했다. 2학기에도 <랑랑별 때때롱>으로 아이들과 재미있게 공부 할 수 있겠다. 숙제는 지난해에 이어 책의 한 부분을 맞춤법과 띄어쓰기를 공부하며 열 칸 공책에 옮겨 쓰기를 일주일에 한번 꾸준히 하고 있다.

시 수업을 할 때 아이들의 진지함이 참 좋다. 몇 해 동안 모아진 학교 문집에서 좋은 시를 골라 옮겨 써 보고 시가 좋은 까닭을 덧붙였다. 시를 좋아하는 아이들이라 시를 보면서 즐거워한다. 2학기에는 다양한 어린이 시집을 배치하고 나누어 보면 좋겠다.

탄생신화 <삼신할멈> 이야기를 세 시간 동안 나누어 들려주었다. 연극하듯 교사가 이야기를 들려주면 쏘옥 빠져서 듣는 아이들 표정이 무척 귀엽다. 중간에 아이들이 하는 말들을 대사처럼 넣어서 곁들이면 더 재미있어 한다. 때론 즉흥적으로 교사가 아이들에게 역할이 되어 물으면 아이들은 또 이야기 속 역할이 되어 대답을 하기도 한다. 지나가는 이야기인데도 인물이 어떤 옷을 입고 어떤 물건을 가지고 있고, 어떤 말을 했고, 지난 이야기에서 선생님이 어떤 몸짓을 했는지, 삼신이 어떤 과정으로 아이를 태어나게 하는지 다 기억하고 대답한다. 아이들과 척척 호흡을 주고받으며 이야기를 이어가니 긴 시간 동안 말하는 교사도 신이 나서 수업이 끝나고 나면 땀이 흠뻑이다. 자연스럽게 아이들이 숙제로 알아온 태명과 태몽 이야기로 이어지며 수업이 마무리 된다. 신화 이야기 하나가 이토록 구성이 탄탄하고 재미지고, 인물도 다양하고 아이들이 푹 빠져들게 한다. 이야기만으로도 생명이 어떻게 탄생하는지 그 소중한 과정을 알 수 있고 아이들이 어떻게 커야 하는지 까지,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아도 배움을 주니 옛이야기의 훌륭함을 다시 느낀다. 이 외에도 얼마나 방대한 우리 신화가 있는지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싶다. 그리스 로마 신화 못지않게 재미나고 많은 신화 이야기가 우리에게도 있음을.



*도형 알기: 테트리미노와 펜토미노 / 칠교만들기

*나누기: 나눗셈 알기 / 바둑알 나누기 / ㅁ구하기

여행을 다녀온 후 도형과 나누기를 공부했다.

아이들이 익숙하게 하는 도형 놀이중 하나는 칠교이다. 마분지로 칠교를 만들었다. 마분지 뒤에 칸수를 세고 정사각형을 만들었다. 천천히 순서에 맞춰 마분지를 접고 가위로 잘랐다. 종이를 자르며 아이들의 놀이 본능이 폭발한다. 자른 종이로 왕관을 만들거나 머리 장식을 만들고, 팔찌를 만들고 자른 종이 하나하나 아이들의 놀잇감이 된다. 자기가 만든 칠교를 교환해서 색이 섞인 칠교 세트를 만들어 직접 놀이를 했다.

직사각형과 정사각형, 삼각형과 정삼각형의 차이를 알고 주변에서 찾아보았다. 직사각형, 정사각형은 삼각형은 찾기 쉬웠지만 정삼각형은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정사각형을 이해한 후에 펜토미노 수업을 이어갔다. 인쇄된 종이에 정사각형이 여러 개 그려져 있다. 하나일 때 만들 수 있는 모양은 하나, 두 개를 이어 붙이면 세우고 눕힐 수는 있지만 모양은 하나이다. 3개부터 만들 수 있는 모양이 늘어나기 시작한다. 2개이다. 4개를 이어보니 5개를 만들 수 있다. 몇 아이들이 아리송한 표정을 짓더니 “아 선생님! 저 이거 알아요. 테트리스 아니에요?” “맞아! 이걸 테트리미노 라고 하는데 이걸로 컴퓨터 게임을 만든 게 테트리스야.” “오! 신기하다!” 그러더니 모양을 찾겠다는 열정에 불타오른다. 이번에는 5개를 이어 붙였다. 요령이 생긴 아이들이 눕힌 모양과 세운 모양을 구분할 수 있게 되었다. “모두 몇 개이지?” “11개요!” “이걸로 칠교처럼 모양을 만들면 펜토미노야.” 수가 많으니 펜토미노는 모둠별로 하나씩만 만들었다. 이후에는 만든 11개의 모양을 직접 매트로 이어 붙이기도 했다.

다음으로는 나눗셈을 했다. 첫 시간에는 나눗셈을 읽는 방법과 나눗셈의 뜻을 수학사전에서 찾았다. 이후에는 바둑돌로 나누기를 직접 했다. 첫 숫자는 총 수, 가운데 숫자는 묶음 수, 답은 한 묶음에 있는 수 라는 것을 시간마다 적어놓고 직접 바둑돌을 옮기며 공부했다. 처음에는 8÷2=□ 방법으로 한 묶음의 수를 알고, 8÷□=4로 한 묶음에 안에 있는 수로 묶음의 수를 아는 것, □÷2=4로 곱셈과 연결이 됨을 순서대로 공부했다. 곱셈에서 묶는 활동이 충분히 되어 있어서 나누는 것도 어렵지 않게 해냈다.

수에서 조작활동은 참으로 중요하다. 저학년일수록 더욱 그렇다. 손과 몸으로 이해한 것들이 머리로 가기 때문이다. 많은 문제를 풀기보다 충분한 조작을 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개념을 알고 정리하는 것과 조작활동이 균형이 맞을 때 온 몸이 이해하는 수가 된다. 그 후 반복하며 속도가 붙는다.

학년회의

*인스 마무리

*학교살이 회의

*콩깍지

전체 여행을 마치고 인스(인쇄소 스티커) 회의를 마무리 했다.

나온 이야기와 약속 틀을 만들고 한 번 사용할 때 얼마큼 사용할지 정하도록 했다. 마음대로, 1~2개, 4~5개, 뽑기로 뽑아 쓰자 등 여러 가지 의견이 나왔다. 또 회의는 길어지고 미궁으로 빠져들고 있었다. 사용할 개수 하나를 정해도 쉽게 넘어가지 않는 민주적인 반이다. 남자 아이들의 몸이 다시금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다른 방법을 쓰기로 했다. 반 전체 회의 안건으로 다루지 않고 점심시간에 인스를 쓰는 아이들이 모여 결론을 내리고 다음회의에서 허락을 받는 방법으로 정하기로 했다. 여자아이들로 7명의 아이들이 모였다. 확실히 소그룹으로 이야기를 나누니 의견이나 의사표시를 덜 한 아이들도 입을 연다. 15분간 서로의 의견을 교환하고 조율해서 결론이 났다. 2~5개가 한 번 사용하기에 적당하고, 뽑기로 이용해 개수를 정하자는 것이다.

회의의 결과를 학년회의에 공유했다. 모두의 동의를 얻어 통과 시켰다.
<인스 약속 결론>

나온 이야기

-친구들 사이에 영향을 줘요

-환경이 오염돼요

-욕심껏 사면 과소비가 돼요.

서로의 약속

-다 사용하고 사요

-필요한 일이 있을 때 뽑기로 사용할 조각을 정해요.

뽑기는 2~6(5개)까지 숫자가 적혀있어요.

-친구들과 사거나 팔기, 교환하지 않아요.

-살 때는 충분히 고민해서 사요

-부모님이나 친구에게 떼쓰지 않아요.
아직은 서툴지만 서로의 의견을 듣고 조율하려는 모습, 하나의 문제를 진지하게 나누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인스 회의 후 회의들은 빠르게 진행됐다. 학교살이 날짜를 정하고 메뉴를 정했다. 물론 모둠을 나누고 메뉴하나를 정해도 꽤 긴 시간이 걸렸다. 의견이 많고 원하는 것이 다양했다. 그럼에도 서로의 의견을 받아들이는 모습은 성숙된 아이들이다.

학교살이 모둠을 3모둠으로 짰다. 제비의 도움을 받았다. 메뉴는 통일했다. 저녁은 미역국 아침은 토스트다. 모둠으로 모여 가져올 식재료와 역할을 나눴다. 학교살이 이야기는 따로 다루겠다.

학교살이가 끝난 날 바로 콩깍지 회의를 했다. 학교살이 회의를 하면서 학교살이와 콩깍지를 같이 하자는 의견이 있었는데 학교살이 집중하기로 결론이 났었다. 이에 아쉬운 아이들이 의견을 냈다. 콩깍지에서 서로 지켜야 할 약속을 점검하고 콩깍지를 뽑았다. 발표는 7월 9일이다!

학년회의를 진행하다 보면 안건을 쉬이 다루어 나중에 돌아봐야 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하고, 의견이 다양해 결론을 내기 쉽지 않지만 정해진 것에 모두 최선을 다하는 반이 있다. 하늘반은 후자에 속한다. 의견이 많고 치열하게 서로의 의견을 나눈다. 말을 아끼는 아이들도 있지만 자기 생각과 표현이 확실하다. 건강한 회의 문화를 이끌기 위해서는 안건에 집중하고 소그룹을 적극 활용하니 좋았다. 너무 헐렁한 회의 분위기를 주기보다는 어느 정도의 방향과 결론에 가까운 둘레를 만드는 것이 좋았다. 앞으로 해나갈 회의들이 기대된다.

생활미술

*우리 색

-나무 조각 사포질하여 다듬기, 색칠하고 말리기

-나무 조각보 배치하여 완성하기

*민화

-민화 감상, 민화 이야기

-민화 따라 그리기

-민화에서 재미있는 부분 골라 배치하고 바꿔서 그려보기

-텃밭에 사는 꽃, 동물, 작물 민화로 그리기

4월에 주워둔 나무 조각을 사포질하여 부드럽게 다듬고 여러 가지 색깔로 칠했다. 넓은 판에 돌아가며 색과 크기가 잘 어우러지게 배치하고 붙여보았다. 아이들과 교사의 손이 합해지니 꽤 조화로운 나무 조각보가 완성되었다.

민화는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할만한 이야기 꺼리가 많다. 눈이 네 개인 개, 용, 호랑이, 토끼이야기를 특히 재미있어 했다. 민화 속에 담겨진 이야기, 동물들의 재미난 표정, 색깔, 다양한 표현들이 보기만 해도 즐겁다. 민화를 따라 그리는 게 재미있었는지 쉬는 시간에도 마음에 드는 민화를 더 골라 따라 그리는 아이들이 많았다. 정답이 없고 마음껏 그리고 상상하며 표현할 수 있으니 3학년 아이들과 민화가 참 잘 어울린다. 다른 그림을 그릴 때 보다 긴장이 덜 하고 더 스윽스윽 그리는 듯 하다.

외국어

*알파벳 쓰기 마무리

*몸으로 만드는 알파벳

*독일에서 온 편지

학기의 전반부에는 다른 문화를 아는데 집중했다. 후반부에는 꾸준히 영어노래를 배우고 알파벳을 익히는데 집중했다. 매주 3~4개의 알파벳을 익혔고 6월 말쯤에 A-Z까지 대문자 쓰는 법을 익힐 수 있었다. 아이들과 알파벳을 나누며 재밌었던 것은. 알파벳을 쓸 때 한글에서 모양이 비슷한 것이나 물건, 혹은 상상의 이미지로 글자를 익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영어 O는 한글의 ㅇ과 비슷하게 생겼고 E는 한글의 ㅌ과 비슷하게 생겼다. Z는 N을 눕힌 것이고, I는 막대기다. 이처럼 아이들은 문자를 익히며 자연스럽게 놀이를 한다. 재밌는 표현이 많았는데 메모해 두지 못한 것이 아쉽다.

알파벳을 익히며 몸으로 알파벳 만들기를 했다. 혼자 표현하기도 하고 힘을 합쳐 표현하기도 한다. 벽을 이용하기도 하고, 0.1초 사이에 ‘휙’하고 스쳐가는 모양으로 만들기도 한다. 상상력이 돋보이는 시간이다.

독일에서 정성들여 쓰인 편지가 왔다. 독일에서 봄날 선생님께 한글을 배우는 아이들이 보낸 편지다. 글자 하나에 정성들여 또박또박 적었다. 편지를 받은 아이들의 반응이 재밌었다. 자기보다 글자를 잘 쓴다며, 편지 내용이 좋다며, 예쁘게 혹은 멋지게 생겼다며 좋아한다. 선물도 함께 넣어 보내주어 17명이 잘 나눴다. 학기를 마무리하며 답장을 쓰고 있다. 정성이 가득한 편지를 받은 만큼 힘써 답장을 써야겠다.

옷살림

*바늘꽂이 만들기

*주머니 만들기

천 고르기, 필요한 주머니 크기 생각하여 도안 만들기, 재단하기, 마름질 하기, 알맞게 천 자르기, 박음질하기, 바이어스테이프 홈질하기

홈질을 연습하며 단순한 모양으로 바늘꽂이를 만들었다. 도안을 따라 그리고 자르고, 창구멍을 남겨두고 홈질을 한다. 뒤집어서 모양을 잡아주고 솜을 넣고 창구멍을 막는 과정까지 단순하지만 꽤 복잡하다.

생활 소품은 계획했던 사물함 덮개 대신에 더 활용 할 수 있는 주머니를 만들기도 했다. 먼저 필요한 주머니 크기를 생각하여 도안을 직접 만들었다. 도화지에 자를 대고 최대한 직선을 잘 맞추어 그리고 자르는데 아직 정확하기가 어렵다. 삐뚤빼뚤한 도안이 많아서 교사가 다시 몇 가지 크기로 손을 보아야 했다. 아이들이 고른 천으로 하루 시간을 들여 아이들을 차례대로 불러 천에 마름질을 했다. 이 과정은 아이들이 직접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어 아이들은 곁에서 도와주고 주로 교사가 해야 했다. 교사가 선을 정확하게 그리고 잘라 주고 아이들은 바느질을 하는데에 애쓰기로 했다. 박음질을 꼼꼼하게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아이들은 홈질을 한 번 더 해주어야 한다. 주머니 안 쪽 올이 풀리지 않도록 바이어스 테이프를 끼워 홈질을 하고 있는데 이걸 끼워서 홈질하는 작업이 만만치가 않다.

수업시간에 해야 할 일을 미리 해 온 아이들이 처음 하는 아이들과 짝이 되어 작은 선생님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다. 일주일에 40분 수업은 참 짧고 아쉬움이 크다. 손을 움직이다 보니 아이들이 이제 집중하여 속도를 내기 시작한다 싶으면 수업이 끝난다. 아이들 호흡은 더 갈 수 있는데 어느새 수업이 끝나니 쉬는 시간은 더 이어서 해도 되고 쉬어도 되는 걸로 한다. 수업 시간 안에 만들기에는 부족해서 목요일 아침열기 시간에 옷살림을 이어서 하고 있다. 교사의 손이 턱없이 부족한 수업인데 작은 선생님들이 손을 많이 덜어주고 있어 큰 힘이 된다.

텃밭살림

*열매가 열리는 시기 그리고 입하 소만 망종 단오 하지

정성들여 키운 작물들이 열매를 맺는 시기다. 뜨거운 오후 햇살을 받으며 고추, 가지, 호박이 무럭무럭 자랐다. 고추, 가지가 열매를 맺어 수확이 가능하고 호박이 2학기를 위해 크기를 키우고 있다.

텃밭살림을 하면 교실에서 보지 못하는 자유롭고 따스한 모습을 본다. 가지의 줄기가 꺾여 좌절할 법도 한데 다시금 조심스레 관리하는 모습. 입으로는 투덜투덜 하지만 맨손으로 벌레와 진딧물을 잎에서 털어내는 모습. 큰 수확에 뿌듯해하는 모습. 방아다리(첫 꽃)를 따며 가슴아파하는 모습. 목초액 냄새가 짙어 투덜투덜 하지만 잎 하나하나에 희석한 목초액이 닿았는지 확인하는 모습 등 텃밭살림이 아니었다면 관찰하기 어려운 모습이 많다.

잡초를 뽑고, 물을 주고 밑단의 잎과 곁순을 따는 일이 이제는 능숙하다. 매주 일지를 쓰지는 못했지만 시기를 놓치지 않고 과정을 기록하려 노력했다.

절기에 따른 속담을 배우며 조상들이 날씨를 어떻게 생각했는지, 얼마나 농사와 생활이 가까웠는지를 깨닫는다. 예를 들어 ‘하지 일에 남쪽이 적색을 띠면 나라가 태평하고 곡식이 풍성하다.’라는 말이 있다. 날씨의 맑음과 곡식이 익어감에 따라 평화가 찾아오길 바라는 마음이 읽힌다. 아이들도 텃밭살림을 통해 자연이 주는 평화와 자유를 느끼면 좋겠다.

몸살림(수영)/도서관수업

*몸살림: 5/24 5/31 6/14 6/21 6/28

아이들이 매우 좋아하는 시간이다. 아이에 따라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수영 수업이 좋다며 날짜를 꼽는 아이도 있다. 물에 대한 두려움이 없는 아이들이었다. 물속에 못 들어가는 아이 없이 모두 얇은 풀장에서 잘 놀았다. 깊은 물을 무서워하는 아이도 있었지만 벽을 잡으며 어렵지 않게 적응했다.

3학년과 4학년이 나누어 진행됐다. 작년에 수업을 받아 물에 익숙했다. 기본 물에서 해엄치는 법을 배운 4학년 아이들은 준비 운동 후 바로 깊은 물로 갔다. 3학년은 20~30분 정도 얇은 풀장에서 몸을 풀고, 몸에 힘을 빼어 물위로 띄우고, 잠수하고, 발차기하는 법을 익힌 후 들어갔다. 모두 물에 익숙한 만큼 크게 살펴야 할 아이가 없다.

3학년도 이제 잠수에도 익숙해 졌다. 몸에 힘을 빼고 물에 뜨는 것과 발차기도 제법 능숙해졌다. 몸살림 시간에 3,4학년 모두 의욕과 힘이 넘치는 모습이 좋다.

*도서관 수업: 5/24 5/31 6/28

작년에 이어 올해도 희망샘 도서관과 함께하는 수업이 마련됐다. 도서관을 소개받고, 놀이와 책을 통해 도서관 이용이 더욱 익숙해졌다. 지금 4학년 아이들이 만났던 사서 선생님과 이어 만날 수 없어 아쉬웠지만 유익하게 시간을 보냈다.

학교살이

아이들과 학교살이는 교사 또한 설레고 기대되는 시간이다. 치열한 회의를 거쳐 식사 메뉴를 정했다. 제비뽑기로 남녀가 섞어 3모둠으로 나눴다. 식재료와 역할을 모둠별로 나누어 정했다. 걱정과 다르게 모둠별로 흩어지니 평소에 나서지 않던 아이들도 자발성이 커졌다.

학교살이 당일이 되어 가져온 식재료를 점검했다.

청소가 끝난 3시 30분. 요리는 5시 반부터다. 그 전가지 무엇을 하면 좋을지 회의로 정하자고 했다. 약 20분 정도의 치열한 회의. 들어가 상황을 보니, 공동체 놀이를 하자는 아이와 자유놀이를 하자는 의견이 대립하고 있었다. 서로의 욕구를 들었다. 공동체 놀이를 하자는 친구는 서로서로 친한 사람들끼리 노는 상황이 걱정되었던 모양이다. 짚어야 했던 문제이기에 지켜봤었고 놀이를 정하지 않더라도 함께 어울려 놀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다짐했다. 이것이 하늘반의 긍정적인 회의 문화라 생각한다. 겉으로는 의견이 다양하지만 욕구를 드러내 줄 때 서로 배려하고 노력하는 모습이 보인다. 교사들이 회의하는 동안 아이들은 평화롭고 신나게 뛰어 놀았다.

5시 반이 되어 아이들을 모았다. 높은 책상을 2개씩 붙여 3모둠을 만들고 요리 순서와 해야 할 일을 정리했다. 내일 먹을 식재료를 분리하고 요리를 시작했다. 저녁메뉴는 미역국과 비빔밥이다. 한쪽에는 ‘놓친 물건’과 ‘놓친 양념’을 적었다. 예상과 다르게 요리를 하다보면 필요한 물건들이 생긴다. 물건은 익힌 계란을 놓을 그릇, 칼과 도마, 채반이었다. 양념은 마늘가루, 진간장, 소금이다. 한 모둠에서는 간장참기름밥을 만들었는데 깨를 넣어주니 훨씬 맛있었다. 다음날 놓친 물건과 양념이 무엇이 있었는지 다시금 돌아봤다. 이번 학교살이는 학교에서 자는 것만이 아닌 여행을 갔을 때 요리를 연습하는데 집중했다. 놓쳤던 물건을 체크하고 양념 하나를 넣을 때마다 미역국 맛이 어떻게 변하는지 간을 보는 재미가 있었다. “우와 점점 맛이 달라져요.”라며 놀라움을 금치 못하는 아이들이 모습이 재밌다.

저녁 식사를 준비하고 정리까지 약 3시간이 걸렸다. 잠시 쉰 후에 밤탐험을 떠났다. 학교 살이 때 무엇을 하고 싶은지 의견을 받았었다. 회의 안건으로 다루지 않고 교사에게 의견을 적은 종이를 주면 그 중에서 재밌어 보이는 것을 교사가 고르는 방법이었다. 한 아이가 밤탐험을 제안했고 그렇게 도깨비 놀이터로 떠났다.

그루터기는 잿빛귀신(말과글), 잿빛아저씨(말과글)에 이어 이번에는 잿빛 유령이 되었다. 도토리 교실(텃밭 앞 비닐하우스) 앞에서 모둠이 출발해 도깨비 놀이터에 있는 잿빛 유령을 찾아야 한다. 잿빛 유령은 제비를 가지고 있다. 제비에 색칠된 색깔을 확인하고 도토리 교실에 간다. 뽑은 색과 같은 호미를 찾고 호미아래 있는 미션 종이를 찾으면 된다. 미션은 1,2학년 교실청소와 강당 닦기이다. 모든 모둠 아이들이 도깨비 놀이터에 숨은 잿빛 유령을 잘 찾고 미션과 일기를 쓰며 하루를 마무리 했다.

학교살이는 작은 여행이자 추억을 쌓는 시간이다. 한 아이는 낮에 와서 “선생님 밤에 잠이 잘 오는 약을 처방해 주세요.”라고 했다. 그루터기가 “응. 저녁에 오면 처방에 줄게.”라고 하자 안심한 표정으로 돌아가더니 저녁에는 친구들과 수다를 떠느라 잊어버렸다.

1,2학년 때 하늘반 아이들을 생각하면 미역국을 스스로 끓일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한 것이 대견하고 놀랍기만 하다. 앞으로 어떻게 더욱 성장할지, 2학기에 어떤 여행을 가고 추억을 쌓을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마치며>

기왕 시로 시작을 했으니, 시로 마무리를 짓고 싶다. 아이들과 계속해서 서로를 배려하는 말과 문화를 만들려고 애쓰고 있다. 아이들이 있는 곳에는 항상 애상치 못하는 상황이나 갈등이 생기기도 한다. 이럴 때 마다 아이들과 ‘의리!’에 대해 나누며 우리가 서로를 어떻게 대하면 좋을지 되짚는다. 한편으로는 공동체의 당연한 일이다. 서로에게 사랑과 감사의 마음을 전할 때 더디지만 건강하게 자랄 것이다.

나를 키우는 말 / 이해인

행복하다고 말하는 동안은

나도 정말 행복해서

마음에 맑은 샘이 흐르고

고맙다고 말하는 동안은

고마운 마음이 새로이 솟아올라

내 마음도 더욱 순해지고

아름답다고 말하는 동안은

나도 잠시 아름다운 사람이 되어

마음 한 자락이 환해지고

좋은 말이 나를 키우는 걸

나는 말하면서 다시 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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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7-06 21:23
    10대가 된 아이들 뭔가 자기가 해보겠다. 꿈틀대는 아이들에게 여러가지 도전꺼리를... 항상 고맙습니다.